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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표절 논란에도... 이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3
2024-12-23 11:06:0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김성호의 씨네만세 910] 서울독립영화제 스즈키></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5xv2TUDxON"> <p dmcf-pid="1fOzI1Nfsa" dmcf-ptype="general">김성호 평론가</p> <p dmcf-pid="t4IqCtj4Ig" dmcf-ptype="general">보는 순간 떠오를 밖에 없다.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이란 작품이 남긴 감각이 너무나도 강렬하기 때문이다. 이와이 슌지의 특별함이 잔뜩 묻은 이 영화는 적어도 그의 가장 큰 성공작은 아닐지 몰라도, 그를 가장 깊이 이해하기 위한 관문과도 같은 작품으로 분류할 수 있겠다. 지난 세기말의 감성, 지나가는 것과 잊혀지는 것, 그리하여 우리가 숨 쉬는 이 시대로 이어지지 못한 것에 대한 애달픔이 그의 작품에 묻어 있다 해도 좋다.</p> <p dmcf-pid="F4IqCtj4Eo" dmcf-ptype="general"><릴리 슈슈의 모든 것>을 떠올리게 하는 단편이 올해 서울독립영화제에 선보였다. 페스티벌초이스 단편 쇼케이스로 공개된 안정민의 24분 짜리 단편 <스즈키>가 바로 그 영화다. 상당히 섬세한 감각으로 지난 시대, 그것이 이와이 슌지처럼 지난 세기까지는 아니지만, 이제는 확연히 지나가 버린 시대의 소외된 것을 붙들어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목소리의 떨림, 진지함을 고려하면 그저 그렇게 무시할 만한 작품은 아니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p> <div dmcf-pid="38CBhFA8IL" dmcf-ptype="general"> 그럼에도 이 영화가 이번 서울독립영화제에서 가장 뜨거운 작품 중 하나로 기록된 것은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을 직관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유사성 때문일 테다. 영상이 담기는 구도며 색감, 그로부터 비어져 나오는 감각적인 모든 모습들이 두 영화 간에 상당한 유사점이 있음을 확인케 한다. 그저 연상케 하는 수준을 넘어 빼어다 닮은 정도의 연출이 오마주와 표절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위태롭게 오가는 것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06hbl3c6Dn"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23/ohmynews/20241223110603505omzj.jpg" data-org-width="1280" dmcf-mid="Gpdjbd1mDk"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23/ohmynews/20241223110603505omzj.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스즈키</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서울독립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dmcf-pid="psbAKJtswi" dmcf-ptype="general"> <strong>표절 논란 빚어진 뜨거운 단편</strong> </div> <p dmcf-pid="UOKc9iFOIJ" dmcf-ptype="general">영화 상영이 끝나고 나온 복도, 또 엘리베이터에서 거듭 이와 관련한 비난이며 불만과 마주하게 된 것은 어쩌면 이와이 슌지와 그의 작품이 일으킨 반향이 그만큼 큰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다.</p> <p dmcf-pid="uI9k2n3IOd" dmcf-ptype="general">그럼에도 나는 <스즈키>가 상당히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건 이 영화가 그 분위기며 영상, 또 감각적인 여러 순간을 다른 작품으로 빌려오고 있단 걸 부인할 수 없음에도, 적어도 진솔한 이야기를 나름대로는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영화의 본령이라 해도 좋을 사람을 움직여내는 일을 이 작품이 시도하고 또 얼마간은 이뤄내고 있다는 이야기다.</p> <div dmcf-pid="7D7gzMXDEe" dmcf-ptype="general"> 영화는 역시 한 시대의 끝자락을 쥐고 있던 2009년의 세상을 비춘다. 스마트폰이 제대로 걸음마도 하지 못하고 있던 시절이니, 2009년은 디지털 가운데 아날로그가 자리하고 있었다 해도 좋다. 지나간 많은 것들, 이를테면 구형 헤드폰과 윈도우XP, 폴더폰 따위가 소품으로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고 수도권 어느 외곽 도시의 가라앉음 또한 현실적으로 다가든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zwzaqRZwwR"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23/ohmynews/20241223110604887ystg.jpg" data-org-width="1280" dmcf-mid="HCZusZg2wc"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23/ohmynews/20241223110604887ystg.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스즈키</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서울독립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dmcf-pid="qrqNBe5rwM" dmcf-ptype="general"> <strong>지나간 시대의 정취, 고스란히 담겼다</strong> </div> <p dmcf-pid="BsbAKJtsmx" dmcf-ptype="general">"이 동네에 무슨 재밌는 게 있어?"하는 물음처럼, 세상의 소위 핫한 것들은 죄다 도시 어딘가에 모여 있는 세상이다. 그럼에도 자리를 뜰 수 없던 2009년의 중학생, 붙들린 청춘은 어찌어찌 제 삶을 감당하며 현실보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안에서 시간을 보내고는 했던 것이다.</p> <p dmcf-pid="bOKc9iFODQ" dmcf-ptype="general">그 또래 많은 이들이 그러했듯 록음악을 좋아했던 아이는 관련된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것을 그나마의 즐거움으로 삼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마도 평생토록 잊을 수 없는 이, 스즈키를 만나는 것이다.