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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안세영의 셔틀콕…‘낡은 엘리트체육’ 강타하다

온카뱅크관리자

2024-08-07 19:54:00

[김창금의 무회전킥]<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4/08/07/0002701771_001_20240807195409231.jpg" alt=""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이 7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안세영(22·삼성생명)의 폭탄 발언은 한국 엘리트 스포츠 육성 체계가 전환점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준다. 선수와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입장이 서로 다르고, 진상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개인의 불만 표출이라고만 축소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안세영의 문제 제기는 대표팀 내 개인의 권리와 책임, 과학·전문적 코칭에 대한 요구, 진천선수촌 운영 체제 등 전방위적인 문제와 연관돼 있다. 안세영은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한국에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안겼다. 그런데 취재진 인터뷰에서 “부상 관리가 허술하다” “자유를 가장한 방임이었다” “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도 들었다” 등의 폭로성 발언을 했다. 안세영은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한 아쉬움도 표했다. 안세영의 발언을 보면, 옛날 선수들과 달리 자기 주장을 강하게 펴는 모습이 엿보인다. 과거에는 국위선양, 태극전사, 조국의 영광 등의 용어에서 보여지듯 국가주의나 집단적 정체성을 갖고 선수들이 올림픽에 나갔다. 시대의 흐름이 달라져 지금은 선수 개인의 성취나 자존감이 중시되기도 한다. 대한체육회나 산하 연맹, 진촌선수촌 등 한국 엘리트 선수 육성 제도들이 그동안 집체적 선수 관리와 통제의 관성에 안주했다면, 이제는 구조적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시기를 맞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은메달리스트 정나은은 “중국 선수들이 스마트하게, 체계적으로 훈련했다고 들었다. 다음 올림픽에 나가게 된다면 중국 선수들이 했던 것처럼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방식이 더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으로 보인다. 진천선수촌의 환경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가장 좋은 시설과 환경에서 자기 기량을 키울 수 있는 이점을 누린다. 하지만 종목별 특성이나 선수 성향에 따라 맞춤형 훈련, 개인 교습 등 효율적인 지도 방식을 생각해볼 시점이 됐다. 지도자들이 대부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선수 지도의 전문성과 과학성, 체계적 접근은 부족한 게 사실이다. 구태의연하고 권위적인 지도자도 있다. 선수가 부상인데도 제대로 챙기는 사람이 없었다면, 이는 지도자와 조직의 소통 부재 문제를 보여준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안세영과의 갈등은 없었다.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고 밝혔다. 문체부가 아닌 대한체육회로부터 예산을 받는 처지에서 재량으로 재원을 특정 부문에 쏟을 수도 없다. 남자복식, 여자복식, 혼합복식 등 복식 종목에 투자가 많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 대표팀을 파견할 때 선수 개인 트레이너가 동행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안세영의 직격 발언은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구조적 혁신을 요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제 머리를 맞대고 개선책을 찾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