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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냄새나는 노숙자에 책 선물"…스타 작가 '20년전 은인' 찾는 사연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1
2024-11-15 15:39:46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BDYbfnbYyU"> <p dmcf-pid="bXbnNCnbSp" dmcf-ptype="general">인력 시장을 찾다가 우연히 들르게 된 서울의 한 서점. 노숙자인 그는 거기서 사흘째 책을 읽다 쫓겨났다. “냄새난다는 민원이 들어왔다”고 했다. 도망치듯 서점을 빠져나오는 그를 부른 것은 젊은 여자 직원. 직원의 손에는 그가 읽던 『당신들의 천국』이 들려 있었다. </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KZKLjhLKy0"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소재원 작가. 사진 소재원 인스타그램"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15/joongang/20241115144526524yqrh.jpg" data-org-width="559" dmcf-mid="z77eLme7S7"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15/joongang/20241115144526524yqrh.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소재원 작가. 사진 소재원 인스타그램 </figcaption> </figure> <p dmcf-pid="9Y6crYc6h3" dmcf-ptype="general"><br> " 이 책만 읽으시더라고요. 다 못 읽으셨죠?" 제가 선물로 드릴게요. " 영화 ‘터널’‘공기살인’‘소원’의 원작 소설을 쓴 작가 소재원(40)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올라왔지만 사기를 당하고 길거리 생활을 했다.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과 인터넷 커뮤니티에 "제 사연과 일치하는 분이 계시거나 알고 있으신 분이 있으시면 연락을 부탁드린다"며 자신의 사연을 전했다. </p> <p dmcf-pid="2GPkmGkPvF" dmcf-ptype="general">그는 15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를 2002년에서 2003년 사이라고 돌아봤다. 서점은 영등포역 주변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소 작가는 “주변에 큰 백화점과 광장이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직원이 서너 명 있는 작은 서점이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소 작가와의 전화 인터뷰. </p> <p dmcf-pid="VHQEsHEQWt" dmcf-ptype="general">Q : 그분을 만난 때가 언제인가요.<br> A :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날 올라왔어요. 그게 2002년도인지 2003년도인지 기억이 안 나네요. 제가 졸업 앨범을 안 갖고 있어요. (그 시기를)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요. </p> <p dmcf-pid="fW8AwWA8S1" dmcf-ptype="general">Q : 나중에 작품을 선물하겠다고 얘기했네요. <br> A : '감사합니다.'라고 하면 내가 노숙자라는 걸 인정하는 것 같았어요. 나를 냄새 나는 노숙자로 보는 그 시선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그리고 말하고 싶었어요.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나는 작가 지망생이다.' 그래서 '나중에 제가 쓴 책을 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허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 그분은 제 손을 잡아줬어요. <br> </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4Y6crYc6y5"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소재원 작가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글. 20년 전 노숙생활을 하던 작가에게 책을 선물한 서점 직원을 찾는 내용이다. 사진 소재원인스타그램"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1/15/joongang/20241115144527948nzik.jpg" data-org-width="559" dmcf-mid="q6olWUlohu"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15/joongang/20241115144527948nzik.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소재원 작가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글. 20년 전 노숙생활을 하던 작가에게 책을 선물한 서점 직원을 찾는 내용이다. 사진 소재원인스타그램 </figcaption> </figure> <p dmcf-pid="8GPkmGkPCZ" dmcf-ptype="general">Q : 그분과 관련한 정보가 더 있을까요.<br> A : 서른이 안 된 것 같은 얼굴이었어요. 거기 있는 다른 직원들도 젊었고요. 직원은 3명 정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중 한 분이었습니다. 서점 주변에 인력 시장이 있었던 것도 기억납니다. 제가 인력 시장 위치를 물어서 찾아갔거든요. 그러다 우연히 낮에 들어갔던 데가 그 서점이었고요. </p> <p dmcf-pid="6BAWZBWAhX" dmcf-ptype="general">Q : 그분이 갑자기 생각난 이유는요. <br> A : 한동안 그분을 잊고 살았어요. 사는 게 힘들어서… 영화 '비스트 보이즈' 원작 소설 『나는 텐프로였다』(2008)가 나오면서 숨통이 틔었고요. 이듬해에『밤의 대한민국』이라는 소설을 냈는데 잘 안됐어요. 그때 그분이 생각났습니다. 