</p> <p dmcf-pid="Kj3J08yjwP" dmcf-ptype="general">막연한 동경, 아마도 현실 가운데선 좀처럼 찾을 수 없는 '멋짐'의 감상을 그는 스즈키로부터 받는다. 그가 듣는 것이 모두 좋아 보이고, 그가 하는 것 또한 그래 보이는 것, 누군가를 진정으로 좋아하게 되는 일을 영화의 주인공 수민(정다원 분)이 생애 처음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로부터 저 자신 또한 차츰 스즈키를 닮아가는 것인데, 현실은 언제나 이상에 미치지 못하므로 그는 그 너무도 더딘 자신의 시계가 못마땅하기만 하다.</p> <div dmcf-pid="9A0ip6WAm6" dmcf-ptype="general"> 영화는 수민이 스즈키와 연락하고 마침내 만나기로 한 어느 여름의 이야기다. 그가 갈 예정이란 소식에 저도 락페스티벌 참가를 위하여 얼마 되지 않는 용돈을 모으는 건 그를 향한 마음이 어떠한지를 잘 보여준다. 카페에 스즈키가 끄적이는 글을 죄다 찾아 읽으며 조금씩 그의 세상, 또 그 자신이 어떠한지를 알아가고, 그로부터 제가 놓인 세상과 저 자신이 어떠한지를 알게도 된다. 그것이 동경인지도 알지 못할 어린 나이, 그 혼란스럽고 찬란한 정서를 이 영화가 이와이 슌지적 감각으로 포착하고 있단 건 의미심장하기까지 하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2cpnUPYcO8"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23/ohmynews/20241223110606278frcf.jpg" data-org-width="1280" dmcf-mid="XumusZg2OA"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23/ohmynews/20241223110606278frcf.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스즈키</strong>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서울독립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dmcf-pid="V6hbl3c6m4" dmcf-ptype="general"> <strong>관객과 공명하는 가슴 아린 성장기</strong> </div> <p dmcf-pid="fPlKS0kPDf" dmcf-ptype="general">십대의 중간을 지나고 있던 수민이 어느덧 서울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젊음이 되기까지, 십수 년의 시간을 건너 영화는 2009년 수도권 외곽의 작은 도시와 오늘의 열정적인 락공연장을 오간다. 그 가운데는 수민이 생애 처음으로 겪었던, 여전히 낯설고 어색할 밖에 없는 상실이 있고, 그 상실 가운데는 주변의 다른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외롭고 독자적인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 경험과 변화 가운데 결정적 영향을 미친 이와 그 이가 없는 세상에서 마주했던 새로운 경험들이 오롯이 수민의 현재를 이룬단 사실을 알도록 한다. 말하자면 영화는 가장 보통의 성장영화로써 우리가 분명히 겪었으나 좀처럼 주목하지 않는 과거를 일깨운다.</p> <p dmcf-pid="4QS9vpEQwV" dmcf-ptype="general"><스즈키>의 멋은 2009년 한국 어느 곳에 존재했을 삶의 모양을 그럴듯하게 복원해냈다는 점에, 또한 그 성장 가운데 있었던 감성과 감각을 관객에게 충분히 공명토록 했다는 점에 있다. 이 과정에서 이미 선명히 확인된 이와이 슌지의 색채과 그 본인의 작품보다도 효과적으로 쓰였단 점이 각별히 인상적이다.</p> <div dmcf-pid="87A1cTe7D2" dmcf-ptype="general"> 물론 영화가 노골적이라 해도 좋을 만큼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을 차용하고 있고, 그를 얼마 감추려 하지도 않고 있다는 점에서 사전에 그에 대한 고지를 하지 않았던 점은 아쉽다. 보다 전격적으로 작품이 그에 대한 오마주이며, 조금은 지나칠 수 있다고 여겨질 수 있을 만큼 적극적 차용을 진행했다고 사전에 밝혔다면 오늘의 표절논란은 없었을 테니 말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dmcf-pid="6zctkydzO9"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2/23/ohmynews/20241223110607607yaea.jpg" data-org-width="400" dmcf-mid="Z1teFfvarj"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23/ohmynews/20241223110607607yaea.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서울독립영화제</strong> 포스터</td> </tr> <tr> <td align="left">ⓒ 서울독립영화제</td> </tr> </tbody> </table> <div dmcf-pid="PqkFEWJqDK" dmcf-ptype="general"> <strong>논란에도 불구하고</strong> </div> <p dmcf-pid="QiHPXbIiDb" dmcf-ptype="general">서울독립영화제도 이 같은 측면을 고려한 듯 따로 관련 내용을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올해 영화제 예심을 맡은 정혁기 위원은 "이 영화는 2009년을 집요하게 파고들듯, 이와이 슌지 감독의 2001년작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을 집요하게 파고든다"며 "촬영지, 영상의 색감과 앵글, 자막의 위치까지, 이 집요함을 누군가는 동경과 애정을 담은 오마주로, 또 누군가는 표절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p> <p dmcf-pid="xnXQZKCnIB" dmcf-ptype="general">따지자면 인상이 서사를 압도했던 <릴리 슈슈의 모든 것>에 비하여 <스즈키>는 균형이 잡힌 작품이 아닌가. 영화가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을 흉내내기에 급급한 것이 아닌, 파고들어 새로이 빚어내고자 했다고 여긴다.</p> <p dmcf-pid="y5JTimf5Iq" dmcf-ptype="general">그리하여 나는 <스즈키>가 더욱 많이 이야기돼야 하는 작품이라 말하고 싶다. 시대의 변화와 개인의 경험, 상실과 성장, 낡아가는 것과 일어나는 것의 교차를 자연스레 내보이는 감독의 시선이 독자적인 기법과 만났을 때 또 얼마나 감흥 있는 이야기로 화할지가 궁금하다. 심판은 그때 가서 내려져도 늦지 않은 일이다.</p> <p dmcf-pid="WWQIxcBWDz"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김성호 평론가의 브런치(https://brunch.co.kr/@goldstarsky)에도 함께 실립니다. '김성호의 씨네만세'를 검색하면 더 많은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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