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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포커스] 프로탁구에서 세계마스터즈까지…강릉에서 본 한국 탁구의 부흥기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8
2026-06-17 12:58:00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6/06/17/0000613835_001_20260617125819252.jpg" alt="" /><em class="img_desc">XIOM 2026 강릉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가 8일간의 여정을 마쳤다. 대회 기간 함께 어울린 세계 각국 참가자들. ⓒ대한탁구협회</em></span></div><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6/06/17/0000613835_002_20260617125819306.jpg" alt="" /><em class="img_desc">메인 경기장이었던 강릉 오발(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는 100대가 넘는 탁구대가 설치됐다. ⓒ대한탁구협회</em></span></div><br><br>[스포티비뉴스=강릉, 정형근 기자] 85개국에서 2,481명의 선수가 모였다. 동반 가족과 관계자, 운영 인력까지 포함하면 4,000명이 넘는 인원이 강릉을 찾았다. 40세 이상부터 100세가 넘는 참가자들까지 같은 공간에서 라켓을 잡았다.<br><br>XIOM 2026 강릉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가 12일 강릉 오발(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마지막 경기와 페어웰 파티를 끝으로 8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한국에서 처음 열린 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이자 국제탁구연맹(ITTF)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대회였다. 이번 대회에는 선수 2481명을 비롯해 동반 가족과 관계자, 운영 인력 등 4000명 이상이 강릉을 찾았고, 전 세계 탁구인들은 나이와 국적, 언어를 넘어 탁구라는 공통 언어로 교류했다.<br><br>이번 대회는 단순한 생활체육 국제대회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세계 최대 규모의 마스터즈 탁구 축제였고, 동시에 한국 탁구가 어디까지 성장했는지 보여준 무대였다. 프로탁구 출범 이후 넓어진 선수층, 성장한 생활체육 저변, 평생 스포츠 문화의 확산까지. 강릉에는 지금 한국 탁구의 현재와 미래가 함께 담겨 있었다.<br><br>강릉 세계마스터즈는 처음부터 일반 국제대회와는 결이 달랐다.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이 최고의 선수를 가리는 무대라면 세계마스터즈는 탁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에 가까웠다. 승패보다 참여와 교류에 더 큰 의미가 있었다.<br><br>대회 운영 방식도 이를 보여줬다. 참가자들은 그룹 예선을 치른 뒤 메인드로와 콘솔레이션 토너먼트로 나뉘어 경기를 이어갔다. 한 번 졌다고 대회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한 방식이었다. 서로 다른 국적의 선수들이 복식 파트너로 호흡을 맞추며 우정을 나눈 것도 세계마스터즈만의 특징이었다. 메달 경쟁을 넘어 모든 참가자가 끝까지 대회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무대였다.<br><br>강릉 오발과 강릉아레나에는 하루 종일 다양한 언어가 오갔다. 그러나 탁구대 앞에서는 국적도, 나이도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경기장 곳곳에서는 기념사진을 찍고 선물을 교환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세계마스터즈는 경쟁보다 교류가 먼저인 대회였다.<br><br>국제탁구연맹 회장인 페트라 쇠링이 선수로 참가한 것도 같은 이유다. 그는 귀빈이 아닌 선수 자격으로 강릉을 찾았다. 페트라 회장은 "저는 언제나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탁구는 어디에서나 할 수 있고 평생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고 말했다. 또 "마스터즈 대회는 오래된 친구를 만나고 새로운 친구를 만드는 자리"라고 설명했다.<br><br>세계 탁구를 이끄는 수장조차 선수로 코트에 서는 풍경은 세계마스터즈가 가진 특별한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곳에서는 직함보다 라켓이 중요했다. 회장도 선수이고, 동호인도 선수였다.<br><br>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울림을 준 인물 가운데 한 명은 한국 최고령 참가자인 차윤 교수였다. 올해 95세인 그는 남자 90세 이상부에 출전했고 개막식에서는 선수 대표 선서도 맡았다. 