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께 대한상의 금융산업위·대기업 대상
밸류업·PF 주제로 강연
5월 가이드라인 발표 전 기업 의견 수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오는 15일께 대한상공회의소 금융산업위원회와 삼성·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강연한다. 이복현 원장이 삼성 등 국내 주요 대기업에 밸류업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에 대해 소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상의는 국내 4대 경제단체 중 한 곳으로, 5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두고 금융업계·기업 등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이 같은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주관한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 행사가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토론회에서는 공매도 전산화 구축 등 공매도 이슈와 한국 증시에 대한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의견들이 오갔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이복현 금감원장은 오는 15~16일께 대한상의에서 대한상의 산하 금융산업위원회와 삼성 등 국내 대기업 등 회원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내용과 방향성에 대해 소개한다. 이번 강연은 대한상의 요청으로 성사됐으며 강연날짜는 이르면 이번 주 확정된다.
금융산업위원회는 대한상의 산하 13개 위원회 중 하나로, 금융 이슈에 대한 업계 구심점 역할을 하기 위해 2007년 출범했다. 현재 국내 금융지주, 증권사 등 48곳이 소속돼 있으며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전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번 강연에는 금융산업위원회뿐 아니라 삼성, 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도 참석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대한상의 강연 후 행동주의 펀드가 참석하는 간담회도 열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에 친화적인 현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기업인들을 먼저 만나 밸류업 프로그램의 취지와 내용을 전달하고 가이드라인 발표 전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사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5월 중 최종 발표한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대한상의에서 분기별로 진행하는 강연이 있는데 이번에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금감원에 강연 요청이 왔다"며 "밸류업 가이드라인 발표 전에 기업들 의견을 수렴하고, 현 정부가 강조하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취지"라고 귀띔했다.
이는 지난달 20일 윤석열 대통령이 기업인들을 만나 "가장 기업 하기 좋은 나라, 기업가가 가장 존경받는 나라를 함께 만들어보겠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 원장이 직접 등판해 밸류업을 소개하는 자리인 만큼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의 참석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대한상의는 대상기업에 참석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번 강연의 또 다른 주제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다. 최근 건설업계에선 태영건설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계기로 총선 후 PF발 위기설이 부상하고 있다. 총선이 끝나면 정부가 억지로 틀어막은 PF 관련 부실들이 터져 건설업계의 줄도산이 우려된다는 게 '위기설'의 요체다. 업계와 시장 전반에 4월 위기설이 확산하자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말 여의도 주택건설회관에서 금융권·건설업계와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원장은 "부동산 PF 만기연장을 빌미로 건설업계로부터 대출 금리나 수수료를 더 받는 금융회사들은 없는지 점검하겠다"며 PF 부실 사업장을 대상으로 금융권 정상화 지원 펀드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달 중순 예정된 간담회에선 국내 주요 은행·증권사 CEO들이 자리하는 만큼 PF 위기설 진화를 위한 금융업계의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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