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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은빛 눈물 씻어 냈다… “당장 눈앞 훈련 열중”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95
2024-04-07 20:01:00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스포츠인] 김선우 근대5종 국가대표</strong><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5/2024/04/07/2024040718410497764_1712482864_1712459885_20240407200103867.jpg?type=w647" alt=""><em class="img_desc">2024 파리올림픽 근대5종 국가대표 김선우(28·경기도청)가 지난 1일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레이저 런(육상+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을 앞둔 김선우는 “마지막이란 생각이 조금 들지만, 욕심 없이 할 수 있는 걸 해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끝을 정해두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문경=윤웅 기자</em></span><br>“1200, 아홉 개.”<br><br>지난 1일 오전 10시,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 최은종 근대5종 국가대표팀 감독의 외마디를 신호로 운동복 차림의 남녀 20여 명이 차도 옆 오솔길을 걷기 시작했다. 걸음은 이내 뜀박질로 변했고 하나둘 풀숲을 따라 모퉁이 너머로 사라졌다.<br><br>“직선 길이론 편도 500m, 실제 거리는 왕복으로 1.2㎞ 정도 됩니다.” 양손에 초시계와 기록지를 나눠 든 김성진 대표팀 코치가 설명했다. 경사진 주로를 달려야 하는 크로스컨트리 특성상 육상용 트랙과 별개로 언덕 기슭에 마련된 코스였다. 선수·지도자들이 직접 체육부대 영내 잉여 부지에 야자 매트를 깔았다고 했다.<br><br>한 차례 왕복할 때마다 이들은 출발 지점에 마련된 사격대 앞에 섰다. 숨돌릴 틈도 없이 레이저건을 집어 들고 10m 밖의 과녁을 향해 방아쇠를 당겨야 했다. 과녁 상단의 붉은 등 5개가 모두 초록색으로 바뀌면 사격이 끝났다. 다시 달릴 시간이었다.<br><br>이날 목표 횟수는 워밍업 포함 왕복 10회였다. 훈련을 시작한 지 30분가량 지나자 고요하던 숲길은 거친 숨소리로 가득 찼다. 기합 반, 곡소리 반 괴성이 간간이 터져나왔고 숨쉬기가 힘든지 연신 마른 침을 뱉는 이도 있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data:image/gif;base64,R0lGODlhAQABAAAAACH5BAEKAAEALAAAAAABAAEAAAICTAEAOw==" class="imageLazyLoad" lazy-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5/2024/04/07/2024040718410597766_1712482865_1712459885_20240407200104074.jpg?type=w647" alt=""><em class="img_desc">문경=윤웅 기자</em></span><br>김선우(28·경기도청)의 목덜미도 땀으로 흥건해졌다. 귀에 무선 이어폰을 꽂은 채 전웅태 등 남자 선수 셋과 한 조로 뛰던 그가 마지막 바퀴를 마친 건 오전 11시 30분이 다 돼서였다. 끝으로 총을 집어든 그는 12초 남짓한 시간에 다섯 발을 명중시켰다.<br><br><div style="padding-top:15px;padding-bottom:15px;border-top:1px solid #444;border-bottom:1px solid #eee;color:#333;font-size:20px;line-height:1.4;font-weight: bold;letter-spacing: -0.0733em;">‘은메달 눈물’이 남긴 교훈<br> </div> <br>펜싱·수영·승마에 육상과 사격을 합친 레이저 런까지 각 종목의 점수 합계로 승자를 가리는 근대 5종은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인 쿠베르탱 남작에 의해 만들어졌다. 국내에선 오랜 기간 대중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으나 2010년대 이후 정진화(은퇴)·전웅태(광주광역시청)를 필두로 한 황금세대가 여기에 균열을 냈다.<br><br>김선우도 그 일원이다. 수영과 철인3종을 거쳐 경기체고 시절 근대5종에 입문한 그는 2014년 중국에서 열린 월드컵으로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같은 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선 ‘언니들’과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이후로도 아시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등지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며 세계랭킹 10위권(현 14위)의 강자로 발돋움했다.<br><br>김선우의 승부욕과 기량은 은사도 인정했다. 10년 넘게 그를 지도해온 최은종 감독은 “맨날 겉으론 힘들다고 하지만 속으론 상당히 강하다”며 “졌을 때 어떤 선수는 좌절하지만, 또 어떤 선수는 다시 일어나겠다고 마음먹는다. 선우에겐 그런 마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력 면에서도 충분히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겨룰 힘을 지녔다고 덧붙였다.<br><br>때론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필요 이상의 부담감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이 그랬다. 대회를 앞두고 예년보다 유독 몸 상태가 더디게 올라왔다. 