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파트너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프리미어파트너스가 1조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계 기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어 주목된다. 크래프톤, SKIET 등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덕에 해외 ‘큰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복수의 플레이스먼트 에이전트(펀드 운용사와 출자자를 연결해 주는 곳)들이 프리미어파트너스에 접촉해 왔다. 일부 에이전트는 최소 2억달러(약 2700억원) 이상을 모아줄 수 있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2005년 벤처캐피털(VC)로 설립된 유한회사(LLC)형 펀드 운용사다. PE 부문에서는 지금까지 5개의 PE 블라인드펀드를 만들었고, 이번에 결성하는 펀드가 6번째다. 가장 최근 조성한 ‘프리미어 성장전략 엠앤에이 3호 PEF’의 규모가 7122억원이었는데, SK에코플랜트 투자와 미용 의료기기 업체 바임 인수 등에 자금을 상당 부분 소진한 상태다.
그동안 프리미어파트너스의 펀드에 외국계 출자자(LP)가 없었던 건 아니다. 2013년부터 글로벌 PE 아디안 등 해외 기관 서너 곳이 출자해 왔다. 다만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플레이스먼트 에이전트를 통해 다수의 LP들과 한꺼번에 접촉할 수 있게 돼, 해외 연기금 등 큰손들의 출자를 받을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프리미어파트너스가 글로벌 기관들의 관심을 받게 된 이유는 그동안의 투자 성과와 관련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전통 산업이나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후 매각)보다는 그로쓰캐피탈(고성장 기업에 소수지분을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는 운용사”라며 “고금리 및 저성장 시대에 이 같은 전략이 잘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프리미어파트너스가 현재 운용 중이거나 청산한 블라인드펀드의 내부수익률(IRR)은 낮게는 10%대 후반, 높게는 30%대에 육박한다. 프로젝트펀드의 경우 IRR이 70~80%에 달하는 것도 있다.
그동안 프리미어파트너스가 투자한 회사 중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크래프톤, SKIET, 2차전지 장비 업체 윤성에프앤씨다. 모두 3배 안팎의 수익을 안겨준 기업들이다. 특히 크래프톤을 통해서는 1000억원 넘는 수익을 얻었으며, SKIET에는 3000억원을 투자해 7500억원을 회수했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에코프로 계열사들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 지난해 에코프로이노베이션에 1000억원을, 에코프로비엠에 450억원을 투자했다.
그 외에도 여러 LP들에 출자 기회를 열어주는 프리미어파트너스의 운용 전략도 외국계 기관들로부터 점수를 딴 부분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좋은 포트폴리오에 투자할 때마다 여러 LP들에 참여 기회를 주기 위해 프로젝트펀드를 추가로 결성해 출자하도록 룸(room)을 열어줬다”며 “그 투자 건들이 좋은 성과를 낸 덕에 외국계 기관들에 신뢰감을 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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