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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30년 만에 사회복무요원 ‘괴롭힘 보호법’ 생겼지만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67
2024-05-22 06:20:30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사회복무요원은 쉽고 편하게 일한다는 편견 때문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털어놓기 힘들다.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복무기관에서 겪은 괴롭힘을 신고할 수 있다. 4월30일 1호 신고자가 나왔다.</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Ue4slSUlXO">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ata-idxno="99375" data-type="photo" dmcf-pid="uKpoAcWAZs"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박지훈씨(가명)가 4월30일 서울지방병무청 앞에서 사회복무요원 괴롭힘 신고에 앞서 증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5/22/sisain/20240522061910550pdgj.jpg" data-org-width="1280" dmcf-mid="3QeTHX9H5h"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5/22/sisain/20240522061910550pdgj.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박지훈씨(가명)가 4월30일 서울지방병무청 앞에서 사회복무요원 괴롭힘 신고에 앞서 증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figcaption> </figure> <div dmcf-pid="79UgckYc5m" dmcf-ptype="general"> <p>윤 아무개씨(25)는 지난해 5월19일 구청 관할 행정복지센터에서 복무를 시작한 사회복무요원이다. ‘저체중’을 사유로 보충역(4급) 판정을 받았다. 윤씨는 종이팩이나 폐건전지 등 재활용품을 모아 오면 화장지나 종량제 봉투로 교환해주거나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 접수 보조 같은 간단한 민원 응대 업무를 맡았다.</p> </div> <div dmcf-pid="zfzjDwXD1r" dmcf-ptype="general"> <p>일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인 지난해 5월26일, 윤씨는 수거한 폐건전지를 마대째 트럭에 실으라는 지시를 받았다. 본인에게 무리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폐건전지 마대를 싣다 부상을 입었다. 경추통, 오른쪽 어깨 부상(윤활낭염) 등을 진단받고, 공상 처리를 했다. “나는 동년배 남성에 비해 근육량과 완력이 부족하다. 그런데도 주 업무와 별개로 능력치 이상의 완력을 요구하는 작업에 동원됐다가 다쳤다.” 다친 뒤에는 직원들로부터 ‘사회복무요원이면 당연히 업무를 도와줘야 하는데 그걸 못하고 있다’ ‘내가 너를 모시고 다닌다’라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p> </div> <div dmcf-pid="q4qAwrZwZw" dmcf-ptype="general"> <p>‘공익’이라는 명칭으로 더 익숙한 사회복무요원은 사회복지시설이나 국가기관 등에서 병역의무를 치른다. 현역병에 비해 ‘쉽고 편하게’ 일한다는 시선 때문에 복무 중 어려움을 겪더라도 털어놓기 어렵다. 윤씨가 업무 밖 지시가 벅차다고 느끼거나 일 못한다는 눈치를 받을 때 ‘내 망상이나 피해의식이 아닐까’라는 의심과 스스로 싸워야 했던 이유다.</p> </div> <div dmcf-pid="ByOBVfaVHD" dmcf-ptype="general"> <p>지난 4월30일 박지훈씨(가명)는 사회복무요원으로는 ‘처음’으로 복무 중 괴롭힘에 대한 신고서를 병무청에 제출했다. 1994년 방위소집 제도가 폐지되고, 1995년 사회복무요원(공익근무요원) 제도가 도입된 지 30년 만에 나온 ‘1호’ 신고다. 그동안 병역법에 따라 소집된 사회복무요원은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 적용을 받지 못하면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지난해 10월 개정된 병역법이 5월1일부터 시행되면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됐다. 박씨가 ‘복무기관에서 겪은 괴롭힘’을 신고할 수 있었던 이유다.</p> </div> <div dmcf-pid="bWIbf4NfHE" dmcf-ptype="general"> <p>개정된 병역법에 따르면, 복무기관의 기관장과 직원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사회복무요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제31조 6항). 복무기관 내 괴롭힘이 발생하면 복무기관장은 지체없이 조사를 시작하고, 피해를 입은 사회복무요원을 보호하기 위해 근무장소 변경, 휴가명령 등 적절한 조처도 해야 한다.</p> </div> <div dmcf-pid="KYCK48j4tk" dmcf-ptype="general"> <p>박지훈씨는 지난해부터 시청 산하 사회복지시설에서 복무했다. 박씨는 기관장과 직원들이 “너희들 그따위로 할 거면 그냥 나가! 