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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과학영재만 참여하는 과학전람회?…일상의 호기심에서 출발"

온카뱅크관리자

2024-10-31 14:54:12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전국과학전람회 70년…과거 수상자들 "준비하는 과정이 성장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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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정호근 보성고 통합과학 교사가 지도하는 학생들이 전국과학전람회 출품작을 준비하고 있다. 정호근 교사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0/31/dongascience/20241031145418051jqfw.jpg" data-org-width="680" dmcf-mid="QZO4Xxlo1Y"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0/31/dongascience/20241031145418051jqfw.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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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근 보성고 통합과학 교사가 지도하는 학생들이 전국과학전람회 출품작을 준비하고 있다. 정호근 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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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최대 규모 과학행사인 ‘전국과학전람회’가 올해 10월 70주년을 맞았다. 과학전람회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과학기술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의 과학기술 발전과 함께 해왔다. 전람회 수상자들을 최근 직접 만나 그들의 입을 통해 전람회의 의미를 짚었다.
 ● 과학 영재만 참여?…일상에서의 호기심에서 출발
 전람회 수상자였던 노수빈 KAIST 새내기과정생은 과학 영재들만 참여할 수 있는 문턱 높은 전람회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지나쳐 버리지 않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다"며 "누구나 일상에서 접하거나 겪을 수 있는 상황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연구로 발전시키려면 궁금한 점들을 놓치지 않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람회 수상 이력이 있는 학생과 지도교사들은 평소 궁금증과 호기심을 갖고 생활한다면 누구든 전람회에 도전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긴 호흡을 가지고 가야 하는 대회이니 끈기와 노력은 필요하다. 
 충북과학고 재학 시절 국무총리상과 대통령상을 세 차례 받았던 노수빈 학생은 한글, 그네, 줄다리기 등 일상 소재를 탐구 소재로 삼았다. 그는 “그네는 외력이 수직 방향인 중력밖에 없는데 좌우로 움직이는 역학적 원리가 궁금했다”며 “줄다리기는 땅을 파서 기울어지게 만든 뒤 당기라거나 누운 자세로 당기라는 등 여러 민간 속설이 많은데 물리학적으로 타당한지 검토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네는 선행 연구들을 통해 역학적 원리가 이미 제시돼 있지만 실제 그네 타는 방식을 관찰하며 연구를 발전시켜나갔다.
 대구과학고 2학년 재학 당시 지구과학 분야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던 오지민 경북대 스마트모빌리티공학과 교수는 배운 것을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탐구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지구과학을 좋아했는데 학교에서 배운 내용들을 실제로 확인하고 싶었다”며 “과학은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성실하게 연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연구를 평생 해야 하는 일로 생각한다면 지적 호기심을 갖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람회 최대 수상 실적(12건)을 낸 학생부 지도교사인 정호근 보성고 통합과학 교사는 일상에서 탐구 소재를 찾으려면 ‘메모’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들의 연구들을 보면 할머니가 얘기했던 내용으로 연구하기도 한다”며 “일상에서 지나칠 수 있는 것들을 과학적인 탐구 방법으로 연결하려면 메모하는 습관과 사물을 잘 관찰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상에서 소재를 찾되 탐구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노수빈 학생의 지도교사이자 지금까지 전람회에서 9차례 수상 경험이 있는 정도일 충북과학고 물리 교사는 “일상에서 의미 있는 소재를 찾다가 전통과학 중에서 스포츠 역학 쪽을 다뤄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아이들과 함께 공유하게 됐다”며 “소재는 일상적이고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긴 호흡을 가져야 해 아이들은 대회 출품을 앞둔 6개월간 하루 평균 2~3시간 전람회를 위해 시간을 할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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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정도일 충북과학고 물리 교사(제일 왼쪽)와 노수빈 학생(왼쪽에서 세 번째) 등으로 구성된 팀은 3회 연속 전람회 수상을 하는 실적을 거뒀다. 노수빈 학생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0/31/dongascience/20241031145419390qvss.jpg" data-org-width="680" dmcf-mid="1soWaZRu5O"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0/31/dongascience/20241031145419390qvss.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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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도일 충북과학고 물리 교사(제일 왼쪽)와 노수빈 학생(왼쪽에서 세 번째) 등으로 구성된 팀은 3회 연속 전람회 수상을 하는 실적을 거뒀다. 노수빈 학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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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의 지원도 중요…미래 과학 인재 육성 역할
 공부하기에도 바쁜 아이들이 탐구를 하려면 학교에서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 정호근 교사는 교사생활 20년 중 12년간 전람회 수상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학교 지원 덕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시간에 성과를 내려고 하면 전람회가 어렵다고 느껴질 수 있다”며 “1년 정도 연구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아이들이 장기간 연구하고 매년 출전할 수 있도록 학교가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보성고에는 과학발명반인 ‘사이노베이터(scinovator)’라는 동아리가 있다. 과학으로 세상을 혁신하는 사람들이란 뜻이다. 정호근 교사는 “사이노베이터 출신 학생들이 졸업한 이후 KAIST에 진학해서 ‘카이노베이터’라는 동아리도 만들었다”며 “고등학교 때 과학에 대한 관심을 키워나간 아이들이 대학 진학 후에도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학창 시절 탐구 활동이 진로 선택을 비롯한 향후 인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전람회 수상자들은 전람회가 미래 과학 인재 육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람회 출품 분야와는 다른 이공계 분야로 진출하더라도 연계성이 있다는 게 오지민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화석 탐구라는 지구과학 분야로 전람회 수상을 했지만 현재는 배터리를 연구하는 공학자다.