절필까지 고민하던 시기인데…'그때 그 사람은 왜 이 책을 줬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러면서 나도 그런 친절함을 베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나온 책이 『소원』입니다. </p> <p dmcf-pid="PbcY5bYcTH" dmcf-ptype="general">Q : 그 일이 있던 날부터 데뷔 전까지 어떻게 지냈습니까. <br> A : 제가 노숙을 하면서『터널』을 썼는데 당시엔 출판이 안 됐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호기심 가질 만한 주제로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죠. 제가 노숙 생활하면서 호스트바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자주 봤어요. 그래서 거기에 취직했고『나는 텐프로였다』를 쓸 수 있었습니다. <br> 소 작가는 기사에 『당신들의 천국』표지를 꼭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p> <p dmcf-pid="QKkG1KGkTG" dmcf-ptype="general">" 『당신들의 천국』을 노숙자에게 준 사람은 한 명밖에 없을 거예요. 그걸 기사에 꼭 써주시면 좋겠습니다. " </p> <p dmcf-pid="xFJOSFOJCY" dmcf-ptype="general">■ 소재원 작가 인스타그램 전문</p> <p dmcf-pid="ygX26g2XhW" dmcf-ptype="general">「 20여 년 전.. <br> 노숙 시절 한 서점에서 3일째 책을 읽고 있었다. 달리 갈 곳도 없었고 역보단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서점이 유일한 여가 장소였다. <br> 하지만 3일째 되던 날 연달아 찾아오는 날 벼르고 있던 직원이 말했다. </p> <p dmcf-pid="WaZVPaVZyy" dmcf-ptype="general">"냄새난다며 며칠째 항의 들어왔어요. 나가세요." </p> <p dmcf-pid="Yl9oAlo9WT" dmcf-ptype="general">순간 얼굴이 붉어지며 황급히 서점을 빠져나왔다. 그때 "저기요?" 하는 목소리가 내 등가에 전해졌다. 분명 나를 부른다는 확신 속에 고개를 돌렸다. </p> <p dmcf-pid="GS2gcSg2Sv" dmcf-ptype="general">서점에서 봤던 다른 직원이었다. 직원이 나에게 달려왔다. <br>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노숙자. 나는 예비 범죄자와 같은 낙인이 찍혀있던 것이다. 그런 나의 행동을 눈치챘는지 그녀가 잠시만요! 하고 소리쳤다. </p> <p dmcf-pid="HvVakvaVTS" dmcf-ptype="general">그녀의 손을 그제야 확인했다. 그녀의 손에는 책이 들려 있었다. <br> "이 책만 읽으시더라고요. 다 못 읽으셨죠?" </p> <p dmcf-pid="XaZVPaVZll" dmcf-ptype="general">숨을 헐떡이며 말하는 그녀가 작품을 건넸다. <br> "제가 선물로 드릴게요." </p> <p dmcf-pid="ZN5fQNf5hh" dmcf-ptype="general">나는 멍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노숙자가 되기 이전부터 태생부터 가난으로 찌들었던 내가 선물을 받아본 적이 있었을까? 생일 때도 받아본 적 없는 선물이었다. 오히려 생일빵이라며 친구들은 날 때렸고 덕분에 추운 겨울을 날 수 있는 유일한 점퍼 한 벌이 찢어졌으며 난 겨울 내내 솜뭉치가 거의 다 빠진 점퍼를 입고 다녀야만 했다. 낯선 이로부터 처음 받아보는 선물이 당황스러웠지만 거북하지 않았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녀가 눈물을 보이는 내가 흉측해서 다시 책을 가지고 돌아갈까봐 불안하기도 했다. 난 서둘러 책을 받아들었다. </p> <p dmcf-pid="5j14xj41TC" dmcf-ptype="general">"나중에 제가 제 작품을 직접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br> 감사하다는 말 대신 약속으로 대신했다. 그녀가 웃으며 내 손을 한번 꼭 잡아주고는 돌아섰다. </p> <p dmcf-pid="1HQEsHEQyI" dmcf-ptype="general">그녀가 내 약속을 믿고 있었는지 노숙자의 허언이라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다. 단지 난 그녀에게 받은 친절을 매번 되새기며 버텨왔다는 것이다. </p> <p dmcf-pid="tXxDOXDxWO" dmcf-ptype="general">그녀는 알고 있을까? <br> 그때 그녀가 선물했던 책을 읽은 노숙자 청년은 어느새 기성 작가로 살아가고 있음을. </p> <p dmcf-pid="FZMwIZwMWs" dmcf-ptype="general">소설과 영화, 드라마까지 모두 집필하며 살아가는 꽤 인정받는 작가가 되었다는 사실을. <br> 그녀의 친절을 닮은 작품을 집필하며 약자를 대변하는 작가라는 수식을 얻었다는 것을. </p> <p dmcf-pid="3hKLjhLKhm" dmcf-ptype="general">이젠 약속을 지키고 싶다. <br> 만나고 싶다. <br> 그녀를 닮아있는 내 작품들을 선물로 드리고 싶다. </p> <p dmcf-pid="0l9oAlo9hr" dmcf-ptype="general">잘 지내시나요? <br> 당신으로 하여금 괜찮은 작가가 되었답니다. <br> 여전히 흔들리거나 힘겨움이 찾아올 때면 그때를 떠올립니다. <br> 내가 과연 당신께 선물로 드릴 수 있는 작품을 집필하고 있는지 언제나 생각하고 다짐합니다. </p> <p dmcf-pid="pS2gcSg2vw" dmcf-ptype="general">약속을 꼭 지키고 싶었습니다. <br> 감사한 마음보단 절 증명하고 싶었어요. <br> 봐라! 내가 말한 대로 작가가 됐고 작품을 선물할 만큼꽤나 이름있는 작품을 써내려갔지? 라는 자랑하고픈 마음이 크긴 했지만요. </p> <p dmcf-pid="UvVakvaVWD" dmcf-ptype="general">더 늦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br> 이제 만나서 20년이 훌쩍 넘은 시간의 고마운 마음을 고백하고 싶습니다. <br> 이제 당신의 친절로 하여금 사람들은 절 노숙자가 아닌 약자를 대변하는 작가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p> <p dmcf-pid="uFJOSFOJlE" dmcf-ptype="general">참! 제 이름도 말씀드리지 않았네요. 전 소재원 입니다. 당신의 이름도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제게 처음으로 친절이란 감정을 알게 해준 당신이 무척이나 보고 싶습니다. <br> 」</p> <p dmcf-pid="73iIv3IiTk" dmcf-ptype="general">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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