너희들 다 필요 없어. 확 죽여버릴 수도 없고”라는 등 상습적으로 폭언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연가 사용을 제한하거나 얼차려를 시키는 등의 기본권 침해도 뒤따랐다. 박씨는 “그동안 내가 겪은 상황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 없어 고통스러웠다. 그게 대한민국 모든 사회복무요원의 암울한 현실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p> </div> <div dmcf-pid="91y8MRwMYc" dmcf-ptype="general"> <p>“‘그래도 현역보다는 낫지 않으냐’는 물음 속에서 사회복무요원을 향한 괴롭힘이나 사회복무요원의 죽음은 쉽게 누락되어왔다.” 하은성 사회복무요원 노동조합 위원장(노무사)의 말이다. “물론 현역병 수가 훨씬 많고, 문제도 심각하다. 하지만 사회복무요원과 현역병 문제는 맞닿아 있다. 불평등한 사회복무요원 제도가 유지되는 동력은 ‘현역 군인에 대한 열악한 처우’다. 두 권리의 무게를 저울에 달아 지금껏 사회복무요원의 입을 틀어막았다.”</p> </div> <div dmcf-pid="2tW6RerRZA" dmcf-ptype="general"> <p>사회복무요원 노조는 실질적 권한은 없는 ‘헌법상 노조(법외노조)’다. 2022년 3월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사회복무요원은 병역의무를 수행하는 사람으로 (중략) 민간인과 다른 공무원에 준하는 공적 지위를 가지고 있을 뿐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라며 사회복무요원 노조 설립 신고를 반려했다. 이 ‘반려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노조설립신고 반려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 노조가 졌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p> </div>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ata-idxno="99376" data-type="photo" dmcf-pid="VFYPedmeHj"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하은성 사회복무요원 노동조합 위원장이 5월5일 <시사IN>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5/22/sisain/20240522061910843ttxq.jpg" data-org-width="1280" dmcf-mid="00tJgaSgZC"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5/22/sisain/20240522061910843ttxq.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하은성 사회복무요원 노동조합 위원장이 5월5일 <시사IN>과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figcaption> </figure> <h3 dmcf-pid="fjJWZ5VZ1N" dmcf-ptype="h3"><strong>사회복무요원 350명이 낸 ‘끔찍한’ 답변</strong></h3> <div dmcf-pid="4AiY51f5Ga" dmcf-ptype="general"> <p>현직 사회복무요원이기도 한 하은성 위원장은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내면서 병역법 개정 같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간 사회복무요원들은 태업이나 무단결근 같은 ‘일탈행동’이나 ‘범죄 사건’ 때만 호명됐다.</p> </div> <div dmcf-pid="8cnG1t411g" dmcf-ptype="general"> <p>2022년 설립된 사회복무요원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지난해 이들의 요구가 터져나왔다. 사회복무요원 노조는 지난해 5월 한 달간 ‘사회복무요원 복무환경 실태조사’를 벌였다. 응답자 350명 중 64%(224명)가 폭행·폭언이나 차별, 성희롱, 부당 업무지시 같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괴롭힘을 겪었다고 답한 사회복무요원 중 71%(158명)는 ‘참거나 모르는 척’하며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후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40%)’ ‘대응을 해도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35%)’ ‘해결 절차나 제도가 없어서(18%)’ 등의 이유에서다.</p> </div> <div dmcf-pid="6DgZ30P3Xo" dmcf-ptype="general"> <p>하은성 위원장은 “발로 뛰면서 한 설문조사다. 점심시간이면 사회복무요원이 일하는 기관에 찾아갔다. 설문조사 링크 QR이 담긴 우편물을 ‘사회복무요원 귀하’라고만 적어 기관에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350명의 답변을 받았다. 결과는 끔찍했다. 단순히 ‘안타까운 사례 모음집’이 아니라 사회복무요원들이 겪는 일이 ‘집단적 문제’라는 게 드러났다”라고 말했다.</p> </div> <div dmcf-pid="Pwa50pQ01L" dmcf-ptype="general"> <p>2022년 10월 복무를 시작한 김 아무개씨(24)는 초등학교에서 장애 학생 활동 지원을 한다. 김씨는 자신이 ‘운이 좋은 편’이라고 했다. “일 자체는 강도 높지만, 함께 일하는 분들과 마찰은 크게 없다. 