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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넥스트 이정후'는 누구?

온카뱅크관리자

2024-04-07 15:01:00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4/04/07/0000042721_001_20240407150101139.gif?type=w647" alt="">지난 3월 1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 참가하는 LA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평가전을 앞둔 팀 코리아 김혜성이 배팅훈련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photo 뉴시스</div>
 "30년 전에는 그 이후에 벌어질 일들을 전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지난 3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1차전은 한국의 많은 야구팬에게 가슴 찡한 감동을 선사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를 기념해 '최초의 코리안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시구자로 나섰다.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반반씩 합한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선 박찬호는 지난해 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을 향해 힘차게 공을 던졌다. 30년 전 처음 빅리그에 데뷔했을 때 동양인 선수는 박찬호 하나뿐이었다. 30년이 지난 이날 서울시리즈에는 김하성을 비롯해 오타니 쇼헤이, 다르빗슈, 마쓰이 유키 등 많은 동양인 메이저리거가 그라운드를 누볐다. 경기 전 장내 아나운서가 김하성을 소개할 때 관중석에선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김하성이 타석에 들어설 때도 마찬가지로 엄청난 환호가 쏟아졌다. 박찬호는 "파드리스 선수들과 회식 자리에서 김하성이 앞에 나서서 연설하는 모습을 보고 흐뭇했다"면서 "30년 전 나는 말도 제대로 못했는데 김하성은 선수들을 하나로 모으고 용기를 주는 리더 역할을 하더라"고 감탄했다. 김하성은 낯선 나라에서 온 이방인으로 취급받지 않는다. 팀의 간판이자 선수단의 중심이며 샌디에이고 지역 팬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는 '핵인싸'다. "김하성의 성장한 모습, 또 다른 성취를 보면서 선배로서 너무 기쁘고 자랑스럽다." 박찬호가 기자회견에서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들려준 말이다. "김혜성 같은 스타일 원하는 구단 있다" 올해가 미국 진출 첫해인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벌써부터 스타 탄생 조짐이 보인다. 지난 겨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에 진출한 이정후는 정규시즌 데뷔전부터 안타와 타점을 올리며 놀라운 적응력을 보였다. 세 번째 경기에선 데뷔 첫 홈런을 날렸고 경기 후엔 홈런볼을 주운 가족(파드리스 팬)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정후의 뛰어난 기량과 스타성은 자이언츠 구단이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라는 거액을 망설임 없이 투자한 이유다. 김하성과 이정후의 활약은 앞으로 더 많은 한국 선수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두 선수를 통해 KBO리그 최고 레벨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얼마든지 통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또 한국 선수도 얼마든지 높은 인기를 누리고 마케팅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MLB 소식에 정통한 한 야구 관계자는 "김하성·이정후의 성공과 서울시리즈 개최로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앞으로 KBO리그 선수 스카우트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넥스트 이정후' 후보 가운데 올 시즌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선수는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김혜성이다. 김혜성은 이미 지난 시즌 뒤 구단과 면담을 갖고 '2024시즌 뒤 포스팅을 통한 미국 도전'을 선언했다. 앞서 히어로즈 소속으로 미국에 도전했던 강정호·박병호·김하성·이정후에 이어 또 한 번의 포스팅 신화를 꿈꾼다. 취재 결과 이미 복수 구단이 김혜성을 스카우트 대상에 올려두고 주의 깊게 관찰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해 이정후를 관찰하러 키움 경기를 찾았던 구단들은 김혜성에 관해 상당량의 데이터를 축적한 상태다. 앞의 관계자는 "올봄 키움의 대만 스프링캠프에 방문해 김혜성을 체크한 팀도 있다"고 전했다. 김혜성은 스카우트들이 보는 앞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펄펄 날았다. 보통 선수 시장에선 홈런타자와 유격수, 중견수 등 센터라인 수비수에 '프리미엄'이 붙는 경향이 있다. 일각에선 이 점을 들어 교타자 2루수인 김혜성의 미국 무대 경쟁력을 평가절하하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내셔널리그 B구단 스카우트 생각은 다르다. 이 스카우트는 "빅리그 팀 중엔 김혜성처럼 컨택과 빠른 발, 지능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를 원하는 구단도 있다"면서 "자신이 가장 잘하는 야구를 하면 된다. 굳이 장타를 때리지 않아도 지금처럼 많은 컨택을 만들고 주자로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고 조언했다. 메이저리그 B구단 스카우트도 "김혜성은 앞서 미국에 진출한 한국인 야수들과는 다른 유형"이라며 "최근 피치클락 도입과 베이스 크기 확대로 중요성이 커진 도루 능력을 갖춘 선수라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했다. 아메리칸리그 C구단 스카우트는 "김혜성의 2루 수비는 메이저리그에서 매일 선발 출전이 가능한 수준"이라며 "몸값을 높이려고 무리하게 유격수를 겸업하기보단 2루수로서 확실한 신뢰를 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정후처럼 어마어마한 거액은 아니라도, 상당한 규모의 빅리그 계약을 따내긴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올 시즌 뒤 포스팅 자격을 얻는 강백호(KT 위즈)의 경우 스카우트마다 평가가 엇갈린다. 