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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횹사마'채종협 주연 일드 '아이러브유'는 어떻게 탄생했나[서병기 연예톡톡]

온카뱅크관리자

2024-04-06 08:46:34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기획부터 참가한 차현지 프로듀서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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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방송국 TBS 차현지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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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한국배우 채종협(30)을 '횹사마'로 탄생시킨 일본 민영방송국 TBS 드라마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한마디로 정교하게 기획된 콘텐츠다.
 기획의 주체는 TBS 드라마 제작팀이다. 그 기획팀에는 한국 사람도 한 사람 있다. 일본 지상파 TBS의 유일한 외국인 경력 사원인 차현지(36) 프로듀서다.
 차현지 프로듀서는 CJ ENM 공채 2기 PD 출신으로 '쇼미더머니', '엠카운트다운', '마마' 등을 연출해왔다. 그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어 사표를 내고 일본 유학 길에 올랐다.
 "새로운 걸 해보고싶어 유학 갔어요. 지상파가 힘을 잃고, 예능을 소비하는 환경도 크게 변했어요. 드라마를 하고 싶었는데, 전배(전환배치)가 쉽지 않았어요. 그러던 차에 일본 게이오 대학으로 가 미디어디자인연구과에서 미디어아트(인터렉션 디자인)를 전공했어요."
 차 프로듀서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2022년 11월에 TBS에 입사해 콘텐츠제작국 드라마제작부 소속 프로듀서로, 일본어로 드라마 대본도 쓰면서 디렉터로도 일하고 있다. 그는 일본에 갈 때만 해도 일본어를 하나도 못했지만 지금은 일본어로 소통하고 대본을 쓸 정도로 일본어에 능숙하다.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의 탄생 과정은 차 프로듀서의 역할이 컸다. 특히, 가장 중요한 채종협의 캐스팅 아이디어는 차현지 프로듀서의 머리에서 나왔다.
 "'아이 러브 유'는 나카지마 케이스케 메인 프로듀서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신 분이에요. TBS는 화요 드라마를 로맨틱 드라마로 제작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새로운 걸 해보자고 했어요. 국제 연애, 국제 커플 같은 거요. 마치 제가 한국의 CJ PD 출신으로 입사해 방영 1년전부터 같이 하자고 해서 '아이 러브 유' 팀에 합류하게 됐어요."
 남녀주인공을 한일커플로 한다는 게 정해지면서, '그녀는 예뻤다'를 리메이크한 미우라 키사 작가와 야마시다 스바루 작가 등은 기획안을 작성하고, 차현지 프로듀서를 취재해 외국인으로서의 일본 유학 경험과 에피소드를 만들고 모토미아 유리와 윤태오 캐릭터 관계를 만들면서 대본 작업에 들어갔다.
 "태오에게서 저의 유학생 시절의 모습이 보였어요."
 가장 중요한 건 남자주인공을 누구로 할 것이냐는 문제. 일본 프로듀서는 일본에 알려진 한국배우, 일본어를 할 수 있는 아이돌을 원했다. 반면 차현지 프로듀서는 신선한 인물, 일본에 진출하지 않은 비(非)아이돌을 제안했다.