해군 장교와 외교관, 교육자로 살아온 그는 지금도 일주일에 세 번 새벽마다 탁구장을 찾는다.<br><br>차 교수는 탁구를 '대화'라고 표현한다.<br><br>"공을 주고받다 보면 사람이 가까워진다. 결국 서로 주고받는 것이 대화다."<br><br>그의 인생에도 탁구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미국 유학 시절 지금의 아내를 만난 것도 탁구 덕분이었다. 선수 출신이었던 아내와 라켓을 사이에 두고 시작된 인연은 60년이 넘는 동행으로 이어졌다.<br><br>강릉 세계마스터즈가 특별했던 이유도 바로 이런 만남 때문이다. 한쪽에서는 1988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현정화가 선수로 코트에 섰고, 다른 한쪽에서는 95세 차윤 교수가 라켓을 들었다. 또 미국의 위엣 위 와는 102세의 나이로 이번 대회 최고령 참가자가 됐다. 엘리트 선수와 생활체육인, 세계 챔피언과 동호인이 같은 공간에서 경쟁하고 교류하는 풍경은 세계마스터즈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br><br>차 교수는 102세 참가자의 이야기를 듣고 또 다른 목표도 세웠다.<br><br>"그 연세에도 나오신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용기가 생긴다. 왜 나는 못 하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br><br>95세 참가자가 다음 세계마스터즈를 꿈꾸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동호인들과 같은 코트에 서는 풍경. 이것이 세계마스터즈가 말하는 평생 스포츠의 가치다.<br><br>강릉 대회는 한국 생활체육의 변화를 보여주는 무대이기도 했다. 대한탁구협회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생활체육 대표팀을 선발했다. 선발전을 통해 국가대표를 뽑고 합숙훈련까지 진행했다. 생활체육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무대에 출전한 것이다.<br><br>이태성 대한탁구협회장은 "생활체육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을 갖고 세계무대에 서는 경험 자체가 중요했다"며 "엘리트 선수뿐 아니라 생활체육인들에게도 목표와 동기를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br><br>이어 "세계마스터즈는 생활체육인들에게는 올림픽과 같은 무대"라며 "선수 생활을 하지 않았더라도 탁구를 통해 세계를 경험하고 새로운 목표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br><br>과거 생활체육은 말 그대로 취미 영역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동호인들도 체계적인 경쟁 시스템을 통해 국제무대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생활체육 국가대표의 등장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생활체육이 엘리트 체육과 별개의 영역이 아니라 하나의 스포츠 생태계 안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다.<br><br>한국 선수들도 안방에서 처음 열린 세계마스터즈 무대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한국은 금메달 14개, 은메달 12개를 획득하며 선전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의 가치는 메달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세계 각국 선수들과 함께 뛰고 경쟁하며 교류했다는 경험 자체가 더 큰 의미를 남겼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6/06/17/0000613835_003_20260617125819358.jpg" alt="" /><em class="img_desc">2026 두나무 프로탁구 시리즈1 본선이 열린 인천국제공항공사 스카이돔. ⓒKTTP</em></span></div><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77/2026/06/17/0000613835_004_20260617125819404.jpg" alt="" /><em class="img_desc">프로탁구는 기존 실업ㆍ학생 대회와 달리 전문 스포츠 이벤트 형식을 적극 도입했다. ⓒKTTP</em></span></div><br><br>강릉 세계마스터즈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최근 한국 탁구가 보여주고 있는 변화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한국프로탁구연맹(KTTP)이 있다.<br><br>과거 한국 탁구는 국가대표 중심 구조가 강했다. 국제대회가 열릴 때 관심을 받았고 대회가 끝나면 관심도 함께 줄어드는 경우가 많았다. 팬들이 선수들의 경기를 지속적으로 접할 기회는 제한적이었다.<br><br>프로탁구는 이런 구조를 바꾸기 시작했다. 특히 경기 운영 방식에서 변화가 두드러진다. 프로탁구는 기존 실업·학생 대회와 달리 전문 스포츠 이벤트 형식을 적극 도입했다. 