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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우크라전 판세, 첨단무기 아닌 ‘구식 155㎜ 포탄’에 달렸다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19
2024-05-28 09:17:52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bJgWQZ9H6Z">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KTH4IxkPPX"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지난 2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의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방위군 소속 군인이 포탄을 옮기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5/28/hani/20240528090507703ngcd.jpg" data-org-width="800" dmcf-mid="qdfkUmZwP1"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5/28/hani/20240528090507703ngcd.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지난 2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의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방위군 소속 군인이 포탄을 옮기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figcaption> </figure> <p dmcf-pid="1NoztkWA8o" dmcf-ptype="general">“학생들에게 말밤과 도토리를 주워 오도록 독려해 주십시오.”</p> <p dmcf-pid="tgnu5ATN6L" dmcf-ptype="general">1차 세계대전(1914년 7월~1918년 11월)이 한창이던 1917년 가을, 영국의 초등학교 교실 벽마다 군에서 내려보낸 안내문이 붙었다. 안내문에는 “이 수집은 이번 전쟁에서 값을 따질 수 없을 만큼 귀중한 작업이자 대단히 긴급한 사안”이라고 적혔다. 대전 초기 독일군에 엄청난 양의 포탄을 쏟아붓던 영국군은 1915년을 기점으로 포탄 부족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이른바 ‘포탄 위기’(shell crisis)다. 연합군은 최대 사거리 11㎞에 이르는 ‘프렌치-75’라는 곡사포를 주력 무기로 삼았지만, 포탄이 떨어지면서 핵심 전력이 무용지물이 될 상황이었다. 화약 제조에 반드시 필요한 재료인 ‘아세톤’ 재고가 바닥난 게 문제였다. 당시 하임 바이츠만 맨체스터대학 교수(화학과)가 도토리와 말밤 등에서 아세톤을 뽑아내는 방법을 발견해 이를 전시 정부에 전달했다. 유대인이었던 바이츠만 교수는 이런 업적을 바탕으로 1948년 건국한 이스라엘 초대 대통령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아이들이 조막손으로 주워 보낸 도토리와 말밤으로 포탄이 다시 만들어졌다. 전세는 다시 연합군 쪽으로 기울었고, ‘포탄 위기’를 이겨낸 연합군은 결국 이듬해 독일을 패퇴시키고 전쟁에서 승리했다.</p> <p dmcf-pid="FcNb0wHE8n" dmcf-ptype="general">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100년이 넘은 현재 전장에는 인공지능(AI) 소총, 드론(무인기), 5세대 전투기, 스텔스 항공모함 같은 최첨단 무기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실제 전장에서는 120여년 전 등장한 곡사포탄이 여전히 전쟁 승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무기로 남아 있다. 2차 대전 이후 유럽에서 벌어진 가장 큰 전쟁인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런 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p> <p dmcf-pid="3KqhDfg2Qi" dmcf-ptype="general">미국외교협회는 지난달 24일 ‘전쟁 무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경쟁’ 보고서에서 “포병은 지난 수세기 동안 ‘전투의 제왕’으로 알려져 왔으며, 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며 “지난 2년 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두 나라에서 발생한 사상자의 80%가 포탄에 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국방연구원이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주요 무기체계 피해율을 분석한 결과를 봐도, 러시아군의 피해율은 포병(13.4%), 무인기(11.9%), 기갑(5.0%) 순이었다. 우크라이군의 경우 무인기(11.5%)에 이어 포병(6.2%) 순이었다. 국방연구원은 “러시아군 및 우크라이나군 공통적으로 무인기 및 포병의 피해율이 여타 무기체계에 비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양측이 무인기 및 포병 체계에 의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적었다.</p> <p dmcf-pid="0ySJ6HbYxJ" dmcf-ptype="general">실제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에 따르면, 전쟁 개전 뒤 서방의 무기 지원을 받아온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여름까지 하루 7천발, 러시아는 5천발의 포탄을 발사했다. 우크라이나는 서방 지원에 힘입어 화력을 앞세운 반격 공세까지 시도했다. 하지만, 이후 서방으로부터 무기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심각한 포탄 공급 부족에 시달렸다. 결국 지난겨울부터 하루 평균 2천여발밖에 포격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p> <p dmcf-pid="p8VWIxkPPd" dmcf-ptype="general">반면, 인구와 경제력이 우위인 러시아는 전시 무기 생산 체제를 본격 가동하며 자국 포탄 생산량을 한달 25만발, 연간 300만발 규모까지 늘리고 있다. 하루 평균 1만발 이상을 우크라이나 영토에 쏟아내며 점령지도 대폭 늘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토퍼 카볼리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작전 최고사령관은 지난달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보다 5배나 많은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몇 주 안에 10 대 1이 될 것”이라며 위기감을 드러냈다.