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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고흐는 성경책을 그렸다[영감 한 스푼]

온카뱅크관리자

2024-04-06 12:04:4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GiKyL2phr7">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H83mPpGkDu"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빈센트 반 고흐의 ‘성경이 있는 정물’(1885년). 같은 해 3월 고흐의 아버지는 산책하고 집으로 오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고흐의 직접적 언급은 편지에 남아 있지 않다. 장례식 때 테오가 함께 있었기에 편지를 보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고흐는 테오가 파리로 돌아간 후 편지에서 “삶은 누구에게나 짧은 것이고 그것을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반 고흐 미술관 소장품"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4/06/donga/20240406110014309jvfb.jpg" data-org-width="1200" dmcf-mid="yGysQUHEE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4/06/donga/20240406110014309jvfb.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빈센트 반 고흐의 ‘성경이 있는 정물’(1885년). 같은 해 3월 고흐의 아버지는 산책하고 집으로 오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고흐의 직접적 언급은 편지에 남아 있지 않다. 장례식 때 테오가 함께 있었기에 편지를 보낼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고흐는 테오가 파리로 돌아간 후 편지에서 “삶은 누구에게나 짧은 것이고 그것을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반 고흐 미술관 소장품
           </figcaption>
          </figure>
          <div dmcf-pid="X60sQUHEOU" dmcf-ptype="general">
           <br>노랗게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해바라기와 귀를 자르는 기행, 그리고 평생 한 점의 작품밖에 팔지 못했던 비운의 예술가.
          </div>
          <p dmcf-pid="ZPpOxuXDsp" dmcf-ptype="general">빈센트 반 고흐(1853∼1890)를 생각할 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이야기들입니다.</p>
          <p dmcf-pid="53hJpSDxr0" dmcf-ptype="general">그러나 고흐의 작품 세계를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를 이렇게 오랜 시간 사랑받게 하는 것은 광기와 좌절 같은 극적인 스토리만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p>
          <p dmcf-pid="10liUvwME3" dmcf-ptype="general">오늘은 고흐가 그린 정물화 두 점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합니다.</p>
          <p dmcf-pid="tvj2ycJqOF" dmcf-ptype="general">이 두 정물은 유명한 해바라기도, 아름다운 꽃도 아닌 바로 책을 그린 작품입니다.</p>
          <p dmcf-pid="FTAVWkiBst" dmcf-ptype="general">하나는 고흐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직후 그린 ‘성경이 있는 정물’(1885년), 또 하나는 ‘프랑스 소설책 더미’(1887년)입니다.</p>
          <p dmcf-pid="3ycfYEnbr1" dmcf-ptype="general"><strong>묵직한 성경책과 노란 소설책</strong></p>
          <table dmcf-pid="0BGjKXhLI5" dmcf-ptype="general">
           <tbody>
            <tr>
             <td></td>
            </tr>
            <tr>
             <td>그림 속 커다란 성경책 옆에는 촛불 꺼진 촛대가 그려져 있어 마치 죽음과 삶을 대비시키는 것 같습니다. 고흐는 어떤 마음으로 이 그림을 그렸을까요?</td>
            </tr>
            <tr>
             <td></td>
            </tr>
           </tbody>
          </table>
          <div dmcf-pid="pbHA9ZlomZ" dmcf-ptype="general">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고흐의 작품을 소장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
          </div>
          <p dmcf-pid="UKXc25SgmX" dmcf-ptype="general">그의 대표작들이 걸린 전시장에서 ‘성경이 있는 정물’을 만났습니다. 두꺼운 책이 테이블 한가운데에 사다리꼴 모양으로 펼쳐져 묵직한 무게감을 뽐내고 있는 그림입니다.</p>
          <p dmcf-pid="uuTozWsdmH" dmcf-ptype="general">그런데 이 무거운 책 오른쪽 아래를 가벼운 노란 책이 경쾌하게 받치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끕니다.</p>
          <p dmcf-pid="77ygqYOJOG" dmcf-ptype="general">고흐는 이 그림에 대해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z60sQUHEmY"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빈센트 반 고흐의 ‘성경이 있는 정물’(1885년)에서 에밀 졸라의 소설책이 그려진 부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반고흐미술관 소장품."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4/06/donga/20240406110015826depr.jpg" data-org-width="800" dmcf-mid="WzM2ycJqm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4/06/donga/20240406110015826depr.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빈센트 반 고흐의 ‘성경이 있는 정물’(1885년)에서 에밀 졸라의 소설책이 그려진 부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반고흐미술관 소장품.
