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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K축구 ‘3대 약점’ 60년 전 지적…독일인 코치 지금이라면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10
2026-03-14 00:34:00
<div class="ab_sub_heading" id=""><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 </div><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 </div><div class="ab_sub_headingline" style="font-weight:bold;"> 허진석의 스포츠 라운지 </div><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 </div></div> <div class="ab_photo photo_center"> <div class="image">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353/2026/03/14/0000054829_001_20260314003412852.jpg" alt="" /><em class="img_desc">1966년 월드컵 8강에 진출한 북한에 자극 받아 이듬해 창단한 양지 팀. [중앙포토]</em></span> <span class="mask"></span> </div> </div> 지난 8일 국제축구연맹(FIFA)의 남자축구 세계랭킹을 검색해 보았다. 스페인이 1등, 아르헨티나가 2등, 프랑스가 3등이다. 월드컵에서 딱 한 번 우승한 잉글랜드(4위)가 5번이나 우승한 브라질(5위)보다 위다. 독일이 10위, 우리가 라이벌로 생각하지만 저쪽에서도 그렇게 생각할까 싶은 일본은 19위다. 이란(20위)과 함께 아시아 국가로서 20위권에 들었다. 우리는 22위다. 정말인가 싶다. 주요 연령별 대회에서 세계무대는커녕 아시아에서도 쩔쩔매는 우리가? 대표팀이 보여주는 경기력은 팬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데? <br> <br> 독일의 분데스리가에서 지난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그래픽을 보니 유럽리그에서 분데스리가가 2025~26시즌 관중을 가장 많이 동원하고 있다. 평균 4만2188명.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4만1553명, 스페인 라 리가는 3만908명이다. 이탈리아의 세리에A는 3만351명이다. 남미 쪽을 살펴보니 3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되는 브라질 1부 리그의 2025년 평균 관중은 2만6222명이다. 아르헨티나는 공식기록을 보기 어렵지만 평균 3만5000명으로 추산된다. 리버 플레이트가 경기당 8만4567명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보였다. <br> <br> <div class="ab_photo photo_center"> <div class="image">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353/2026/03/14/0000054829_002_20260314003412890.jpg" alt="" /><em class="img_desc">독일의 분데스리가에서 5일 SNS에 올린 2025-26 유럽리그 관중 수. 분데스리가·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스페인 라 리가·이탈리아 세리에A·독일 2부 리그 순이다. [사진 허진석] </em></span> <span class="mask"></span> </div> </div> <b>분데스리가, 유럽리그 최다 관중 동원</b> <br> 눈여겨 본 부분. 독일의 2부 리그 평균 관중수가 2만8324명이다. K리그에서 관중 동원이 가장 잘되는 서울이 2만3000명 정도인데 그보다 5000명 이상 많다. 우리축구는 오랫동안 독일축구를 이상적인 모델로 생각해왔다. 독일은 우리가 처음 참가한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의 우승팀이다. 우리처럼 분단국이었고, ‘서독’이라고 불렸다. 서독은 1974년, 1990년 우승으로 3회 우승을 달성했다. 1990년 10월 3일 통일을 이룬 독일은 2014년 브라질에서 네 번째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br> <br> 한국축구의 독일축구에 대한 동경은 다양한 방식으로 구체화된다. 하지만 아무리 독일축구를 동경해도 그 시스템이나 인프라를 그대로 옮겨올 수는 없다.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전인 1960~70년대에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당시 상황에서 한국이 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인적교류였다. 가서 배우고 오거나 사람을 불러 가르침을 받거나. 한국의 많은 축구인들이 은퇴한 뒤 독일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 김호·최은택·조광래·최강희 등이 그런 사람들이다. <br> <br> 대한축구협회가 1990년 12월 올림픽대표팀 감독 겸 국가대표팀 기술고문으로 영입한 독일 사람 데트마어 크라머는 우리나라 대표팀 최초의 외국인 지도자로 꼽힌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일본을 동메달로 이끈 유능한 코치였다. 