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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김학수의 사람 ‘人’] "땀의 철학을 믿는다" 신치용 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이사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71
2024-04-02 15:17:00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25/2024/04/02/20240402150354064405e8e9410871751248331_20240402151701430.jpg?type=w647" alt=""><em class="img_desc">배구 명장 출신 신치용 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이사.</em></span> 어느새 올림픽공원에도 봄이 내려 앉았다. 공원 내 도로 가로수 벚꽃이 마치 사열하듯 질서정연하게 늘어서 있었고, 잔디 광장 주위에 노란 개나리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신치용 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이사 집무실 창 밖으로도 커다란 하얀 벚꽃나무가 화사한 맵시를 뽐내고 있었다. <br><br>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하는 신 대표는 누구보다도 계절의 변화를 빨리 감지한다. 드넓은 올림픽공원 자체가 일터이기 때문이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일 올림픽 공원을 둘러본다. 하루 8천보에서 만보 정도 걷는다. 공원 내 각종 시설물 안전 점검을 겸하고, 각종 나무와 꽃 상태도 살핀다. 이렇다보니 계절이 변화하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밖에 없다. 걸으면서 늘 “이렇게 멋진 공원을 잘 관리해주고 있는 직원 여러분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고 했다. 도쿄올림픽이 열렸던 도쿄 요요기 국립공원 등 외국의 여러 도심 공원을 방문했지만 올림픽공원만큼 시설과 환경이 잘 관리된 곳은 없다는게 그의 얘기이다. <br><br>신 대표는 지난 해 9월 스포츠공기업 한국체육산업개발 제14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한국체육산업개발은 서울올림픽공원 등 1988년 서울올림픽 시설의 관리 운영을 목적으로 1990년 설립된 국민체육진흥공단 출자회사다. 올림픽공원 뿐 아니라 미사 경정공원, 광명돔경륜장, 영주 경륜훈련원, 영종도 경정훈련원, 에콜리안 골프장 등의 시설물을 관리하고 있으며, 올림픽수영장, 올림픽공원스포츠센터, 분당·일산올림픽스포츠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총 임직원이 1500여명에 이른다.<br><br>취임 때만해도 모든 게 낯설었다. 삼성화재 배구 감독과 진천 선수촌장을 거쳐 공기업 책임자가 된 그는 처음에는 임직원들과 공감대를 넓히는데 힘을 썼다. 매사 자신부터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대표가 바뀔 때마다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댄 한국체육산업개발 노동조합도 신 대표의 조용히 실천하는 행동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고 한다. 취임 7개월째를 맞은 신 대표를 2일 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 사무실에서 만나 그동안의 얘기를 들어봤다. <br><br> <b><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data:image/gif;base64,R0lGODlhAQABAAAAACH5BAEKAAEALAAAAAABAAEAAAICTAEAOw==" class="imageLazyLoad" lazy-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25/2024/04/02/20240402150457046965e8e9410871751248331_20240402151701435.jpg?type=w647" alt=""><em class="img_desc"> 한국체육산업개발 신치용 대표(오른쪽)가 여자탈의실 잠입 ‘여장남자’ 현장 제압한 강사에 감사장 수여하고 있다. [한국체육산업개발 제공]</em></span><br><br>안전<span style="letter-spacing: 0pt;">, </span>청렴<span style="letter-spacing: 0pt;">, </span>존중 </b><br><br> <b> </b> 지난 해 10월 16일 새벽 신 대표의 핸드폰이 울렸다. 올림픽공원 만남의광장에 있는 불고기식당에서 불이 났다는 연락이었다. 새벽 시간이라 식당이 비어 있어 다친 사람은 없었다. 주방이 모두 불에 타며 소방 추산 8천만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고 한다. 수지 집에서 급하게 달려 나온 신 대표는 현장에 도착해 인명 피해가 없었다는 소식에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br><br>신 대표는 최근 올림픽수영장 여자탈의실에 여장을 하고 침입한 남성을 현장에서 제압한 신정환(34) 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 다비이즈프리 소속 프리다이빙 강사로 일하고 있는 신정환 씨는 지난 3월 23일 여장을 한 채 올림픽수영장 여자탈의실에 무단침입했다 발각돼 도망쳐 나오는 남성 A씨를 제압해 경찰에 인계했다. 신 대표는 “용기있는 행동으로 수영장 이용객의 안전을 확보하고 현행범 검거에 큰 도움을 준 신정환 강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br><br>신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세 가지를 강조한다. 