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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김종석의 그라운드] "후지산처럼 키운다."…일본 테니스의 10년 설계도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10
2026-03-18 14:13:00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 스타 의존에서 시스템으로…구조 전환<br>- 학교·클럽 '두 바퀴' 모델, 선수 성장 경로를 바꾼다.<br>- "공부도 운동도 놓쳤다."…한국 학원 스포츠 단절 문제<br>- 저변 확대부터 투어 적응까지…10년 설계도의 차이</strong><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3/18/0000012777_001_20260318141311251.png" alt="" /><em class="img_desc">일본 스포츠의 국제경쟁력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정상권으로 급상승했다. AI 생성 이미지 </em></span></div><br><br>최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 스포츠 비교 열풍이 다시 일어나고 있습니다. 야구를 비롯해 축구, 농구, 배구 등 국내 인기 프로 종목은 선수 몸값을 일본보다 몇 배 앞서지만, 오히려 국제경쟁력은 뒤진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그 원인을 분석하는 목소리도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종목은 달라도 어릴 적부터 선수 육성 시스템의 차이가 결국은 한국과 일본의 현격한 격차로 연결된다는 지적이 대부분입니다.<br><br>  일본은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75개를 따내 한국(49개)을 추월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1년 늦춰줘 2023년 열린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일본은 금메달 52개로, 한국(42개) 보다 앞섰습니다. 앞서 2008년 도하(한국 58-일본 50), 2010년 광저우(한국 76-일본 48), 2014년 인천(한국 79-일본 47) 아시안게임의 판세가 뒤집힌 겁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3/18/0000012777_002_20260318141311437.png" alt="" /><em class="img_desc">한국 일본 중국 아시안게임 금메달 추이. </em></span></div><br><br>일본은 테니스에서도 '세계 톱 국가' 도약을 위한 장기 육성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일본테니스협회(JTA)가 추진하는 '후지 프로젝트(Fuji Project)'는 단순한 유망주 발굴을 넘어, 전국 단위의 통합 육성 체계를 구축하려는 중장기 전략의 핵심입니다. 과거 니시코리 케이, 오사카 나오미 등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했던 구조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세계 수준의 선수를 배출하는 '시스템형 국가'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에 가깝습니다.<br><br>  후지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명확합니다. 일본 전역에 흩어져 있는 유망주를 발굴해 하나의 파이프라인 안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단계별로 성장시키는 겁니다. 협회는 기술뿐 아니라 체력, 전술, 멘탈을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챔피언 교육'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단순히 경기력이 좋은 선수를 넘어, 국제 투어에서 지속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완성형 선수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br><br>  그 핵심은 '연결'입니다. 지역 단위 훈련에서 출발한 선수가 주니어 대표, 나아가 국가대표로 이어지는 과정이 단절 없이 설계돼 있습니다. 특히 주니어 단계부터 세계 랭킹을 기준으로 성장 목표를 설정하는 점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세계 100위, 그리고 톱50 진입을 현실적인 목표로 삼고 이에 맞는 훈련과 국제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는 단순한 국내 경쟁을 넘어 글로벌 기준에서 선수를 평가하겠다는 의미입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3/18/0000012777_003_20260318141311484.png" alt="" /><em class="img_desc">일본 테니스 주니어 육성을 위해 마련된 수조 챌린지 캠프. </em></span></div><br><br>이 과정에서 상징적인 프로그램이 '슈조 챌린지(Shuzo Challenge)'입니다. 일본 테니스의 상징적 인물 마쓰오카 슈조가 주도하는 이 캠프는 기술 훈련을 넘어 '경쟁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1995년 윔블던에서 8강에 진출한 마쓰오카는 니시코리가 등장하기 이전 일본 테니스의 최고 스타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슈조 챌린지는 강한 정신력, 적극적인 경기 운영, 국제무대에서 자신감, 기본기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를 집중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단기간이지만 핵심 인재를 선별하고 상위 레벨로 끌어올리는 촉매 역할하고 있습니다. 해외 유명 코치도 초빙해 지도를 받는 프로그램도 있습니다.<br><br>대한테니스협회 역시 주원홍 회장 부임 후 주니어 육성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다행으로 보입니다. 스타 출신 윤용일 감독을 미래 대표팀 전임 지도자로 발탁해 10대 유망주 기량 향상과 국제무대 경험 확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장충장호테니스재단 같은 뜻 있는 기관에서도 꿈나무 지원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br><br>  일본 시스템의 또 다른 특징은 학교 '부활동(部活動)'과 민간 클럽 시스템의 병행 구조입니다. 