 "모험일 수 있지만 일본어를 못해도 1대 1로 교습할 각오를 하고 일본에서 인기 있을만한 신선한 얼굴을 캐스팅 하고 싶었어요. 제 전직장에서 방송된 '무인도의 디바' 대본도 봤고요. '알고 있지만'도 일본에서 잘됐어요. 채종협은 한소희를 짝사랑하는 감자소년으로 나왔거든요. 제가 채종협을 제안했을 때 TBS의 드라마팀에서는 아무도 몰랐어요. 몇 명 후보가 있었지만 다행히 채종협 씨가 해보겠다는 의지가 있었어요. 소속사에서도 힘들지만 좋은 기회라며 채종협을 설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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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막상 연기를 준비하는 과정은 힘듦의 연속이었다. 차현지 프로듀서가 일본어를 하나도 모르는 채종협과 1대 1로 과외를 했다. 서로 떨어져 있을 때에는 온라인으로 교육을 했다. 서로 많이 친해졌냐고 묻자 "전우애가 생겼어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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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종협 씨가 의지는 강했지만 일본어를 몰라 힘들어했어요. 일본에 온 지 얼마 안된 유학생 캐릭터라 떠듬떠듬 할 수 있지만 일본어를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연기한다는 게 큰 모험이었죠. 다행히도 채종협 씨가 태국과 남아공 등에 살아 언어 감각이 있었어요. 아무리 서포트 해도 소화를 못할 수도 있잖아요. 채종협 씨가 정말 열심히 했어요. 나랑 붙어서 죽기살기로 울면서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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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현지 프로듀서는 모험을 한 것이지만, 채종협이 이를 가능성으로 구현시켜주었다. 채종협의 서툰 일본어는 외국인이 서툰 한국어를 하면 듣기 좋을 때가 있듯이, 귀엽게 들렸고, SNS 댓글에는 '횹사마'의 일본어 실력이 점점 늘고 팬들이 많아졌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처음 감을 익힐 때는 일본 배우가 녹음을 해서 보내준 걸 채종협이 외우다시피해 일본어 대사를 익혔지만, 조금 지나자 스스로 캐릭터 구축을 해야 하니까 자신이 직접 해보겠다고 했어요. 계속 일본 배우가 했던 것을 외워서 하면 다른 배우 흉내 내는 것밖에 안된다면서, 직접 자신의 연기를 했어요."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는 '친환경' 소재가 스토리 라인에 대거 포함돼 있다. 여주인공 니카이도 후미가 '비건'이고 환경 보호에도 투철한 사람이다.
 "후미상은 유기묘를 3마리 정도 키우는 등 동물 애호가이고, 환경 보호하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 했어요. 후미상이 만든 초콜릿 회사도, 아프리카 사람들을 착취해서 만든 초콜릿을 수입한 건지, 공정 분배 등 페어 트레이딩을 한 제품을 사온 회사인지를 취재해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채종협이 연기한 윤태호도 멸종위기동물 해달(라코)을 연구하는 대학원생이거든요."
 이와 함께 차현지 프로듀서는 한국 식문화를 드라마에 넣고싶었다. "이번 드라마에는 음식이 중요해요. 우리는 같이 식사하는 사람을 식구라 하잖아요. '밥 먹었어'가 인사말인데, 일본인이 저에게 '차 상은 내가 왜 밥 먹은 걸 궁금해 하나'라고 했어요. 태오에게 그걸 넣어 밥 해주고, 순두부와 라볶이 등을 넣었어요. 음식에 공을 많이 들였어요."
 극중 윤태오가 한국어로 혼잣말을 하는 건 자막이 안나오게 한 것도 기획의 일환이었다. 궁금증을 유발시키면서 시청자에게 유리의 입장에서 봐달라는 장치였다고 한다. 일본 국내 5개 방송사 합작 플랫폼인 '티버'(TVER)에서는 자막이 나오고, 일주일후에 공개되는 넷플릭스에도 태오의 말이 일본어 자막으로 처리됐다.
 철저한 기획과 채종협의 좋은 연기는 '횹사마' 신드롬을 탄생시켰다. 채종협은 일본에서 '핫'한 인물이 됐다. 광고 제의도 쏟아지고 있다. 인생이 바뀌었다. 채종협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00만 정도에서 220만명 정도로 늘어났다. 인스타 댓글은 거의 일본어다. 크랭크 업 하고 나서 태오 방에서 찍은 배우들의 사진에는 '횹사마, 오하이오 고자이마스(아침 인사)' 등의 코멘트가 4000여개나 달렸다.