결국 개인전 은메달과 단체전 동메달을 수확했지만 아쉬움에 울음을 터뜨렸다. “평소에도 눈물이 잦은 편”이라며 멋쩍게 웃은 그는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나보다 더 열심히 준비한 (대표팀) 언니·동생들까지 생각났다”고 설명했다.<br><br>올림픽도 마찬가지였다. 2016 리우올림픽에선 13위, 2020 도쿄올림픽에선 17위를 기록했다. 한국 여자 선수 중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에 2회 연속 진출하는 성취에도 만족하지 못했다. 김선우는 “‘올림픽에서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컸다”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야 하는데, 한 가지 목표에만 집착하다 보니 오히려 성적이 안 나온 것 같다”고 돌이켰다.<br><br>올해는 다르다. 김선우는 지난달 9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2024 국제근대5종연맹(UIPM) 월드컵 1차 대회에서 개인전 은메달을 따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출전한 대회에서 선전해 자신감을 얻었다. 체력 안배도 기대할 수 있다. 다가올 2~3차 대회에서 결승 진출을 확정한다면 4차 대회 기간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다. 이후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까지 살인적 스케줄이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땐 더더욱 귀중한 시간이다.<br><br>“기대 없이 갔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좋은 성적이 나왔다”고 웃음 지은 김선우는 올림픽 얘기에 고갤 저었다. 남은 월드컵과 세계선수권대회 일정을 하나하나 소화하다 보면 저절로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취지다. 그는 “당장 눈앞의 시합, 오늘 하루의 운동에 신경쓰려 한다”며 “지난해 아시안게임 때보다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br><br><div style="padding-top:15px;padding-bottom:15px;border-top:1px solid #444;border-bottom:1px solid #eee;color:#333;font-size:20px;line-height:1.4;font-weight: bold;letter-spacing: -0.0733em;">“끝은 정해두지 않았어요”<br> </div>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data:image/gif;base64,R0lGODlhAQABAAAAACH5BAEKAAEALAAAAAABAAEAAAICTAEAOw==" class="imageLazyLoad" lazy-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5/2024/04/07/2024040718410597765_1712482865_1712459885_20240407200104243.jpg?type=w647" alt=""><em class="img_desc">문경=윤웅 기자</em></span><br>통상 근대5종은 개인 기록종목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한국 대표팀은 끈끈한 관계를 자랑한다. 지도자와 선수들이 물리적으로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기에 가능한 일이다. 김성진 코치는 “대표팀은 사실상 상시 합숙 체제”라며 “1년 365일 중 300일은 함께 지낸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br><br>김선우도 마찬가지다. 본가는 인천이고 소속팀 숙소는 경기도 수원에 있지만 각종 국제대회가 열리는 시즌이면 주 6일간 문경에서 합숙 훈련에 열중한다. 사람으로 붐비는 곳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쉬는 날이면 집이나 경기도청 숙소로 가 휴식을 취하는 게 보통이다. 취미도 정적이다. 소속팀 후배와 수다로 회포를 풀거나 애니메이션을 본다. 최근엔 전웅태의 추천을 받고 야구 만화를 보기 시작했다.<br><br>대표팀 동료들은 그에게 든든한 지원군이다. 그보다 한 살 위이자 혼성계주 파트너인 전웅태가 대표적이다. 평소엔 친남매처럼 티격태격하지만 진지한 고민이 있을 땐 그만한 믿을 구석이 없다. 김선우는 “10년 넘게 알고 지낸 만큼 날 너무 잘 안다”며 “지금은 은퇴했지만 (정)진화 오빠도 대표팀에서 항상 나를 위로해주고 보듬어줬다”고 감사를 전했다.<br><br>가족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삼남매 중 둘째인 그는 “어릴 때부터 언니·동생에게 미안해서라도 ‘알아서 하겠다’는 얘길 많이 했던 거 같다”며 “부모님은 서운해하시더라”고 말했다.<br><br>선수 생활 후반을 향해 달려가는 나이가 됐지만 그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가장 자신있다는 펜싱을 필두로 수영, 승마, 사격까지 고르게 빼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그는 올 겨울 산을 타며 주행(육상)을 보완하는 데 힘썼다. 그는 “마지막(올림픽)이란 생각도 조금은 들지만 욕심 없이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br><br>2014년 대표팀의 막내는 10년이 지나 주장이 됐다. 김선우는 “회복력이 해마다 떨어지는 게 느껴진다”며 농담 섞어 푸념하다가도 “아직 끝을 정해두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되는 데까진 하고 싶어요.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하는 데까지 해보는 게 후회 없지 않을까요?” <!-- /* 기자 카드 + 본문 내 기자 정보 --> <!-- 카피라이트 배너 --> <!-- 기사 분류 --> <!-- 언론사 프로모션 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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