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 여성, ‘차일드 페널티’ 커
무자녀, 경력단절 9%↔유자녀 24%
2배↑.. ‘합계출산율’ 감소 원인 등
40% 영향.. 재택·단축근무 비롯
10년 이상 장기 지원책 마련돼야
육아 부담이 전적으로 여성에 전가되는데다, 경력단절에 따른 고용상 불이익 즉 ‘차일드 페널티’가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의 40% 상당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대적으로 출산을 포기하고 무자녀 상태를 이어갈 때 경력단절 확률을 더 낮췄습니다. 출산한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이 아이가 없는 여성보다 심지어 2배를 웃돌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고용상 불이익이 저출산을 부추길 가능성이 큰 만큼, 출산율 개선을 높이기 위해선 여성이 아이를 키우면서도 제 경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일·가정 양립 환경정책이 개선돼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습니다.
■ 무자녀 경력단절 확률↓· 유자녀↑.. “출산율 감소”
한국개발연구원(KDI) 조덕상 연구위원·한정민 전문연구원은 16일 발간한 ‘KDI 포커스:여성의 경력단절 우려와 출산율 감소’보고서에서 이같은 내용을 밝혔습니다. 우선, 여성이 출산했을 때 남성 대비 경험하는 고용률상의 격차에 ‘차일드 페널티(Child penalty)’란 용어를 인용했습니다.
이처럼 성별에 따른 고용률 격차는 감소됐지만, 상대적으로 자녀 유무에 따른 경력단절 확률 격차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산에 따른 ‘차일드 페널티’가 오히려 증가해 경력단절 확률 격차가 커졌고,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청년 여성 수가 늘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그간 30대 여성의 평균 경력단절 확률이 꾸준히 감소했고, 이는 자녀가 없는 경우 집중됐습니다.
무자녀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은 2014년 33%였던게 지난해 9%까지 급감한 반면, 유자녀 여성의 경우 경력단절 확률이 같은 기간 28%에서 24%로 4%p 줄어드는 데 그쳤습니다. 애를 낳고 안 낳고에 따라 경력단절 확률이 큰 격차를 보이지 않았던게, 무려 2배 이상 확대됐습니다.
30대 무자녀 여성의 경우 출산을 포기하면 2023년 현재 경력단절 확률이 최소 14% 이상 줄일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여성이 자녀를 출산함으로써 발생하는 경력단절 확률의 상대적 격차가 지난 10년(2014~23년) 사이 크게 확대됐다. 이는 여성이 출산 이후 감내해야 할 경력단절 확률의 증가폭이 과거에 비해서 더 커졌다는 뜻이다. (한국개발연구원 제공)
이같은 경력단절 우려는 결국 출산율 감소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과거 유자녀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이 오히려 더 낮았던게, 여성의 전반적인 경제활동 참가율이 늘며 9년 새 상황이 역전된 셈입니다.
실제 2015년 이후 출산율은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2015년 합계출산율은 1.24명이었던게 지난해 기준 0.72명까지 급감했습니다. 매년 0.7명씩 줄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합계출산율은 2015년(1.68명)에서 2021년(1.58명)까지 매년 0.017명 감소한데 비해 거의 41배 정도 높습니다.
이처럼 낮은 출산율은 여성에게 육아 부담이 집중된 상황에서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여성이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기 때문으로 연구진은 분석했습니다.
특히나 여성에게 집중된 출산·육아 부담 비중 역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봤습니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은 남성 가사 참여도가 일본과 튀르키예 다음으로 낮은 실정으로, 여성 대비 남성의 육아·가사노동시간 비율은 0.23%에 그치는 실정입니다.
■ 경력단절 격차 확대.. “출산 미루거나 포기 여성 증가”
이에 따라 연구는 경력단절이 실제 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영향에 모아졌습니다.
남성은 자녀 유무와 관계없이 고용률이 크게 변하지 않은 반면, 여성은 자녀 유무에 따라 경력단절 격차가 벌어져 고용상 불이익과 상관관계를 드러냈습니다.
이는 앞서 30대만 아니라 40대 여성에게서도 비슷해, 현재 우리나라에서 출산을 포기하면 30·40대 여성 10명 중 9명은 경력단절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 해석됐습니다.
아이만 낳지 않는다면, 2023년 현재 우리나라의 30·40대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은 10% 수준으로 크게 낮아진다.(한국개발연구원 제공)
평균 출산을 가장 많이 하는 만 30~34살 여성 기준 이들 세대의 성별 고용률 격차 감소가 합계출산율 하락의 40% 정도 차지했습니다.
전체 여성의 고용률이 늘어나는 가운데 유자녀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는 잡히지 않으면서 출산에 따른 기회비용은 더 커지는 셈입니다.
모형별로 30∼34살 때 45.6%, 25∼34살 39.6%, 25∼39살 46.2% 등으로 나타났스니다.
최근(2013~19년) 무자녀 비중이 높은 청년층 중심으로 성별 고용률 격차가 축소됨에 따라 출산에 따른 여성의 ‘고용상 불이익(child penalty)’이 증가했고, 이는 전체 출산율 하락의 40%가량을 설명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개발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아직 자녀가 없는 청년세대가 경험하는 성별 고용률 격차의 축소는 역설적으로 자녀 유무에 따른 경력단절 확률 격차의 확대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청년 여성의 수를 증가시킨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때문에 저출산 해법으로 ‘유자녀 여성의 상대적인 고용상 불이익’, 즉 ‘차일드 페널티’를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경력단절 방지책을 마련하는데서 출산율 제고에 해법을 찾았습니다.
■ 단기 정책 → “제도적 지원 10년 이상 제공해야”
다만 일시적으로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등 단기 출산율 정책을 내놓는 것 만으로는 유자녀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을 낮출 수는 없다면서 재택·단축 근무 등 제도 지원책을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나아가 보조금 정책 확대, 남성의 영유아 교육·보육 비중 확대를 통한 여성의 육아부담 경감책 등이 유자녀 여성의 경력단절을 낮출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보고서는 “여성의 경력단절 확률이 줄어들면 여성이 생애 전반에 걸쳐 제공하는 노동시간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면서 “ 개인 또는 가구 입장에선 평생소득의 증가를, 거시경제 관점에선 노동 공급 증가에 따른 경제 성장을 의미한다”고 진단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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