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즈 ize 조이음(칼럼니스트)
사진=디즈니+
시청률 1위 탐사보도 프로그램 '트리거'의 진행자이자 팀장인 그는 누구보다 열정적인 인물이다. 사회의 빌런들을 파헤치기 위해서라면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몸을 내던진다. 깊은 산속 취재처에 잠입하기 위해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리고, 장전된 총구가 눈앞에 들이밀려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것만 봐도 몸을 사리는 법조차 모르는 열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의 모습은 '이보다 더 열정적일 수 있을까'라는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대체 이렇게까지 열성적으로 취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극본 김기량, 연출 유선동)의 주인공 오소룡(김혜수)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배우 김혜수가 출연한 '트리거'는 탐사보도 팀의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프로그램 '트리거'는 '나쁜 놈들'의 잘못을 낱낱이 드러내기 위해 카메라를 들이대는 집요한 탐사보도팀의 활약을 담는다. 김혜수는 팀장이자 진행자인 오소룡 역으로 분해 시청자들과 만난다.
오소룡이라는 이름은 캐릭터가 지닌 강렬함을 그대로 대변한다. 이름만으로도 어쩐지 몸싸움에 능할 것만 같고, 목표를 위해 지치지 않고 달릴 것 같았는데, 그 느낌이 매 장면마다 행동으로 증명된다. 시청자들에게 가장 신뢰받는 탐사보도 방송의 팀장이자 진행자인 오소룡은 정의를 향한 뜨거운 사명감을 카메라에 담아낸다.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은 때로 불도저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건의 진실을 끝까지 추적하는 강단 있는 모습은 곧 오소룡만의 독보적인 매력으로 전달된다. 이러한 막무가내식 열정 탓에 팀원으로부터 '올드하다'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오소룡의 신념과 끈기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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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는 오소룡이라는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정의와 진실을 쫓는 강인한 여성 리더를 완성시킨다. 드라마 속 인물의 무게감과 드라마적 화법 사이에서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김혜수의 연기는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유머를 가미해 시청자를 사로잡는다. 결국 이 모든 것은 김혜수라는 배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트리거'를 위해 김혜수는 실제 탐사보도 PD들의 도움을 받았다. 실제 현장에 대해 자문을 구하고, 탐사보도 프로그램 제작 현장의 복잡한 환경까지도 그대로 반영해 오소룡의 현실감을 높였다. 극 중 취재를 나갈 때면 화장기 없는 얼굴에 질끈 묶은 머리, 편안한 옷차림을 완성하는 워커와 운동화 같은 디테일은 실제 탐사보도 PD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이는 김혜수의 세심한 노력과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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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김혜수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늘 시대와 대중의 갈증을 반영해왔다.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는 수많은 능력을 지니고도 비정규직을 선택한 인물 미스김 역을 맡아 IMF 사태 이후 우리나라에도 흔해진 비정규직들의 억눌린 감정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시그널'에서는 미제 사건 피해자들의 아픔을 어루만졌으며, '하이에나'에서는 성공과 사랑을 모두 쟁취하고자 하는 현대 여성의 욕망을 대변했다.
'트리거' 속 오소룡 역시 다르지 않다. 권력을 남용하는 윗사람들에겐 거침없는 쓴소리를 하지만, 약자들에게는 낮은 자세로 다가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불법을 저지르는 악인들 앞에서는 폭발적인 카리스마로 압도한다. 이러한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단순한 통쾌함을 넘어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우리는 목숨을 걸고서라도 그 안에 들어가서 증거를 찍어야 돼. 그래야 나쁜 짓을 멈추니까. 다른 이유? 그딴 건 없어."
오소룡은 직접 부딪히고 보여주며 팀을 이끄는 리더다. 단순히 지시를 내리는 상사가 아니라, 제 몸을 던져 행동으로 설득하는 리더다. '트리거'는 이런 오소룡의 정의 구현 과정을 통해 이상적인 리더십을 그리고, 김혜수는 진심 어린 연기로 그 완성도를 높인다.
이름만으로도 시청자의 신뢰를 얻는 배우 김혜수. 그는 매 작품마다 대본 속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새로운 전설을 써 내려왔다. 그렇기에 '트리거' 역시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김혜수의 연기 인생에 또 하나의 빛나는 페이지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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