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형 ISA 도입 이후 3년 동안 시장 ‘폭발적 성장’
2030 가입자 비중 5060과 ‘비등’…중개형에선 ‘추월’
ISA 납입한도‧세제혜택 확대 전망에 관심도↑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올해 실적 압박에 새로운 수익 창출원 찾기에 매진 중인 증권가에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주목하고 있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일환으로 ISA 시장 확대를 공언한 데다, 2021년부터 적용된 ISA 의무 가입 기간(3년)이 종료되는 해라서다.
ISA 자체가 증권사 실적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진 않지만, 1인당 1개의 계좌만 만들 수 있어 유치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또 증권사로선 ISA 고객 유치로 연금계좌나 기타 투자 상품 거래로 연계될 수 있어 관심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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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통장' ISA, 납입한도 늘고 세제 혜택 커진다
ISA는 하나의 계좌에서 예금, 적금,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2016년 3월 첫 출시돼 첫 해에만 239만 명이 가입할 저도로 인기를 끌었다. ISA 계좌는 매년 최대 2000만원씩 5년 동안 최대 1억원 한도로 저축할 수 있고, 순익이 발생하면 200만원까지 세금을 내지 않는다.
ISA 시장이 한 단계 더 커진 것은 2021년 투자중개형 ISA가 신규 도입되면서다. 중개형 ISA는 위탁매매업 허가를 받은 증권사에서만 판매 가능하며, 기존의 신탁형이나 일임형과는 달리 개인이 개별 종목을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초기에는 ISA 운용 자산이 예금에 쏠려 주로 은행권이 수익을 독식했는데, 정부가 중개형 ISA를 허용한 뒤로 증권사의 몫이 대폭 커졌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ISA의 납입 한도와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납입 한도를 기존 1억원에서 2억원으로 늘리고, 비과세 한도도 유형에 따라 최대 1000만원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국내 투자형 ISA를 신설해, 이자나 배당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도 ISA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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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형 ISA 도입에 3년 만에 시장 2.6배 성장
이 같은 움직임에 ISA 시장의 몸집은 크게 불어났다. 중개형 ISA 출시 이전인 2020년 말 194만 명이던 ISA 가입자는 지난 2월 기준 511만 명으로, 2.6배 늘었다. 같은 기간 신탁형 ISA와 일임형 ISA는 각각 88만 명, 7만 명 줄었지만, 중개형 ISA 가입자는 411만 명을 차지했다.
중개형 ISA 자체가 증권사만 판매 가능하다보니, 기존 강자였던 은행을 대신해 증권사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증권사 ISA 가입자 수는 2월 말 기준 416만 명으로, 전체 가입자 중 81%였다. 10명 중 8명 이상은 은행 등 다른 업권보다 증권사를 통해 중개형 ISA에 가입한다는 얘기다.
특히 2030세대를 중심으로 ISA 시장 관심도가 커졌다. 통상 ISA는 은퇴를 앞둔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관심도가 높았는데, 최근에는 청년층의 신규 가입 비중이 장년층을 넘어설 정도로 커졌다. 지난 2월 20세부터 39세가 가입한 중개형 ISA 계좌 수는 173만 좌에 달한 반면, 50~60세의 계좌 수는 138만 좌에 그쳤다. 신탁과 일임형을 포함한 전체 ISA 계좌 수는 2030세대가 193만 좌로, 5060세대의 198만 좌와 비등했다.
2016년 ISA 첫 도입 당시 한 시중은행의 ISA 관련 안내문을 바라보는 고객의 모습 ⓒ 연합뉴스
"ISA 만들면 ○○ 드려요"…더 치열해진 증권가 유치 경쟁
이에 증권가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2021년 첫 출시한 중개형 ISA의 만기가 다가온 데다. ISA에 대한 시장 관심이 뜨거울 때라서다. 대형 증권사들은 ISA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에 박차를 가했다.
NH투자증권은 다음 달까지 자사 중개형 ISA를 최초 개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NH멤버스 포인트 5000점을 제공한다. 1000만원 이상을 순입금 했다면 선착순으로 연 5% 특판RP(환매조건부채권) 가입 기회를 부여한다.
현대차증권도 롯데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한 중개형 ISA 계좌 개설 이벤트를 오는 6월까지 진행한다. 롯데카드 이용 고객이 기간 내 현대차증권 중개형 ISA 계좌를 최초 개설해 100만원 이상 거래했다면 신세계백화점 모바일 쿠폰 1만원을 받을 수 있다.
KB증권은 ISA 최초 개설에 더해 '이전' 계좌까지도 혜택을 늘렸다. KB증권은 오는 6월까지 자사 중개형 ISA 계좌를 신규 개설하거나 타 증권사 또는 은행의 ISA 계좌를 KB증권으로 이전하면, 입금 금액에 따라 넷플릭스 소수점 주식을 최대 20만원까지 증정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가에선 2021년 중개형 ISA가 처음 도입될 때 적극적 마케팅을 펼친 데 이어, 최근 늘어난 관심도에 발맞춰 유치 경쟁 2라운드에 돌입한 상태"라며 "정부 계획대로 국내투자형 ISA 도입까지 더해지면 증권사 간 마케팅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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