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70 평생 이렇게 못하는 정부 처음"
경남·울산 지역 방문 선거 유세
한동훈 "당시 나라 망해가던 것 기억 안 나나"
문재인 전 대통령이 2일 오후 울산 남구 삼호동 궁거랑길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남구 출마자 전은수 후보와 함께 시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국회의원 총선이 다가오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원 유세에 가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이 퇴임하면 관행상 정치 발언을 삼가는데 문 전 대통령이 일부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들에 대한 공개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 전 대통령이 "잊히고 싶다"고 했던 것과 모순된 행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은 2일 울산을 찾아 해당 지역의 민주당 후보들을 응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 점퍼를 입고 오전 김정숙 여사와 함께 울산 동구 보성학교 전시관에서 김태선 울산 동구 후보를 만나 인사한 뒤 지원 유세를 벌였다. 오상택 중구 후보와는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을 방문해 "민생이 너무 어렵다" "우리 정치가 너무 황폐해졌다. 70 평생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고 비판했다. 오후에는 울산 남구 삼호동 궁거랑길을 찾아 남구 출마자 전은수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문 전 대통령은 울산 방문 이유에 대해 "이번 총선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선거"라며 "특별히 연고가 있는 지역이나 후보를 찾아 조용히 응원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와는 지난 정부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라고 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무너진 조선 산업을 되살렸듯 김 후보는 무너진 민생을 다시 살릴 수 있는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오 후보에 대해서는 "지난 정부 청와대 안보실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이재영 민주당 경남 양산갑 후보와 함께 해당 지역의 벚꽃길을 찾았다. 문 전 대통령은 "70 평생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 것 같다"며 "무지하고, 무능하고, 무도하다. 이번에 꼭 우리 민주당,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 등 야당이 함께 좋은 성적을 거둬 이 정부가 정신을 차리게 해 줘야 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
여당은 반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으로 천안살리기' 성성호수공원 지원유세에서 "문 전 대통령이 70년 간 이런 정부를 보지 못했다고 했는데 그 말을 정말 돌려드리고 싶다"며 "그분은 우리의 기억력을 우습게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문 정부 당시 나라가 망해갔던 것 기억 안 나나. 부동산이 폭등하고 정말 살기 힘들었다"며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이 그분의 말을, 그리고 그 분이 이 나라를 이끌었던 시기의 어려움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리라 본다"고 직격했다.
야권 일각서도 탐탁치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5년 만에 정권을 내줬다는 책임론이 있는 분이 선거에서 앞장서게 되면 중도층 이탈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거 막판까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분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임기가 2년 남은 2020년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이후는 상상하지 않는다. 현실 정치에 연관된 일을 일체 하고 싶지 않고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었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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