           </figcaption>
          </figure>
          <div dmcf-pid="qPpOxuXDwW" dmcf-ptype="general">
           <br>“갈색빛 배경 위에 가죽 장정을 한 성경책이 펼쳐져 있고, 레몬빛 노란색이 들어간 정물화를 보낸다. 이 그림은 하루 만에, 단숨에 완성한 거야.”
          </div>
          <p dmcf-pid="BQUIM7ZwEy" dmcf-ptype="general">편지 내용을 보면 고흐는 어두운 배경, 펼쳐진 성경책의 흰색, 그리고 작은 책의 노란빛까지 색채의 조합에 집중한 것처럼 보입니다.</p>
          <p dmcf-pid="ba4Xj6qyrT" dmcf-ptype="general">그러나 그림 속 책들이 무엇인지 자세히 보면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p>
          <p dmcf-pid="KN8ZAPBWOv" dmcf-ptype="general"><strong>펼쳐진 책은 이 그림이 완성되기 직전 세상을 떠난 고흐의 아버지가 갖고 있던 성경책</strong>입니다. 아버지가 동생 테오에게 주라고 했던 책이기도 하죠.</p>
          <p dmcf-pid="9j65cQbYmS" dmcf-ptype="general">그리고 그 책보다 작지만 색채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책은 <strong>프랑스 소설가 에밀 졸라의 ‘삶의 기쁨’</strong>으로 고흐가 즐겨 읽었던 책입니다.</p>
          <p dmcf-pid="2bHA9ZloOl" dmcf-ptype="general">성경책 옆에는 촛불 꺼진 촛대가 그려져 있어 마치 죽음과 삶을 대비시키는 것 같습니다. 고흐는 어떤 마음으로 이 그림을 그렸을까요?</p>
          <p dmcf-pid="VKXc25Sgwh" dmcf-ptype="general"><strong>“아버지는 이 시대를 이해 못 한다”</strong></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f25EftTNDC"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고흐의 ‘프랑스 소설 더미’(1887년). 네덜란드 반고흐 미술관 소장품."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4/06/donga/20240406110017152chpk.jpg" data-org-width="1200" dmcf-mid="YHgbSNRuIz"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4/06/donga/20240406110017152chpk.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고흐의 ‘프랑스 소설 더미’(1887년). 네덜란드 반고흐 미술관 소장품.
           </figcaption>
          </figure>
          <table dmcf-pid="4V1D4FyjwI" dmcf-ptype="general">
           <tbody>
            <tr>
             <td></td>
            </tr>
            <tr>
             <td>프랑스 문학가들이 “우리가 느끼는 있는 그대로의 삶을 진실하게 그린다”</td>
            </tr>
            <tr>
             <td></td>
            </tr>
           </tbody>
          </table>
          <div dmcf-pid="8ftw83WADO" dmcf-ptype="general">
           고흐는 집을 떠났다가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이 무렵 부모님 집으로 돌아와 그림에 몰두했습니다. 이때 불편했던 아버지와의 관계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div>
          <p dmcf-pid="6PpOxuXDms" dmcf-ptype="general">편지에서 “<strong>모든 것이 갖춰진 집보다 저 먼 습지에 있는 것이 덜 외로울 것 같다”거나 “아버지는 나의 자유를 향한 갈망, 벌거벗은 진실을 향한 갈망을 이해하지 못한다</strong>”며 괴로움을 토로했죠.</p>
          <p dmcf-pid="PQUIM7ZwEm" dmcf-ptype="general">여기서 고흐가 언급한 ‘벌거벗은 진실을 향한 갈망’은 그가 그린 또 다른 정물 ‘프랑스 소설책 더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p>
          <p dmcf-pid="QxuCRz5rOr" dmcf-ptype="general">이 정물화에는 졸라, 기 드 모파상 등 <strong>당대 지식인들이 즐겨 읽었던 프랑스 자연주의 소설</strong>들이 그려져 있습니다.</p>
          <p dmcf-pid="xlaKvje7Ew" dmcf-ptype="general">게다가 색채가 아주 밝고 경쾌한 톤으로 표현된 것이 인상 깊죠. 고흐는 이 <strong>프랑스 문학가들이 “우리가 느끼는 있는 그대로의 삶을 진실하게 그린다”</strong>고 칭찬했습니다.</p>
          <p dmcf-pid="y83mPpGkmD" dmcf-ptype="general">즉, 성경책과 졸라 소설의 대비는 종교와 관념이 지배했던 과거의 사상과 개개인이 느끼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인정하는 새로운 예술과 문학을 교차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p>
