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체육회장 31일 이사회에 개정안 상정
“피선거권 제한은 위헌 소지” 명분 내세워
정몽규 축구협회장도 덩달아 4연임 시도해
이기흥, 정몽규 재임 중 많은 문제점 노출
2024년은 4년마다 열리는 하계올림픽의 해이기도 하지만 연말께 대한체육회 회장을 비롯 82개 가맹 경기단체(정회원 62, 준회원 8, 인정 12) 회장을 뽑는 선거의 해이기도 하다.
지난 2016년 문체부의 규정 개정으로 대한체육회장이나 축구협회 등 가맹단체 회장은 2연임만 가능하며 3연임을 하려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만 가능하다. 이기흥 회장이 2024년 3월18일 서울특별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체육회 제공하지만 올해 말로 2연임이 끝나는 이기흥(69) 대한체육회장이 3연임을 노리고 있고 4년 전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3연임에 성공한 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 회장 또한 4연임을 시도하는 등 그들의 최근 행보가 체육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문체부는 회장직 독점요소있는 정관개정 반대
이와 관련 이기흥 회장은 5월31일 대한체육회 이사회에 체육회장 연임 제한 규정 철폐를 위한 정관 개정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한체육회와 경기단체의 운영 등을 지도 감독하는 문체부는 특정인이 회장직을 독점 요소가 있는 대한체육회의 정관 개정에 부정적이라 승인 여부의 귀추가 주목된다.
더욱이 이기흥 회장은 2016년 제40대 회장 취임 이후 한국체육이 2018년과 2023년 아시안게임에서 연속 일본에 종합 2위 자리를 내주었고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도 종합 16위로 내려앉은 데 대한 책임을 일정 부분 져야 할 상황이다.
한국은 1986년 아시안게임부터 2014년 아시안게임까지 종합 2위를 독차지하다시피 했고 하계올림픽에서도 1984년 올림픽부터 2016년 올림픽까지 종합 10위 이내에 들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또 작년 말 엄동설한에 대표선수들의 해병대 입소 훈련을 강행하는가 하면 스위스 로잔에 거액을 들여 대한체육회 분소를 설치, 문체부로부터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지적도 받았었다.
이기흥, 한국체육 위상 추락시킨 장본인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홈경기 태국전 관중들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정몽규 회장 또한 1년 만에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의 독단적 기용, 한국축구의 아시안컵 4강전(요르단에 0대2로 패퇴) 좌절, 23세 이하 팀의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 실패 등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이 때문에 축구코치지도자 협의회는 지난 3월 대한축구협회 앞에서 정 회장 퇴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특히 클린스만의 대표 A팀 감독직 하차 이후 3개월이 넘도록 후임을 구하지 못해 황선홍 23세 이하 감독을 임시 기용하는 등 땜질 처방에 급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체육시민연대 “문체부가 개정 정관 승인 신중해야”
상황이 이러한데도 이기흥 회장은 “기존의 정관이 피선거권을 과도하게 제한해 위헌 소지가 있다. 앞으로 3연임을 하든 5연임을 하든 그것은 내가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대한체육회의 정관이 5월 31일 개정되면 축구 등 가맹 경기단체도 이 정관에 따라 연임제한 규정이 사문화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김현수 체육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문제는 일부 경기단체 회장들이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하는 데 있다”고 말했는데 경기단체 관계자들은 “문체부가 대한체육회든 경기단체든 정관 개정을 하게 되면 이를 꼼꼼히 살펴 승인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세(대한언론인회 총괄 부회장·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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