 "팬 이벤트를 하면서 느낀 건데요, 횹사마 팬의 주축은 일본 30~40대 여성이에요. 채종협은 일본 남성에게는 없는 이미지에요. 일본 대중문화에서 남자는 직접 좋아한다는 표현을 잘 안해요. 채종협은 수시로 유리에게 '좋아한다' '귀엽다'고 표현하잖아요. 일본 여성이 태오가 환상적으로, 또 다정하게 표현을 많이 하니 태오와 배우인 채종협을 동일시하며 일본에는 없는 이미지를 충족시키는거죠. 비주얼적으로도 일본 남성과는 다른 남성이라는 배우의 영향이 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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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현지 프로듀서는 "채종협은 댕댕이, 대형견, 미소가 예쁜 친구, 후미상과 신장 차이가 많이 나는 그림이잖아요. 후미상과 일본 남자와는 찾을 수 없는 케미"라면서 "배용준 때도 일본남자에게서 본 적 없는 왕자가 나타났는데, 이번에도 그런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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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현지 프로듀서는 함께 일한 일본 프로듀서, 작가, 배우들이 고생하면서도 좋은 협업 매너를 보여줘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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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주인공으로 나온 니키아도 후미는 아역으로 데뷔해 15년 연기 경력이지만, 사실은 채종협보다 한 살 어려요. 역시 아역 출신으로 하나오카 역의 나카가와 타이시도 25살의 젊은 배우에요. 태오에게 가위바위보를 져주는 신이 눈물이 날 정도였어요. 나카가와 씨도 이번에 팬이 많이 늘었어요. 한국어 대사까지 소화하는 등 유연함을 보여주신 스기모도 텟타(59) 씨에게도 감사해요. 이번 드라마 제2의 커플로 이케모토 마히로 역을 맡은 아이돌 출신 야마시타 미즈키(24)도 너무 친절했어요. 한국의 벤처투자사 민하나 대표로 나오는 배우 현리(37)은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배우로, 한국어와 일본어를 둘 다 능숙하게 하는, 무게감 있는 배우고요. 배우들은 예민할 수밖에 없는데, 다들 친근하고 채종협 배우와도 친해지려고 먼저 다가왔어요."
 차현지 프로듀서는 "'아이러브 유'는 악역이 없는 착한 드라마, 머리를 쓰야 하는, 복선이 잔뜩 들어있는 드라마가 아니고 편하게 보는 드라마"라고 했다.
 "거창한 예술 드라마를 만든 게 아니고, 일하고 퇴근하고 와서 맥주를 마시면서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마, 이 드라마를 보면서 씩 웃을 수 있게 하자, 이거 보면 기운이 난다고 한다면 성공하는 소박한 바람을 가지고 만든 드라마에요. 그런 진심이 통한 것 같아 감사해요. 선례가 없어 참고할 게 없었고, 포지셔닝을 어떻게 해야 할지 힘은 들었지만 보람을 느낍니다."
 차현지 프로듀서는 차기작으로 내년 드라마를 준비한다. 영화와 대본 쓰는 작업도 할 예정이다. 일본에서 한국과 관련된 문화콘텐츠 기획 등 새로운 역할을 해보려고 한다.
 "저는 외국인 노동자로서 1대 다(多)로 싸워야 하는 입장이에요. 한일합작이 아니고 일본 지상파 사원으로서 참여하다 보니 양국의 상식이 다른 점이 많아요. 저도 우리와는 다른 제작환경을 이해하면서 적응중이에요."
 마지막으로 차현지 프로듀서는 "앞으로 일본에서 하고 싶은 게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일본에서 한국문화의 인기가 많은 시기여서 한국인 프로듀서니까 작은 부분이라도 참가할 것 같아요. 아직 구체적 구상은 없지만,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를 같이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게 희망사항이에요. 한일합작품이면 제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봐요"라면서 "한국 프로듀서가 들어가 있는데, 한국 문화를 잘못 다루지 않았으면 해요. 외국인이 한국을 만든 것 같지 않게 만들어야죠. 다행히도 이번에는 일본 제작진이 많이 수용해주었어요. 신선한 경험이었죠"라고 답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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