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시청자위원회에서 세월호참사 10주기 다큐 불방 집중 질의
'땡윤뉴스' 외면 받는다는 지적에 "YTN은 정파성 구독자층 확보"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KBS 본관. ⓒKBS
KBS가 총선 8일 뒤 방영될 4·16세월호참사 10주기 다큐를 '총선 영향'을 들어 불방시킨 이유에 대해 여전히 답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KBS 시청자위원회에서도 이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자 사측은 “여러가지 사회적 논란으로 번진 부분은 유감”이라고 했다. '세월호 다큐 불방'이라는 비판을 부인하는 과정에서의 거짓말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달 21일 3월 KBS 시청자위원회에서 여러 위원들이 세월호 10주기 다큐 4월 방영을 무산시킨결정을 질책했다. 5일 공개된 회의록에 따르면 정진임 위원은 10년 전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세월호참사를 교통사고에 빗댄 뒤 보도국장이 사퇴하고 사장(길환영)이 사과한 일을 언급한 뒤 “과거의 사과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또다시 세월호 참사 지우기를 하고 있다”며 “가장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명분도 없이 방송을 취소하고 내용을 변경하는 이유이다. 총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라고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최성민 시사교양1국장은 “기획안에 보면 '대형참사 PTSD 증후군 관련 다큐'라고 되어 있지 '세월호 10주기 기획 다큐'라고 되어 있지 않다”며 “불방 결정하거나 아이템을 중단시킨 것은 아니다. 아이템을 확장해서 방송하는 것이고, 제작 기간을 고려해 시간을 한두 달 정도 더 준, 6월 이후에 방송하기로 본부장께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작진이 동의하지 않은 부분, 이렇게 여러 가지 사회적 논란으로 번진 부분은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 '다큐인사이트' 기획안에는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라는 가제와 함께 세월호 참사 생존자인 유가영씨 이야기에 중점을 둔 구성이 적혀 있다. 가제는 유씨가 참사 이후 이야기를 담아 쓴 저서의 제목이다. 앞서 KBS는 세월호 다큐 불방을 비판하는 시청자청원에도 애초 세월호 기획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다가 “거짓 답변”(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이라는 비판을 산 바 있다.
사측이 '총선 영향' 관련 의문에 답하지 않는 것 또한 비판을 샀다. 양이현경 위원은 “(이제원 제작본부장이) 4월에 방송을 낼 수 없는 이유는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얘기했다고 많은 기사에서 나왔다”며 답변을 요구했다.
최 국장은 “그 자리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라며 즉답하지 않았다. 양이 위원이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는 없었다는 것인가” 묻자 그는 “국장으로서는 그런 것은 없다”고 모호하게 말했다.
이에 양이 위원은 “국장으로서는 없고 KBS 입장은 뭔가”라며 “누군가 답변을 해주면 안 되나”라고 여재차 물었다. 총선 이유가 아니라면 KBS가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정정보도를 요청하거나 사실관계를 바로잡아야 하지 않느냐는 반문도 이어갔다.
그러자 류삼우 부사장이 “본인이 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답을 못 할 것”이라며 “제작본부장에게 얘기해서 진위를 파악해 시청자위원회에 보고하는 게 합리적일 것 같다”고 정리했다.
▲2023년 12월26일 KBS 1TV에서 방영된 '시사기획 창-원팀 대한민국 세계를 품다' 이미지. 사진=유튜브 'KBS 시사'
이날 최경진 위원장은 KBS 보도의 정파성이 시청자들을 등 돌리게 했다고 지적했다. “닐슨코리아가 집계한 최근 평균 가구 시청률을 보면 KBS 9시 뉴스는 요즘 7%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8% 찍은 지는 벌써 오래되었고, 종종 6%대”라며 “작년 11월(박민 사장 취임) 이후 KBS 뉴스와 시사 제작물들의 불공정성과 정파성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일련의 곤혹스러웠던 비판들과 인과관계가 없지 않다”는 평가였다.
최 위원장은 '땡윤뉴스' '윤비어천가' 사례로 △박민 사장 취임 이튿날 일방적인 '불공정 보도 사과' 뉴스 △'입틀막' 비판을 부른 윤석열 대통령 과잉 경호에 대한 축소 보도 △윤 대통령 세일즈외교 홍보방송이라 지적된 '시사기획 창' <원팀 대한민국, 세계를 품다> △5분36초를 할애한 윤 대통령 영국 국빈 방문 의전 보도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축소 등으로 비판 받은 윤 대통령 특별 대담 △영화 <건국전쟁> 보도 등을 들었다.
이근우 취재1주간은 “저희 나름대로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서 상당히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며 “개개 뉴스 아이템에 대해서는 아마 보는 시각에 따라서 여러 시야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튜브에 '좋아요' 지표가, 충성도가 높은 구독자들이 중심”이라며 “YTN도 형식적으로는 공영방송이지만 KBS랑은 다르게 정파성이 강한 구독자층을 확보하는 데 크게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