이재명 "재판 감사"…선거법 2심 무죄로 뒤집혀
민주당·지지자들 '기쁨의 눈물' 축제 분위기
분노한 尹 지지자는 실신해 119구급차 실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에서 1심 의원직 상실형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받았다. 선고가 나오자 진영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며 기쁨의 눈물을 쏟았고, 분노를 표하던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중에서는 실신하는 이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판사 최은정 이예슬 정재오)는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1처장, 백현동 관련 발언을 모두 허위 사실 공표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김 전 처장을 모른다"고 허위 사실을 말한 혐의를 받는다. 백현동 개발 사업을 두고 "국토교통부가 협박해 백현동 부지 용도를 변경했다"고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적용됐다.
지난해 11월 1심은 '김 전 처장과 골프 친 사진은 조작됐다'고 한 발언과 국회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국토부의 용도변경 압박이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 등을 유죄로 판단해 이 대표에게 피선거권 박탈 형에 해당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재판부는 당선 목적 허위사실 공표죄 처벌을 규정한 공직선거법 250조 1항에 대한 이 대표 측의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 2건은 각각 기각·각하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사진=뉴스1
이 대표의 대선 출마에는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향후 조기 대선이 실현될 경우 '사법 리스크'에 따른 짐을 덜 수 있게 되면서다.
무죄 판결을 받고 고법 건물을 나온 이 대표는 지지자들에게 인사한 후 "진실과 정의에 기반해 제대로 된 판결을 해준 재판에 감사한다"며 "이 당연한 일들을 이끌어내는 데 이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고 국가역량이 소진된 데 대해 참으로 황당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과 이 정권이 이재명을 잡기 위해 증거와 사건을 조작하느라 많은 역량을 썼다"며 "그 역량을 산불 예방이나 우리 국민들의 삶 개선에 썼다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됐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 지지자라고 밝힌 40대 여성은 "가슴이 벅차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겠다"며 "정의는 살아있다"고 울먹였다. 많은 이 대표 지지자들은 '눈물바다'를 이루는 모습이었다. 반면 이 대표 반대 지지자인 30대 남성은 "벌금형도 아니고 징역형 집행유예가 무죄로 바뀐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진실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면서 법원과 이 대표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 대표가 법원을 떠난 뒤 현장을 지키던 민주당 의원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거나, 격려하면서 밝은 표정으로 법원을 빠져나갔다. 정청래 의원은 이때 "이렇게 드라마를 썼다"고 했고, 전현희 의원 등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전 의원은 법원 밖에서 취재진과 만나 "그 눈물은 행복의 눈물이 아니었을까"라고 했다.
반면 법원 밖에서 이 대표를 규탄하던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한 여성은 이 대표의 무죄 소식에 실신했다. 이 여성은 119구급차로 옮겨져 처치를 받고 있으며, 위중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여성과 함께 현장에서 이 대표를 비난하던 다른 여성은 "(이 대표 무죄 소식에) 너무 화가 나서 쓰러졌다"고 전했다.
홍민성/신현보/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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