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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도쿄올림픽 막내 검객 오상욱, 홀로서기 끝 한국 펜싱 대들보로 거듭나다

온카뱅크관리자

2024-07-28 10:06:00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4/07/28/0002700035_001_20240728100609915.jpg" alt="" />오상욱이 2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관중석을 향해 주먹을 쥐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김준호 선수와 김정환 선수가 은퇴했던 시기가 가장 많이 생각났어요. (…) 함께 한솥밥을 먹으면서 제가 컸는데, 형들이 나가면서 (팀에) 엄청 큰 변화가 있었거든요.” 남자 펜싱 사브르 간판인 오상욱(27)은 27일 밤(현지시각)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금메달을 확정 지은 순간 ‘어펜저스’(어벤저스와 펜싱의 합성어)의 멤버였던 김정환과 김준호를 떠올렸다. 2020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부터 2024 파리올림픽까지 3년의 준비 시간 동안 오상욱의 가슴 한편에는 두 사람의 빈자리가 남아있었다. 오상욱은 2014년 고교생 신분으로 태극 마크를 달았기에 오랜 기간 대표팀 막내 자리를 지켰다. 형들을 따라다니며 여러 국제대회에 출전해 정상에 섰고, 2016 리우올림픽과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한국 사브르의 전성기였고, 오상욱은 ‘어펜저스’라는 우산 아래서 영광스러운 순간을 만끽했다. 그런데 작년 항저우아시안게임을 끝으로 김정환이 대표팀에서 빠졌고, 김준호마저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면서 변화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맏형 구본길이 남아 있었지만, 대표팀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가야 하는 중고참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전성기를 구가한 남자 사브르의 세대교체 임무가 그에게 떨어졌다. 형들의 도움 없는 홀로서기가 쉽진 않았다. 무엇보다 이제는 개인전과 단체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위치에 올랐다.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새로 합류한 도경동과 박상원이 대표팀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이끌어야 했다. 또 3년 전 도쿄에서 겪은 ‘개인전 8강 탈락’이라는 수모를 파리에서 되풀이할 순 없었다. 올해 2월 손목 부상으로 한동안 검을 내려놓으며 흔들리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홀로 해답을 찾아가며 내면을 단단하게 채웠다. 그는 “마음가짐의 문제였다. ‘부상 때문에 안 되겠지’라는 마음 때문에 정진하지 못 했는데, 운동하면서 정말 최대한 몸을 굴려보자는 생각으로 훈련했다. 이게 부상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4/07/28/0002700035_002_20240728100609946.jpg" alt="" />오상욱이 2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결승전에서 튀니지의 파레스 페르자니를 상대로 공격을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가장 어두웠던 순간을 묵묵히 버텨낸 그는 마침내 펜싱 종주국인 프랑스에서 최정상에 섰다. 3년 전 도쿄에서 보인 조급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32강전부터 결승전까지 자신만의 흐름을 잃지 않고 경기를 주도했다. 준결승전과 결승전에서는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상대를 밀어붙였다. 홀로 피스트에 서 모든 것을 감내하는 상황이 더는 두렵지 않게 됐다. 오상욱은 3년 전보다 더 성숙해졌고, 마침내 한국 남자 사브르 역사상 최초의 개인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는 키 192㎝의 장신이지만 유연성과 빠른 발을 갖춘 ‘펜싱 괴물’로 불린다. 중학교 때 키가 그다지 크지 않은 편(160㎝)이라 기술적인 훈련을 많이 했던 게 도움이 많이 된다. 그는 ‘메달을 따고 나서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분이 있나’라는 말에 “일단 도쿄올림픽 멤버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고 했다. 형들과 함께했던 순간과 함께하지 않은 순간 모두가 오상욱에게는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오상욱의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맏형 구본길, 후배들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3연패를 노린다. 올림픽 역사상 한 국가가 사브르 단체전에서 연속 3번 정상에 선 적은 없었다. 오상욱이 대회 2관왕을 노리는 단체전은 8강부터 시작된다. 한국은 7월31일 저녁 8시30분 캐나다와 4강 진출을 다툰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4/07/28/0002700035_003_20240728100609976.jpg" alt="" />오상욱이 2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