 오지민 교수는 “전람회 참가 당시에는 두족류 화석의 모습을 살폈다면 지금은 모빌리티의 배터리 요구사항들을 연구하고 있어 겉보기엔 다른 분야처럼 보일 것”이라며 “하지만 문제를 풀기 위한 과학적 사고, 과학적 논리를 해야 한다는 공통 맥락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람회 전에는 지구과학을 책으로 공부했는데 전람회를 준비하는 동안에는 두족류라는 고생대 생물 화석을 채취하기 위해 강원도 태백과 영월에 가기도 했고 화석 샘플 40종류를 채취해 씻고 닦고 갈고 공통 인자를 뽑아내고 물리적인 실험도 하면서 결과들을 도출해내는 연구자와 같은 자세로 탐구활동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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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오지민 경북대 스마트모빌리티공학과 교수는 전람회 출전 경험이 현재의 배터리 연구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오지민 교수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0/31/dongascience/20241031145420662kvrq.jpg" data-org-width="680" dmcf-mid="qRfE8sqytj"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0/31/dongascience/20241031145420662kvrq.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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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민 경북대 스마트모빌리티공학과 교수는 전람회 출전 경험이 현재의 배터리 연구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오지민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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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회를 준비하고 참여하는 동안 과학자가 되기 위한 자질과 힘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노수빈 학생은 “전람회는 다른 대회와 다르게 1년 정도 긴 호흡을 가지고 가는 대회라서 데이터를 얻고 분석하고 추적하는 등의 과정에서 많은 성장을 한다”며 “연구 논리의 깊이나 심화적인 내용을 풀어나가는 능력치가 향상되면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주도적으로 연구를 이끌어나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과학고에 처음 입학했을 땐 가르치는 걸 좋아해서 교사가 되고 싶었는데 전람회를 준비하면서 연구의 재미를 알게 되면서 지금은 기계공학 중 생체역학 분야를 전공하길 희망하고 있다”며 “3년간 전람회에서 했던 연구와 연관이 있다”고 덧붙였다. 
 ● 성장과 협업의 가치도 저절로 습득
 정도일 교사는 실질적으로 아이들이 전람회에 참여하는 동안 과학 성취도가 향상되는 걸 목격했다. 그는 “지식 습득이나 문제풀이 형태를 넘어 진짜 과학자들이 하는 활동을 아주 진지하게 어렸을 때부터 해보면서 재미를 느끼게 만드는 활동이어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얻을 수 있는 게 많은 대회”라며 “아이들이 출전을 거듭하며 탐구, 의사소통, 협업, 보고서 작성, 핵심을 짧은 시간 안에 전달하는 발표 능력 등이 종합적으로 크게 발전하는 게 보였다”고 말했다. 전람회는 주입식 교육과 문제해결능력을 넘어 문제를 스스로 발견하고 구체화해 해결하는 미래 학자의 능력을 갖추도록 돕는다고도 설명했다. 
 과학 분야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연구는 거의 없다. 협업을 어릴 때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경험이 된다. 정호근 교사는 “영재는 평균 이상의 지능, 창의성, 과제 집착력 등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리더십과 협업이 실제로 매우 중요하다”며 “리더는 운영 규모와 가능성을 파악하고 팀원들은 서로를 믿어야 하는데 전람회는 이런 협업을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친구들과 지도교사가 함께 하는 대회 준비 과정은 시너지 효과도 일으켰다. 오지민 교수는 “나는 지구과학을, 함께 전람회를 준비한 친구는 물리를 잘했고 서로 다른 관심사를 바탕으로 화석을 캐고 탐구하면서 생각을 펼쳐나가니 계산이 맞아떨어지고 증명을 통한 좋은 결과물이 도출됐다”고 말했다. 노수빈 학생은 “팀원과 지도교사가 함께 논의를 하다보면 혼자서는 풀 수 없었던 문제들이 풀려나가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고 말했다. 
 전람회를 준비하는 동안 나를 더 잘 알게 되는 기회도 생긴다. 오지민 교수는 “전람회는 주어진 답을 찾는 게 아니라 탐구 과정에서 내가 뭘 좋아하는 사람인지,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은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이었다”며 “실험을 좋아하는지, 이론을 좋아하는지, 분석을 좋아하는지 파악해나가면 나와 더 맞는 부분을 찾을 수 있고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파트너들과 협업하는 방법도 알게 된다”고 밝혔다. 
 전람회 주최·주관 기관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립중앙과학관에 따르면 전람회는 과학이 생활 속에 존재한다는 점을 알려 국민들의 과학적 사고와 태도를 함양하는 게 목적이다. 기관 관계자는 “위대한 과학 발견은 과학영재들에 의해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 심지어는 초등학생들도 관심만 가지면 충분히 과학자와 같은 업적을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석민 국립중앙과학관 관장은 “전국과학전람회는 학생과 선생님이 한 팀을 이뤄 1~3년 장기간의 연구과정을 탐구일지와 출품작품에 녹여내는 결실의 장”이라며 “전람회에 참여하는 것은 과학의 진정한 가치를 실현하고 자기주도적으로 과학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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