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재배 분석기·지진 탐지기 등
NASA, 과학 실험 장비 3종 확정
비행사가 미니 온실서 식물 키워
현지서 식량 확보·장기 거주 추진
2년 후 인류 최초의 ‘우주 농부’가 달에서 식물을 처음 재배할 전망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26년 달에 착륙할 우주 비행사들이 가져갈 과학 장비 3종을 확정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는 달 유전체 분석기(LDA), 달 지진계(LEMS), 달이 농작물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기기(LEAF)다. 이 장비들을 달에 가져가 다양한 실험을 하겠다는 것이다.
2026년 우주 비행사의 달 착륙을 계획한 미 항공우주국(NASA)이 달에서 농작물을 키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유럽우주국(ESA)이 달에 온실을 건설하고 농작물을 재배하는 장면을 묘사한 상상도이다./ESA
이 가운데 농작물 재배와 관련된 LEAF가 관심을 모은다. NASA는 “우주 방사선과 중력 환경에서 식물의 광합성과 생장, 스트레스 반응을 관찰하는 최초 실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캡슐에 씨앗을 넣어 달로 보낸 뒤 발아 과정 등을 원격 카메라로 관찰하고 LEAF로 분석한다는 계획이다. 달에서 자란 농작물을 다시 지구로 가져와 분석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대로 실행된다면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아닌 지구 밖 천체에서 우주비행사가 씨앗을 가져가 키우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NASA는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4년 만에 유인(有人) 달 착륙에 도전하는 ‘아르테미스’ 임무에서 이런 실험을 수행할 계획이다.
앞서 2019년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 4호’가 달에서 목화 씨앗 싹을 틔운 적이 있지만, 무인 탐사선에 실린 생육 장치로 한 것이고 사람이 달에서 직접 한 활동은 아니었다. 당시 실험 용기 안에서 싹을 틔운 목화씨는 2주를 못 버티고 얼어 죽었다. 2022년 미국 플로리다대 연구진은 1960~70년대 아폴로 우주선에서 가져온 달 토양으로 식물을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기온 문제가 해결되면 달 토양에서 식물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우주국(ESA)은 달에 대형 온실을 짓고 농작물을 재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우주개발 선진국들이 달에서 농작물을 키우려는 것은 현지에서 식량을 확보해야 장기 거주가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인류가 달과 화성 등으로 이주하기 위해 우주 작물 재배가 앞서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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