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연합뉴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카카오 제공
네이버 로고. 네이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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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가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재정비 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는 다시 전면에 나서는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비롯해 '인물' 중심으로 개편을 진행 중이다. 반면, 카카오의 경우 김범수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조직' 중심으로 변화를 추진 중이다.
16일 네이버에 따르면 이 GIO는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 GIO가 이사회에 복귀하는 것은 지난 2017년 3월 의장직을 내려놓은 이후 9년 만이다. 이 GIO가 그동안 네이버의 기업경영에서 아예 손을 뗀 것은 아니었지만 '은둔의 경영자'로 불릴 정도로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다. 그러다 AI 패권다툼 속 'AI 주권'(소버린 AI)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 GIO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최근 중국의 딥시크 충격파로 'AI 주권'의 의미가 약화하고, 가성비(저비용 고성능) AI 서비스 개발이 불붙으면서 국내 AI 개발 기업에도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찾아왔다. 카카오도 오픈AI와 손잡고 메신저 기반 AI 서비스 '카나나' 출시를 예고한 상황이다. 네이버는 모든 서비스에 AI를 접목하는 '온 서비스 AI'를 선언했지만 두드러진 서비스 차별화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AI 커머스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가 얼마나 시장 장악력을 높일지가 관건이다. 이 때문에 이 GIO의 복귀가 네이버의 'AI 주권' 전략 등 AI 사업개발을 더 가속화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는 이 GIO의 복귀에 앞서 주요 리더들의 역할에 변화를 주고 있다. 우선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김희철 CV센터장을 내정했다. 김 CFO 내정자는 네이버를 비롯한 IT업계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재무 전문가로, 네이버에서 회계, 경영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재무 조율 역할을 해왔다. 특히, 전사 효율적 자원 배분, 손익 관리, 회계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 등의 성과를 보이며 재무관리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금까지 네이버의 재무를 총괄했던 김남선 현 CFO는 앞으로 네이버의 전략투자 대표 역할을 하게 된다. 글로벌 시장에 대한 넓은 시야와 투자 전문성, 성공 경험을 기반으로 주요 전략적 투자와 미래성장 동력을 발굴할 기업·벤처 투자에 집중한다. 북미 소재 포시마크 이사회의 집행 의장으로서, 경영 일선에서 포시마크에 대한 경영 강화와 네이버와의 시너지 확대에도 주력한다.
또한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중동지역 진출과 글로벌 전략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사업부문을 신설하고, 채선주 대외/ESG 정책 대표가 이끌도록 한다. 채 대표는 네이버아라비아 법인장도 겸임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네이버 중동진출의 전초기지로, 네이버는 자체개발 LLM(거대언어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문화와 언어에 맞는 AI 서비스를 개발할 방침이다. 네이버는 최수연 대표의 재신임도 이번 주총에서 결정한다. 지난 2022년 취임한 최 대표는 지난해 국내 플랫폼 기업으로는 최초로 매출 10조원을 달성해 재신임 가능성을 높였다.
카카오는 김 창업자가 건강 상의 이유로 콘트롤타워인 CA협의체 의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정신아 대표가 단독 의장을 맡는 체제로 전환했다. 다만, 경영쇄신위원회는 김 창업자가 위원장만 내려놓고 조직은 축소하되 기능은 유지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핵심 사업인 카카오톡과 AI에 집중하는 조직개편을 하고 있다. 핵심사업별로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서다. 우선 카카오톡 기반의 각종 사업영역을 통합한 CPO(최고제품책임자) 조직을 신설하고, 기술 및 서비스 영역으로 나뉘어 있던 AI 조직은 단일화했다. CPO 조직은 카카오톡과 연계된 기술, 광고, 커머스, 디자인 등 핵심 사업 역량을 모아, 카카오톡과 다양한 서비스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사용자 중심의 혁신을 추진한다. 신설된 CPO 조직은 토스뱅크 대표를 역임한 홍민택 CPO가 맡았다.
'카나나' 출시가 임박하면서 지금까지 분리 운영되던 AI 서비스 개발조직인 '카나나엑스'와 '카나나알파'는 단일 조직 '카나나'로 통합해 유기적 협업을 도모한다. '카나나'는 김병학 카나나알파 성과리더와 김종한 성과리더가 공동으로 이끈다. 카카오는 AI 스튜디오도 신설한다. AI 신규 사업 기회와 서비스 기술협력 기반을 마련하고, 오픈AI를 포함한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담당한다. 다음이나 헬스케어 등의 사업은 축소되거나 분사·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 그룹의 기업가치 제고 차원에서 포털 '다음'의 서비스 경쟁력 강화와 신속하고 독자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된 바 없으며 이사회 의결 과정 등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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