학생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낄 때도 있다.” 김씨는 장애 학생 등하교와 교실 간 이동, 화장실 사용을 돕는다. 학생들이 점심을 먹을 때도 옆에 있어야 하고, 필요할 땐 수업도 함께 듣는다.</p> </div> <div dmcf-pid="QrN1pUxp5n" dmcf-ptype="general"> <p>김씨는 “사실상 특수교육실무사들과 비슷한 업무를 한다. 여기 오기 전까진 특수교육을 접해본 적도 없다. 전문성이 필요한 일인데, 장애 학생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하고 바로 업무에 투입됐다”라고 말했다. 전문가가 필요한 자리에 비전문가가 배치되면서 본인도 어려움을 겪지만, 학생들도 적절한 교육과 돌봄을 받지 못한다고 느낀다.</p> </div> <div dmcf-pid="x1y8MRwM1i" dmcf-ptype="general"> <p>먹고사는 문제도 발생한다. 사회복무요원은 현역병 봉급(64만~125만원)에 더해 교통비, 점심값 등을 받는다. 경제적으로 독립해 혼자 사는 김씨는 이 돈만으로 주거비, 식비 등 생계를 해결하기 어렵다. 생계유지 필요성을 인정받은 그는 ‘겸직 허가’를 받아 하루 4시간씩 5일, 일주일에 20시간 정도를 프로그램 개발자로 일한다. 김씨는 “(지금 급여는) 모든 사회복무요원이 부모 집에 얹혀 살면서 의식주를 해결하는 걸 전제로 한다. 가족에게 생계를 지원받지 못하면 생활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 아파서 사회복무요원이 됐는데, 겸직을 하면서 몸이 더 축나는 구조다”라고 말했다.</p> </div>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ata-idxno="99377" data-type="photo" dmcf-pid="yLxlWYBW1J"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4월30일 사회복무요원 박지훈씨(가명)와 사회복무갑질119 회원들이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 앞에서 사회복무요원 괴롭힘 ‘1호 신고’ 기자회견을 한 뒤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5/22/sisain/20240522061911192xqan.jpg" data-org-width="1280" dmcf-mid="pwMSYGbYYI"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5/22/sisain/20240522061911192xqan.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4월30일 사회복무요원 박지훈씨(가명)와 사회복무갑질119 회원들이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 앞에서 사회복무요원 괴롭힘 ‘1호 신고’ 기자회견을 한 뒤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figcaption> </figure> <div dmcf-pid="WoMSYGbYZd" dmcf-ptype="general"> <p>김씨는 복무를 시작하고 3개월쯤 지난 지난해 1월, 평등권·재산권·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됐다며 헌법소원(헌법재판소에 침해된 기본권의 구제를 청구하는 제도) 심판을 청구했다. 사회복무요원 제도가 현역병으로 군복무가 불가능하다고 처분(보충역)된 사람에게 병역의무와 무관한 ‘근로 의무’를 부과하고, 낮은 보수를 지급해 생계를 위협했다는 내용이 골자다.</p> </div> <div dmcf-pid="YkLHtF8tYe" dmcf-ptype="general"> <p>헌법재판소는 4월25일 김씨가 청구한 내용을 모두 각하·기각했다. 헌법재판소가 사회복무요원에 대해 가장 최근에 내린 판단은 이렇다. “사회복무 업무조항이 규정한 사회복무요원의 업무는 넓은 의미의 안보 개념 내지 병역의무의 내용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사회복무요원은 군사적 역무와의 관련성이 명확하다. 따라서 비록 사회복무요원이 사회복무 업무조항으로 인하여 원하지 않는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이는 국방의 의무의 일환으로 부여되는 것이므로 그 제한의 정도가 지나치다고 보기 어렵다.”</p> </div> <div dmcf-pid="GEoXF36F5R" dmcf-ptype="general"> <p>3월31일 기준 사회복무요원은 5만1135명이다. 하은성 위원장은 “군인도, 노동자도 아니라는 사회복무요원의 법적 지위에 대한 이중적 태도로 사회복무요원 노동자들은 어떠한 법의 보호도 받지 못한 채 폭언, 부당 업무지시, 생계 위협 등에 노출돼왔다. 사회복무요원에게 처벌이나 무력감이 아니라, 사회에서 울타리를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p> </div> <p dmcf-pid="HDgZ30P31M" dmcf-ptype="general">이은기 기자 yieun@sisain.co.kr</p> <div dmcf-pid="XRfmhlphXx" dmcf-ptype="general"> ▶읽기근육을 키우는 가장 좋은 습관 [시사IN <span>구독</span>] <br> ▶좋은 뉴스는 독자가 만듭니다 [시사IN <span>후원</span>] <br>©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div>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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