일본은 중·고교 중심의 부활동을 통해 기본기를 다지고, 동시에 지역 클럽과 아카데미를 통해 전문성과 경쟁력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부활동은 팀워크와 규율, 꾸준한 훈련 습관을 길러주는 기반 역할을 합니다. 클럽 시스템은 개인 맞춤형 훈련과 국제대회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두 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선수는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면서도 엘리트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됩니다.<br><br>   특히 클럽 시스템은 지역 단위에서 시작해 상위 레벨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를 갖습니다. 우수 선수는 협회 프로그램과 연계돼 더 높은 수준의 훈련을 받게 되고, 해외 순회 경험까지 단계적으로 지원받습니다. 이는 '학교-클럽-국가대표'로 이어지는 다층 구조의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입니다. <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3/18/0000012777_004_20260318141311535.png" alt="" /><em class="img_desc">일본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주니어 프로그램.</em></span></div><br><br>한국에서는 학생 운동선수 학습권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수업 의무 참여, 주말리그 시행 등의 제도를 강행하면서 오히려 공부와 운동 두 토끼를 모두 놓쳤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 테니스 지도자는 "선수들이 수업에 들어가도 실질적인 교육효과는 별로 없다. 그냥 잠을 자라고 한다고도 하더라. 선수들이 학교를 관두고 클럽에서 운동만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비교적 출석 관리가 자유로운 방송통신고로 옮겨 운동에 집중하는 골프 유망주도 많습니다. 일본과 달리 학교와 클럽의 단절 현상이 일어나는 겁니다.<br><br>  일본의 학교-클럽 '두 바퀴' 구조는 여러 종목에서 공통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NH농협은행 정구 선수 출신으로 일본 시즈오카에 거주하는 김경자 씨는 "일본에서 교사의 과도한 업무가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운동부를 맡고 있는 교사라면 주말과 방학에도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 부활동을 줄이는 대신 클럽에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이유다"라고 말했습니다.<br><br> 인프라 확충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일본은 국제대회 유치를 확대하고, 하드코트와 클레이코트는 물론 실내 코트를 꾸준히 늘려 연중 훈련이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는 선수들이 해외투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도록 돕는 전략적 투자입니다. 단순한 시설 확장이 아니라, 세계 투어와 동일한 조건을 국내에서 경험하게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물이 새는 선수 식당과 갈라진 코트에서 여자 프로테니스(WTA)투어 대회를 치러야 하는 국내 실정과는 대조적입니다. <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3/18/0000012777_005_20260318141311630.png" alt="" /><em class="img_desc">테니스 저변 확대를 위해 일본 학교에서 보급하고 있는 '테니핀'. </em></span></div><br><br>저변 확대 역시 중요한 축입니다. 일본은 테니스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플레이&스테이(Play & Stay)' 프로그램과 간소화된 테니스 형태인 '테니핀'을 도입했습니다. '테니핀'은 테니스의 재미를 누구나 쉽게 맛볼 수 있도록 용품과 규칙을 조정했습니다. 배드민턴 코트와 거의 같은 코트의 작은 크기로, 수제 골판지 라켓이나 손바닥을 감싸는 타입의 라켓을 손에 끼워 넣어, 넷을 사이에 두고 스펀지 볼을 주고받습니다. 어린이와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고, 생활체육과 엘리트 스포츠를 동시에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입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선수 풀을 넓히고 경쟁력을 유지하는 기반이 됩니다.<br><br>  결국 후지 프로젝트는 '엘리트 육성'과 '저변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이중 구조입니다. 유망주를 발굴해 세계적 선수로 키우는 동시에, 시장 전체를 키워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이는 2022~2032 중장기 로드맵과도 맞물리며, 일본 테니스가 향후 10년 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br><br>  일본 배드민턴도 테니스와 유사한 시스템 변화와 함께 박주봉 감독 영입으로 대표팀 전력이 가파르게 향상돼 세계 정상급으로 발돋움했습니다. 테니스와 유사한 정구의 경우는 한때 한국 대표팀이 일본 대표팀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앞섰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에는 전세가 역전됐습니다. 지난주 만난 일본 정구협회 관계자는 "일본 정구가 한국을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때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말이 쑥 들어갔다. 일본은 한국이 아니라 대만을 더 의식하게 됐다"라고 전했습니다. <br><br>  이제 일본 테니스는 더 이상 스타 한두 명에 기대지 않고 있습니다. 해발 3775m인 후지산처럼 차근차근 쌓아 올린 구조 속에서, 다음 세대가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 설계도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 그리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br><br>  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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