          <p dmcf-pid="WQUIM7ZwmE" dmcf-ptype="general">목사였던 고흐의 아버지는 졸라를 비롯한 당대 문학이 신을 부정한다고 생각해 좋아하지 않았습니다.</p>
          <p dmcf-pid="YxuCRz5rmk" dmcf-ptype="general">고흐는 “아버지가 이 시대를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며 답답하게 여긴 것도 사실입니다.</p>
          <p dmcf-pid="GM7heq1mIc" dmcf-ptype="general">그러니 <strong>불 꺼진 촛대 옆 성경은 저물어가는 시대를, 레몬빛 작은 ‘삶의 기쁨’은 밝아오는 새 시대를 보여주는 듯</strong>합니다.</p>
          <p dmcf-pid="HEM3weVZOA" dmcf-ptype="general"><strong>고전이 열어주는 마음의 세계</strong></p>
          <table dmcf-pid="XDR0rdf5Dj" dmcf-ptype="general">
           <tbody>
            <tr>
             <td></td>
            </tr>
            <tr>
             <td>고흐가 평생 쓴 편지에는 저자 150명, 책 800여 권이 등장합니다. 그만큼 많은 책을 읽고 가까운 이들에게 추천했고, 말년 정신적 괴로움에 시달릴 때도 ‘엉클 톰스 캐빈’과 찰스 디킨스를 읽으며 마음의 안정을 찾았습니다.</td>
            </tr>
            <tr>
             <td></td>
            </tr>
           </tbody>
          </table>
          <div dmcf-pid="ZwepmJ41IN" dmcf-ptype="general">
           그렇다고 고흐가 이 그림에서 성경이나 아버지를 부정한 것으로 보기는 힘듭니다.
          </div>
          <p dmcf-pid="5TAVWkiBsa" dmcf-ptype="general">엑스레이로 그림을 보면 성경책을 더 반듯한 사각형으로 고쳐 그린 흔적이 나타나는데, 이는 성경을 더 크고 비중 있게 그리려고 했던 의도입니다.</p>
          <p dmcf-pid="1ycfYEnbmg" dmcf-ptype="general">또 펼쳐진 구절은 예수가 인간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희생과 수난을 겪게 될 것임을 예고하는 ‘이사야 53장’으로 고흐가 평소 좋아했던 구절입니다.</p>
          <p dmcf-pid="tWk4GDLKEo" dmcf-ptype="general">오히려 그림에서는 ‘벌거벗은 진실’을 갈망한다는 말처럼, 과거든 현재든 자신이 마주한 삶을 있는 그대로 끌어안으려고 했던 태도가 보입니다.</p>
          <p dmcf-pid="FgfHN8zTEL" dmcf-ptype="general">고흐는 성경 속 구절을 실천하려 <strong>선교사 시절 교회에서 내준 집을 노숙자에게 주었다가 쫓겨나</strong>고,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 뒤에는 <strong>장 프랑수아 밀레의 전기를 읽고 감동받아 시골 농부와 가난한 사람들을 그렸</strong>죠.</p>
          <p dmcf-pid="3a4Xj6qysn" dmcf-ptype="general">또 고흐가 평생 쓴 편지에는 <strong>저자 150명, 책 800여 권</strong>이 등장합니다. 그만큼 많은 책을 읽고 가까운 이들에게 추천했고, 말년 정신적 괴로움에 시달릴 때도 ‘엉클 톰스 캐빈’과 찰스 디킨스를 읽으며 마음의 안정을 찾았습니다.</p>
          <p dmcf-pid="0kxFDR2Xri" dmcf-ptype="general">프랑스 문학뿐 아니라 토머스 칼라일의 철학서, 셰익스피어와 디킨스의 문학도 즐겨 읽은 것으로 전해집니다.</p>
          <p dmcf-pid="pEM3weVZrJ" dmcf-ptype="general">고흐는 “<strong>책과 현실과 예술은 나에게 모두 같은 것</strong>”이라는 말도 남겼습니다.</p>
          <p dmcf-pid="UDR0rdf5rd" dmcf-ptype="general">사회와 타협을 거부하고 불안정한 삶을 살았던 그를 버티게 해준 한 가지는 바로 세상을 깊고 넓은 눈으로 담은 고전 문학임을, 두 그림이 보여주고 있습니다.</p>
          <p dmcf-pid="ukxFDR2Xwe" dmcf-ptype="general">※ ‘영감 한 스푼’은 예술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중심으로 미술계 전반의 소식을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매주 목요일 아침 7시 발행됩니다.</p>
          <p dmcf-pid="7EM3weVZIR" dmcf-ptype="general"><span><strong>▶뉴스레터 구독 신청 </strong></span><br><span><strong>https://www.donga.com/news/Newsletter</strong></span></p>
          <p dmcf-pid="zDR0rdf5OM" dmcf-ptype="general">김민 기자 kimmin@donga.com<br> </p>
         </section>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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