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복제약 가격 1일 때 미국 약가 0.91, 한국은 1.5
주요 9개국 중 스위스 제외하고 한국 복제약이 가장 비싸
약가참조 해외 주요국 복제약 가격 수준 비교/그래픽=이지혜
한국의 복제약 가격이 미국의 1.6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본, 캐나다, 프랑스 등 국가의 복제약 가격보다도 비싸다.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약의 가격은 보건당국과 제약사가 합의해 약가가 정해진다. 비싼 약 가격은 건강보험 재정 악화 요인이 된다.
16일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약가 참조 해외 주요국(A8) 제네릭(복제약) 약가 수준 비교'(캐나다 연방정부 약가검토위원회의 2022년 보고서 기준)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 복제약 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한국의 복제약 가격은 1.5배에 달하는 1.5 수준이다. 미국은 0.91로 한국의 복제약 가격이 미국 대비 약 1.6배에 이른다.
한국 포함 주요 9개 국가 중 스위스를 제외하고 한국의 복제약 가격이 가장 비싸다. 스위스의 복제약 가격은 1.95 수준이다. 그 외 영국과 독일은 0.73, 이탈리아는 0.94, 일본은 1.03이다. 주요 국가 중 가격이 가장 낮은 영국과 독일에 비하면 한국의 복제약 가격은 2.1배에 달한다.
한국의 복제약 가격이 주요 선진국 대비 높다는 사실은 다른 연구 보고서에서도 나타난다. 2023년 보건복지부가 발주해 외국(A8 국가)과 우리나라의 약가 제도와 수준을 비교한 '제네릭 의약품 약가제도 개선방안 마련' 보고서에 따르면 약국판매가 기준 고혈압 치료제와 고지혈증 치료제, 위궤양 치료제의 복제약 가격이 미국을 제외한 A8 국가 대비 비쌌다. 캐나다의 고지혈증 치료제 복제약 가격은 한국의 복제약 가격에 비해 2022년 기준 0.23배 수준이었다. 프랑스는 0.74배, 독일은 0.43배, 이탈리아는 0.62배, 일본은 0.37배, 스위스는 0.55배, 영국은 0.18배 수준이었다.
보고서 작성자인 김동숙 국립공주대학 교수는 "8개국 5개 효능군의 160개 성분, 323개 성분과 용량의 의약품을 대상으로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수재된 가격을 활용해 가격을 비교한 결과 위장관계 약물, 고혈압약, 고지혈증약에서 외국의 약가가 한국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며 "환율 기준 비교보다 구매력 지수를 기준으로 비교할 경우 외국의 약가는 더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리지널(원조) 의약품 대비 제네릭 약가 비율은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0.5 이하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한국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제네릭 약가는 1에 가까운 상태"라며 "외국에서 의약품 가격에 대해 표시가격의 일부(11.7~32.5%로 추정)를 리베이트(환급하는 비용) 방식으로 약국이나 보험자에게 별도로 제공하고 있으므로 실제 (외국 복제약) 가격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윤 의원은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같은 선진국에 비해 국내 제네릭 약가가 얼마나 높게 책정됐는지를 보면, 약 40%가 거품"이라며 "돈으로 따지면 매년 4조원 정도를 우리 국민들이 제네릭 약가로 선진국에 비해 돈을 더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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