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기준·근거 없이 여권 비판적 보도'사과', 청산 성격의 프로그램·인사 정리, 공정방송제도 무력화 등 취임 이후 행동 패턴 유사
[미디어오늘 노지민, 김예리 기자]
▲김백 YTN 사장과 박민 KBS 사장.
민영화된 YTN의 신임 사장으로 이명박 정부 시절 YTN 해직사태를 주도한 김백 전 상무가 돌아왔다. 김백 사장 취임식 전에 YTN은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진행자를 2016년 새누리당 인재영입으로 정계 진출, 유튜브 채널에서 '좌파도륙' 등을 내걸고 방송해온 배승희 변호사로 교체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지난 1일 취임 일성으로 이른바 '쥴리 보도'(윤석열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 의혹)가 문제였다고 말하더니, 3일 '불공정 보도 대국민 사과'를 내보냈다.
김 사장 취임과 동시에 YTN의 모든 뉴스 프로그램이 하루아침에 폐지됐고 선 폐지 후 개편 논의를 한다는 TF팀 구성원은 베일에 싸여 있다. 기존 앵커 상당수도 하루아침에 하차 당했다.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선임된 김 사장은 임명동의제 대상인 보도국장을 일방적으로 임명했다. 김 사장 취임 5일차까지 벌어진 일의 일부들이다.
이 같은 YTN의 행보는 지난해 11월 취임한 박민 사장의 KBS와 꼭 닮았다. 박민 사장은 윤 대통령이 자신을 임명제청하자마자 주요 본부장급 인사를 단행했고, 새 라디오센터장은 발령일자 전날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주진우 라이브' 제작진에게 진행자를 하차시키라고 했다. 박 사장 취임 첫날엔 주요뉴스 앵커가 전면 교체됐고, 시사교양프로그램 '더 라이브'가 이날부터 편성삭제된 끝에 폐지됐다. 박 사장 역시 취임 이틀만에 문재인정부 시절 '불공정 보도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YTN과 마찬가지로 임명동의 없이 보도국장(통합뉴스룸국장)도 임명했다.
KBS에 '땡윤뉴스' 수식어가 붙은 가운데, 탐사기획프로그램은 윤 대통령 세일즈 외교 홍보를, 신년 대담은 대통령 배우자 의혹 축소 창구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불렀다. 정치적 현안이 아닌 4·16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총선 이후 편성을 예고했음에도 '총선 영향' 등을 이유로 불방됐다. 이런 KBS 사례에 비춰 YTN 내부에선 세월호 10주기 특집방송이 제대로 방영될지 우려하고 있다.
평가 기준과 근거 없이 현 여권에 불리했던 보도를 '불공정'하다고 낙인 찍는 사과, 개편을 위한 논의나 절차 없이 청산하듯 이뤄진 시사·보도 프로그램 폐지와 인사, 언론계에서 취재·제작 자율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고자 마련한 제도들에 대한 무력화까지. 공영방송 KBS와 준공영방송에서 민영화된 YTN에서 벌어진 일들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흐르게 될까. 윤석열 정부 들어 논란의 중심이 된 KBS와 YTN의 주요 사건들을 일지 형태로 정리했다.
▲박민 KBS 사장, 김백 YTN 사장 취임 전후 주요 사건 일지. 그래픽=안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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