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문 잠그는 방식, 그물망 잡아당기며 놀다가 골대 쓰러져
세종시 관리주체 제각각, 일원화 해야…"재발 방지책 마련 필요"
초등학생이 숨진 세종시 솔뜰근린공원 풋살장. (세종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세종시 풋살장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사망사고와 관련해 당국의 적극적인 안전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관리주체가 여러 곳으로 나뉘어 있는 데다 이용자들이 사용 뒤 문을 잠그는 방식으로 운영돼 유사 사고가 재발할 수 있어서다.
14일 세종소방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55분쯤 세종시 고운동 솔뜰근린공원 풋살장에서 초등학생 A 군(11)이 머리를 다쳐 숨졌다.
당시 A 군은 학교를 마친 뒤 친구와 함께 풋살장에 들어가 골대 그물을 잡아당기며 놀다가 참변을 당했다.
A 군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소방대원의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취재 결과 쓰러진 골대는 고정형이 아닌 이동식 철제여서 사고에 취약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당시 아이들은 풋살장 출입문이 잠겨있었으나 밖에서 잠금장치를 풀고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풋살장을 이용하려면 세종시청 누리집 통합예약시스템에 접속해 회원가입 뒤 선착순 예약을 해야 한다. 또 시설 이용 뒤에는 입구 관리사무소에 알린 뒤 문을 잠가야 한다.
사고를 당한 A 군은 예약을 하지 않고 잠겨있던 풋살장 잠금장치를 풀고 들어갔다. 개폐장치는 버튼식으로 밖에서 손을 집어넣어 열 수 있는 구조다.
이런 허점 탓에 풋살장 인근 학생들이 예약 없이 원격개폐장치에 손을 넣어 임의로 개방한 한 뒤 시설을 드나들 수 있었다. 축구를 좋아하는 A 군은 이런 방식으로 이 풋살장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의 풋살장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세종시에 따르면 관내 풋살장은 모두 13곳으로 관리주체가 제각각이다.
사고가 난 솔뜰근린공원은 풋살장은 세종시 시설관리사업소에서 운영 관리를 맡는 시설로 2014년에 554㎡ 규모로 조성됐다.
또 다른 풋살장은 세종시 시설관리공단(세종중앙공원), 상하수도사업소, 물관리정책과 등이 각각 담당하고 있다.
시는 이날 중으로 관내 축구장, 풋살장 18곳을 점검해 자동개폐장치 용접, 골대 고정이나 모래주머니 추가 비치 등 개선조치를 마칠 예정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국제축구연맹(FIFA) 풋살경기규칙을 보면 풋살장에는 이동식 골대를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이동식 골대를 설치했고, 관내 다른 풋살장도 다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현정 시의원(고운동)은 "잠금장치만 제대로 관리됐다면 이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관리주체를 일원화하고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pi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