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전공의 중심 '전국 암 환자·만성질환자 분류 프로젝트' 
'아급성 환자' 위해… 진단한 교수와 연락해 대안 찾는다 
젊은 의사들 "환자 아니라 병원 떠난 것… 국민 신뢰 중요"

사직한 개인 전공의들이 환자들의 불안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전국 암 환자·만성질환자 분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히며 환자와 의사의 신뢰를 강조했다. 류옥하다씨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빌딩 회의실에서 젊은의사(전공의·의대생) 동향조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사직한 개인 전공의들을 중심으로 전국 암 환자·만성질환자 분류 프로젝트인 'NCTP'(Nationwide Cancer/Chronic disease Triage Project)가 시작된다. 진료 지연 등으로 인한 아급성 환자들의 불편과 불안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류옥하다 대전성모병원 사직 전공의는 2일 오전 서울 종로에서 브리핑을 갖고 "환자분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으실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전국 암 환자·만성질환자 분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류옥씨는 전날 소비자단체 연합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만나 현 사태에 대한 환자들의 불안과 고통에 관해 얘기했다. 그는 "병원을 지키는 지친 의료진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통받는 환자분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교차했다"며 의사로서의 본분을 되새겼다고 전했다. 그를 포함한 지방 전공의·의대생, 빅5 병원 전공의·의대생 등 젊은 의사들은 '환자와 국민의 신뢰'가 붕괴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도 했다.

현재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벌어진 의료사태로 인해 암 환자·만성질환자 등 아급성 환자들의 직접적인 불편함이 크다고 짚었다. 암 환자의 경우 1~3개월 사이 암이 진행되거나 항암치료를 받아야하는 경우가 많기에 진료가 지연되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정부는 "의료체계를 일방적으로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환자분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하고 실천해보려 한다"며 전국 암 환자·만성질환자 분류 프로젝트 시작하겠다고 설명했다.

전국 암 환자·만성질환자 분류 프로젝트는 개인정보 제공과 제3자 제공에 대한 동의 하에 환자의 이름과 연락처, 질병명과 진단 시기, 첫 진단 병원과 진단 교수, 질병 현황, 예약·치료 지연 정도, 지연에 따른 불편함 등을 수집한 후 진단 교수와 연락해 지연에 따른 위험도를 평가해 각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형태로 진행된다.

류옥씨는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진단한 교수와 연락해 환자의 상황에 맞는 대안을 찾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료 지연에 따른 위험도를 교수와 함께 평가해 대안을 찾겠다는 것이다. 독자 판단이나 진단을 내리려는 것이 아니라고도 부연했다.

그러면서 "개인들이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복지부에 이 센터가 구축돼 '공식 시스템'화 되길 바란다"며 현 사태가 마무리된 후에도 이 프로젝트가 의료전달체계에 기여하길 바란다는 뜻을 보였다. 해당 프로젝트를 기획한 류옥씨와 사직 전공의들은 현재 의대 교수들과 병원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휴학 학생들과 사직 전공의들의 봉사활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차기 회장 당선인 또한 "대한의사협회는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이 사태 해결의 핵심은 '그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는 해결책이 나와야 된다'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옥씨는 국민들에게 "저희(사직 전공의들)는 병원을 떠난 것이지 결코 환자 곁을 떠난 것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젊은 의사들은 환자들과 연대할 것"이라며 "약자와 약자가 뭉쳐 변화를 만들어내자"며 의지를 드러냈다.

김서현 기자 rina236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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