</p> <p dmcf-pid="UzUsAKiB4e" dmcf-ptype="general">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이 시작된 이래 두 나라는 줄곧 긴 육상 전선에서 대치하고 있다. 포탄을 얼마나 계속 쏠 수 있냐에 명운이 달렸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각각 주력으로 쓰고 있는 구경 150㎜대(우크라이나 155㎜, 러시아는 152㎜) 포탄이 전쟁의 향방을 좌우하고 있다. 길이 85㎝, 무게 47㎏인 155㎜ 포탄은 약 10㎏의 폭약을 싣고 최대 사정거리 22㎞(표준형 기준) 정도를 날아가 적을 타격한다. 포탄이 너무 크면 무거워서 먼 거리를 보낼 수 없고, 너무 작으면 화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데 구경 150㎜대 포탄이 가장 효율적이다. 곡사포는 장애물을 넘어 공격할 수 있는데다, 발사 준비 시간이 짧아 적이 공격을 예측하기도 어렵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양산 기술이 갖춰져 짧은 시간에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 우크라이나의 운명을 좌우할 무기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첨단 무기가 아닌 ‘로테크’로 불리는 구식 무기 155㎜ 포탄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까닭이다. 게다가 최신 155㎜탄은 여러개 작은 포탄 다발을 집어넣어 살상력을 높이는 집속탄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위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한국에선 방위사업청이 최근 최대 사거리를 60㎞까지 늘린 사거리연장탄 개발 완료를 발표하기도 했다.</p> <p dmcf-pid="uzUsAKiBxR" dmcf-ptype="general">하지만 우크라이나가 포탄 전력에서 러시아를 압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대서양조약기구 추정치에 따르면, 러시아는 올해 300만발의 포탄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러시아는 또 북한으로부터 100만발 이상의 포탄을 공급받는다는 의혹도 있다.</p> <p dmcf-pid="7tZAipP3xM" dmcf-ptype="general">반면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유럽연합(EU) 국가로부터 한달 10만발가량의 포탄을 지원받아 왔다. 그나마 주요 공여국인 미국에서 정치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포탄 공급이 지연됐다. 유럽연합도 지난 3월까지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지난해 약속했던 155㎜ 포탄 100만발 가운데 절반가량인 52만발만 공급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애를 태웠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달 포격 능력에서의 열세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대규모 지상 공격 작전을 막아내기 어렵다는 걸 뜻한다고 지적했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z42yOQc6Px"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5/28/hani/20240528090509658nodz.jpg" data-org-width="970" dmcf-mid="Bsy9r8Nf85"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5/28/hani/20240528090509658nodz.jpg" width="658"></p> </figure> <p dmcf-pid="qNoztkWAQQ" dmcf-ptype="general">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같은 규격의 155㎜ 포탄을 쓰는 일본과 한국 등에도 포탄 공급을 해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만 해도 무기 수출을 제한하는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의 운용지침에 따라 155㎜ 포탄 역시 어떤 형태로든 우크라이나에 넘기는 게 불가능했다. 완제품 수출 자체가 금지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은 지난해 말 일본이 라이선스를 얻어 생산하는 무기는 완제품이라도 라이선스 보유국에 수출할 수 있게 운용지침을 개정했다. 155㎜ 포탄 라이선스를 소유한 회사 비에이이(BAE) 시스템스가 있는 영국의 요청이 있으면 일본이 영국에 포탄을 수출하고, 영국에 이 포탄을 다시 우크라이나에 수출하는 우회 방식이 논의됐다고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이 올해 초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월스트리트 저널은 영국이 이 안을 추진하지 않기로 해서 진전이 더 이상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해 실제로 지원이 이뤄졌는지는 불분명하다.</p> <p dmcf-pid="BVKvm6j44P" dmcf-ptype="general">한국은 미국을 통해 우회 지원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국도 전쟁 지역에 살상무기 공급을 제한하는 규정 때문에 우크라이나 직접 지원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난해 초 한국이 155㎜ 포탄을 미국에 대여하는 방식으로 전달하고 미국이 자신들의 물량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밀어내기식 지원’을 할 가능성을 제기하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후 월스트리트 저널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해 4월 말 미국 ‘국빈 방문’ 이후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제공하는 절차를 시작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p> <p dmcf-pid="bf9TsPA866" dmcf-ptype="general">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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