안전, 청렴, 존중이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다중시설이 많은 회사 사업으로 인해 안전 사고 발발 가능성이 도처에 많다. 특히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대규모 문화 공연들이 많이 열려 임직원들은 안전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br><br>신 대표는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평소 아무리 잘 하더라도 안전 사고가 나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간다”며 ‘시설 구석 구석을 철저히 점검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유지하는게 최선“이라고 했다. 올림픽공원의 극성수기인 12월과 성수기인 10,11월에는 많은 차량이 몰려 주차문제에 특히 신경을 쓴다고 한다. 신 대표는 ”많을 때는 3만여명이 올림픽공원을 찾는다. 교통 사고 등 인명 피해가 나지 않도록 이 기간에는 임직원들이 특별 근무를 한다고 한다. 이런 덕분에 한국체육산업개발은 지난 34년간 중대사고 ’ZERO’를 달성할 수 있었다. <br><br>신 대표는 공기업인만큼 직원들의 청렴한 자세 유지도 중요하다고 했다. 조직 내 청렴 의식을 강화하고 청렴 문화 확산을 위해 매달 청렴의 날을 제정, 청년 퀴즈 등 이벤트와 행사들을 열고 있다. 신 대표는 “조직 내 청렴 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2청렴 추진계획을 내실 있게 추진하고 다양한 시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br><br>그는 직급과 직책상 상하가 있지만 서로 존중하고 또 배려하면서 일하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개인이 자신의 기량을 과시하는 원맨쇼 보다 모두가 함께 하는 팀워크로 일을 진행하는 걸 원한다. 자신부터 대표이사라는 직함을 낮추고 임직원들과 격의없이 소통하는 것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다. <br><br> <b><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data:image/gif;base64,R0lGODlhAQABAAAAACH5BAEKAAEALAAAAAABAAEAAAICTAEAOw==" class="imageLazyLoad" lazy-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25/2024/04/02/20240402150524003055e8e9410871751248331_20240402151701439.jpg?type=w647" alt=""><em class="img_desc">신치용 대표이사가 업무 중 전화를 받고 있다. </em></span><br><br>골프 중단한 경영자</b><br><br> 신 대표는 대표 생활 3년동안 골프를 중단하기로 했다. 최고의 배구 감독 출신인 그는 골프 실력도 수준급이었다. 스포츠계에서 골프 고수가 많기로 소문난 배구계에서도 그는 수준급 골퍼였다. 하지만 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이사를 맡은 뒤로는 사실상 골프를 중단했다. 오로지 경영에 전념하기 위한 때문이다. <br><br>삼성화재 감독 시절에는 겨울 시즌이 끝나면 배구인 뿐 아니라 체육인들과의 교류를 위해 골프를 많이 한 편이었다. 진천 선수촌장을 마치고 한국체육산업 개발 대표이사 발령을 받기 전까지 시간이 나면 골프를 즐겼다. 하지만 대표이사를 맡고 나면서 공기업 대표로서의 책임감과 함께 경영을 위해 골프를 중단하게 된 것이다. <br><br>신 대표는 “환경이 달라지면 자세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골프는 대표이사가 끝난 이후에 할 것”이라며 “재임기간 제대로 일을 하기 위해서 골프 생각은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br><br>하지만 그는 자신이 골프 중단을 한 것이 직원들에게 경직된 분위기를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신의 업무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행동이 직원들에게 불필요한 영향을 미치면 안된다는 것이다. “조직이 목표를 향해 가기 위해선 직원들이 리더의 개인 행동에 영향을 받아선 안된다”고 했다. <br><br> <b><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data:image/gif;base64,R0lGODlhAQABAAAAACH5BAEKAAEALAAAAAABAAEAAAICTAEAOw==" class="imageLazyLoad" lazy-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25/2024/04/02/20240402150735003155e8e9410871751248331_20240402151701445.jpg?type=w647" alt=""><em class="img_desc">삼성화재 감독 당시 배구공을 들고 훈련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em></span><br><br>'땀의 철학'을 믿는다</b><br><br> 신 대표는 여러번 변신을 했다. 선수 시절에는 세터를 맡았다. 청소년 대표를 했지만 선수로는 이름을 크게 날리지 못했다. 하지만 지도자로 대성공을 거뒀다. 삼성화재 감독으로 V리그를 평정했다. 21년 동안 총 16번 정상에 섰고, 국가대표 사령탑까지 지냈다. 지도자로 정점을 찍은 그는 이후 활동 폭을 넓혔다. 삼성 스포츠를 총괄하는 단장(부사장)을 지냈고, 국가대표들의 요람인 진천선수촌장을 맡았다. <br><br>선수, 지도자,행정가 등을 두루 경험한 신 대표는 ‘땀의 철학’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땀을 값지게 흘리면 반드시 댓가가 뒤따른다는 것이다. 