프로 데뷔 초기만 해도 미국야구계가 주목하는 '야구천재'였지만, 최근 잇따른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예전만큼 높은 평가를 받진 못하는 분위기다. A구단 스카우트는 "좋은 타격 재능을 지닌 선수인 건 분명하지만 상황에 맞는 스윙을 하지 않는 점이 아쉽다. 초지일관 같은 스윙과 어프로치로는 162경기를 치르는 빅리그에서 로스터 자리를 따내기 쉽지 않다"고 조언했다.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data:image/gif;base64,R0lGODlhAQABAAAAACH5BAEKAAEALAAAAAABAAEAAAICTAEAOw==" class="imageLazyLoad" lazy-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4/04/07/0000042721_002_20240407150101171.gif?type=w647" alt="">지난 3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팀 코리아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미국 프로야구(MLB) 서울시리즈 연습 경기에서 강백호가 역전 희생타를 치고 있다. photo 뉴시스</div>
 노시환을 향한 메이저리그의 관심 C구단 스카우트는 "확실한 수비 위치가 없는 게 아쉽다. 우익수 수비가 뛰어나지 않고, 그렇다고 1루를 맡기엔 메이저리그 기준 1루수 장타력과 피지컬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비, 주루능력을 겸비한 김혜성과 달리 강백호는 타격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만약 미국에 뜻이 있다면 올 시즌 정말 압도적인 타격 성적을 내야 한다. 다른 약점을 완전히 덮을 만큼 타격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이지 못하면 포스팅을 통한 미국행은 어렵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 이후로 시선을 돌리면 사이드암 투수 정우영(LG 트윈스)이 후보가 될 수 있다. 사이드암으론 드문 150㎞/h 중후반대 강속구를 뿌리는 정우영은 데뷔 초기부터 미국 구단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B구단 스카우트는 "강속구 사이드암은 미국에서도 희소성이 있다. 정우영처럼 다리가 길고 피지컬이 좋은 사이드암은 메이저리그 팀들도 선호하는 자원"이라며 "완전 사이드가 아닌 사이드와 언더핸드 중간에서 던진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고 1년 선배 강백호와 마찬가지로 최근 몇 년간 부상과 기량 하락을 보인 게 변수다. 앞의 스카우트는 "2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다소 뒷걸음질했다는 느낌이 있다. 정우영 스타일은 빠른 볼 구속이 받쳐줘야 경쟁력이 있다"면서 "예전의 스피드를 회복하고 올해와 내년 좋은 성적을 낸다면 투자할 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정우영은 아직 1군 마운드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한편 복수의 스카우트는 이정후 이후 빅리그 최대어감으로 노시환(한화 이글스)을 지목했다. 한화 이글스와 국가대표 4번타자인 노시환은 지난해 타율 0.298에 31홈런 101타점으로 최고의 해를 보냈다. 올해도 벌써 홈런 3방을 쏘아 올리면서 홈런왕 2연패를 향해 진격 중이다. 올해가 프로 5년 차인 노시환은 내년까지 두 시즌을 채우면 포스팅 자격이 주어진다. A구단 스카우트는 "개인적으로 노시환은 타석에 들어서면 10번 중 7번은 결과를 낼 것 같은 느낌을 주는 타자"라며 훌륭한 파워와 능숙한 상황 대처능력을 갖췄다고 봤다. 그는 "무조건 크게만 치려고 휘두르지 않고, 상대 투수나 경기 상황에 맞게 대응하고 조정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노시환 앞에 주자가 없으면 아쉬울 정도"라고 칭찬했다. 노시환은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가진 연습경기에 국가대표 4번타자로 출전해 파드리스 마무리 투수인 로베르토 수아레스를 상대로 우전안타를 날렸다. 초구 155㎞/h의 빠른 볼을 과감하게 돌려서 안타로 연결했는데 이때 기록한 타구 속도는 108.3마일(174㎞/h)로 이날 한국 타자들 가운데 가장 빠른 타구를 날렸다. 메이저리그 투수를 상대로 강한 타구를 날릴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C 스카우트는 "노시환은 처음 프로 입단 당시보다 훨씬 크게 성장했다.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미국 진출에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 "선수 본인의 의사와 소속팀 한화 이글스의 의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시환은 아직까지 국외 진출 문제와 관련해 뚜렷한 생각을 밝힌 적이 없다. 일부 관계자는 한화가 노시환이 포스팅 자격을 얻기 전에 장기계약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동주도 계약 가능성 높은 선수 중 하나" 한편 좀 더 장기적으로 내다볼 때 미국 진출 후보 첫손에 꼽히는 선수는 문동주(한화 이글스)다. 이미 광주진흥고 시절에도 미국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던 문동주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리그 정상급 우완투수로 올라섰다. 160㎞/h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뛰어난 야구 지능, 빠른 습득력이 미래 빅리거로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A구단 스카우트는 "이제 풀타임 2년 차고 아직 시간도 많이 남았기에 단정적으로 말하긴 이르지만, 현재 KBO리그 투수 가운데 가장 메이저 계약 가능성이 높은 선수인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보통 어린 투수들이 류현진 등 선배에게 먼저 다가가는 걸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문동주는 다르다. 먼저 접근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바로 자신의 등판 때 응용한다. 또 같은 한화 소속 외국인 선수는 물론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스스럼없이 말을 걸고 친하게 지낸다. 나중에 미국에 가더라도 적응엔 큰 어려움이 없을 듯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