선수 입장 연출과 음악, 대형 전광판, 선수 소개 영상, 장내 아나운서 운영, LED 조명 효과, 전문 중계 시스템 등 SPP(Sports Presentation Program)를 적용하며 '보는 스포츠'로서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br><br>프로탁구 시리즈 현장은 기존 탁구대회와 확연히 달랐다. 경기장 조명이 어두워지고 선수 입장 음악이 흐르면 관중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코트로 향한다. 선수들은 소개 영상을 통해 등장하고 관중들은 응원과 환호로 화답한다. 프로농구나 프로배구 경기장에서 볼 수 있었던 연출이 탁구장에서도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br><br>이러한 변화는 탁구를 단순히 경기 결과를 확인하는 종목이 아니라 현장에서 즐기는 스포츠 콘텐츠로 바꾸고 있다. 선수들은 정기적으로 팬들과 만날 수 있는 무대를 갖게 됐고 팬들은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하며 종목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게 됐다.<br><br>최근 프로탁구 시리즈가 관중 증가와 함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프로 선수들은 경쟁 무대를 얻었고 팬들은 새로운 볼거리를 얻었다. 종목 전체의 관심도 역시 이전보다 넓어지고 있다.<br><br>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결이다.<br><br>프로탁구는 엘리트 선수들의 무대를 넓혔고, 세계마스터즈는 생활체육의 무대를 넓혔다. 생활체육 국가대표는 그 중간에서 새로운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br><br>한쪽에서는 프로 선수들이 리그를 통해 경쟁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동호인들이 세계마스터즈에서 국제 경험을 쌓는다. 그리고 어린 선수들은 그런 모습을 보며 새로운 꿈을 키운다. 과거에는 분리돼 있던 영역들이 이제는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br><br>이번 대회는 경기장을 넘어 개최 도시 강릉과 함께하는 축제로도 확장됐다. 참가자들은 경기 일정 외에도 강릉의 관광지와 문화를 경험했다. 외국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한글 서예 체험 프로그램은 예정 기간을 연장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br><br>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산인 강릉 오발은 다시 한 번 세계 스포츠 축제의 무대가 됐다. 강릉시는 행정지원단을 구성해 조직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했고 자원봉사자와 운영진, 군·경·소방 등 유관기관도 성공 개최를 위해 힘을 보탰다.<br><br>대한탁구협회 이태성 회장은 이번 대회를 "생활체육계의 올림픽"이라고 표현했다.<br><br>그는 "강릉 세계마스터즈를 통해 한국 탁구가 가진 생활체육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탁구는 어린 선수부터 어르신들까지 평생 즐길 수 있는 종목인 만큼 앞으로도 생활체육 저변 확대와 국제 교류에 힘쓰겠다"고 말했다.<br><br>대회 마지막 날에는 차기 개최지인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국제탁구연맹기가 전달됐다. 강릉에서 시작된 세계마스터즈의 추억은 이제 새로운 무대로 이어진다.<br><br>강릉에서는 8일 동안 수많은 장면이 만들어졌다. 102세 참가자가 라켓을 들었고, 95세 참가자는 다음 대회를 꿈꿨다. 생활체육 국가대표가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무대에 도전했고, 세계 각국 선수들은 국경을 넘어 파트너가 됐다.<br><br>프로탁구의 성장, 생활체육 국가대표의 등장, 세계마스터즈의 성공은 결국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br><br>한국 탁구가 국가대표 몇 명의 성적에 의존하는 종목을 넘어 프로 스포츠와 생활체육이 함께 성장하는 건강한 생태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br><br>프로탁구가 선수들의 무대를 넓히고, 세계마스터즈가 생활체육의 무대를 넓히는 동안 한국 탁구는 조금씩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국가대표 몇 명의 성적이 아니라 프로 스포츠와 생활체육, 평생 스포츠 문화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 8일간의 강릉 세계마스터즈는 한국 탁구가 맞이한 새로운 부흥기의 모습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현장이었다.<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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