선수과 감독 시절, 그는 누구보다도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을 좋아했다. 그는 삼성화재 감독으로 최고 사령탑으로 활약할 때,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팀이 선두를 달리고 있어도 어이없이 경기 내용을 한 날에는 숙소로 돌아가서 선수들을 코트로 불러내 잘 안 된 부분을 훈련하도록 한 것이다. <br><br>배구계에서 그의 지도를 받은 삼성화재 선수 출신들이 지도자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땀을 많이 흘리면서 역경을 이겨냈기 때문이다. 여자 배구 정관장의 고희진 감독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고희진 감독은 선수 시절보다 지도자로 성공한 케이스다. 삼성화재 감독을 거쳐 정관장 감독으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br><br>그는 진천선수촌장을 맡았을 때 각 종목 대표선수들이 어떻게 훈련하는 지를 꼼꼼히 살폈다. 철저한 훈련주의자인 그는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평소 훈련에 충실한 종목 선수들은 원하는 대로의 결과를 냈었던데 반해 그렇지 못한 종목 선수들은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다”며 “강훈련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자신을 위해 하는 훈련에 소홀히 하면 절대 정상에 설 수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예정 보다 1년 뒤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은 종합 16위(금 6, 은 4, 동 10)에 그쳤다. 종합 3위에 오른 개최국 일본과 격차가 크게 벌어졌던 것이다. <br><br>그는 “사회적 변화에 민감한 것은 대표선수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먼저 운동선수들은 자신의 목표를 이루려면 먼저 강훈련으로 기초체력을 만들어놓아야 한다”며 “운동은 결코 체력 없이는 안된다. 자기의 인권이 중요하다는 착각으로 운동을 등한시 하는 것은 운동 선수로서의 기본적인 태도는 아니라고 본다. 인권 의식을 훈련에서 행동으로 직접 보여주는게 운동선수의 진짜 모습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은 선수들이 많이 보였다”고 말했다. <br><br> <b><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data:image/gif;base64,R0lGODlhAQABAAAAACH5BAEKAAEALAAAAAABAAEAAAICTAEAOw==" class="imageLazyLoad" lazy-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25/2024/04/02/20240402150812031255e8e9410871751248331_20240402151701449.jpg?type=w647" alt=""><em class="img_desc">한국체육산업개발 본사 1층 로비에 설치된 '국민과 함께' 안내판. </em></span><br><br>세상은 두루 다 통한다</b><br><br> 신 대표는 70세 문턱을 앞두고 있다. 올해 69세이다. 중국 시인 두보의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 자고로 사람이 나이 칠십을 살기 어렵다)’라는 싯구처럼 오랜 삶을 살아오는 동안 깊이 깨달은 게 있다. 세상은 두루 다 통한다는 것이다. 배구로 시작한 그의 삶은 체육을 넘어서 경영자로서 도덕, 윤리를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지만 사람 사는데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요소들은 비슷하다는 것이다. <br><br>세상 일들은 복잡하고 전문성이 많지만 내심 서로 맥락적으로 통하는게 있다.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기본적으로 열정을 갖고 긍정적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이 자신의 뜻과 목표를 이룬다는 것이다. <br><br>신 대표의 경우도 성공한 삶만 살았던 것은 아니다. 선수 생활을 끝내고 한국전력에서 평사원으로 근무를 하려다가 배구 코치로 추천을 받았을 때, 삼성화재 감독에서 물러나 한 때 야인 생활을 할 때, 진천선수촌장에서 퇴임하고 백수 생활을 할 때 등이다. 그는 삶의 고비 길에서도 희망의 끈을 결코 놓치 않고 미래를 준비했다고 한다. 한국체육산업 대표이사 자리도 윤석열 정부에서 그의 다양한 경험과 지도력 그리고 행정력에 높은 점수를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br><br>그는 일단 배구계를 떠났지만 배구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 한국 남녀배구가 최악의 위기 생활에 놓인 것을 누구보다도 안타깝게 여긴다. 남녀 프로배구에 외국인 사령탑이 점차 늘어나는 것을 내심 아쉬워한다. 감독은 성적과 함께 팀 문화도 만들어 나간다는 점에서 외국인 감독을 선호하는 지금의 분위기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배구 얘기를 할 때 더 밝은 표정을 짓는 신 대표는 어쩔 수 없이 ‘영원한 배구인’임을 느낄 수 있었다. <!-- /* 기자 카드 + 본문 내 기자 정보 --> <!-- 카피라이트 배너 --> <!-- 기사 분류 --> <!-- 언론사 프로모션 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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