성인 대표팀을 맡지 않았기에 최초의 대표팀 감독이라는 타이틀은 러시아 사람 아나톨리 비쇼베츠에게 돌아간다. 크라머를 영입한 축구협회의 선택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크라머에 대한 국내 축구인들의 거부감은 곳곳에서 파열음을 일으켰다. <br> <br>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나갈 대표팀을 지도한다던 크라머는 김삼락에게 호루라기를 넘겨야 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냉랭했다. 그래도 크라머는 선수들에 대한 사랑은 거두지 않았다. 서정원·노정윤 등 뛰어난 선수들이 그를 존경했다. 1992년 1월 30일, 한국은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중국을 3-1로 꺾고 바르셀로나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한국 선수들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벤치를 향해 질주했다. 선수들이 향한 곳은 그들이 ‘할아버지’라고 부르던 크라머의 품이었다. <br> <br> <div class="ab_photo photo_center"> <div class="image">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353/2026/03/14/0000054829_003_20260314003413863.jpg" alt="" /><em class="img_desc">양지 팀 코치로 영입된 독일인 크라우춘.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의 대표급 축구팀을 지도했다. [중앙포토] </em></span> <span class="mask"></span> </div> </div> 크라머 이전에 기억해 두어야 할 사람이 있다. 에크하르트 크라우춘.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의 대표급 축구팀을 지도한 사람이다. 그는 1967년 12월 13일 대한축구협회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18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과 국가대표팀, 대표급 선수가 모인 실업리그 소속 ‘양지’ 등의 팀에 속한 선수들을 지도했다. 그는 1968년 말 한국을 떠날 때까지 한국축구 전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남겼다. 그의 유산은 대부분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 그에게 배운 선수들에 의해 구체화됐다. <br> <br> 크라우춘은 1941년 1월 13일 독일 에센에서 태어났다. 출생지를 졸링겐으로 기록한 자료도 있지만 본인이 부인했다. 카이저스라우테른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왼쪽 무릎을 크게 다친 뒤 코치가 될 결심을 했다. 한국에 올 때는 스물일곱 청년이었다. 국가대표팀과 청소년대표팀의 기술고문(technical advisor)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의 지도를 받은 당대의 스타들은 대체로 우수한 코치 또는 지도자로 평가한다. 각급 대표를 지낸 이회택·김호·김인권·이종한 등이 그들이다. <br> <br> 크라우춘을 초청할 무렵 한국의 축구계는 절박한 인식을 공유했다. 냉전 시대, 북한이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에 진출한 전과는 한국축구에 큰 충격을 주었다. 2년 뒤에는 일본이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이때 감독이 크라머다. 한편 독일은 1974년 서독 월드컵 우승을 정점으로 하는, 역사상 두 번째 전성기를 향해 약진하고 있었다. 2012년 7월 17일 오후 6시, 나는 뒤셀도르프의 오스트에케에 있는 한국식당에서 크라우춘을 만났다. 그는 달변이었다. 영어와 독일어를 마구 섞어 큰소리로 말했다. <br> <br> 그는 크라머의 소개로 한국에 왔다. FIFA의 아시아 순회코치로 홍콩에서 강습회를 진행하던 크라머는 한국에서 대표팀 코치를 찾고 있다는 소식을 크라우춘에게 전했다. 이미 선수 생활을 포기한 크라우춘은 홍콩으로 날아가 크라머를 만났다. 고민은 오래 가지 않았다. 그는 그 자리에서 “오케이, 내가 가겠다”고 했다. 한국에 오는 데 필요한 행정은 모두 크라머가 맡아 주었다. 그렇게 한국에 온 크라우춘은 무엇을 가르쳤을까. 훗날 연세대와 프로축구 현대의 코치로 일한 김인권의 이야기. “내가 어릴 때부터 축구 그만둘 때까지 한 훈련은 똑같다. 운동장 열 바퀴 뛰고, 체조를 한 다음 패스하고 킥을 하게 한다. 다음에는 슈팅, 그 다음에는 시스템 훈련, 그러니까 전술 훈련인 셈인데 ‘너는 이리 가라, 너는 저리 가라’하는 식이었다. 그 과정이 끝나면 또 운동장을 뛰고, 선착순을 시키고…. 그게 전부였다.” <br> <br> <div class="ab_photo photo_center"> <div class="image">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353/2026/03/14/0000054829_004_20260314003413914.jpg" alt="" /><em class="img_desc">필자가 2012년 독일의 한국식당에서 만난 크라우춘. [사진 허진석]</em></span> <span class="mask"></span> </div> </div> 크라우춘은 실업과 대학의 경기를 관전하며 한국축구의 윤곽을 파악했다. 그는 “세 가지 약점이 있었다. 첫째 슈팅, 둘째 헤딩, 셋째 태클. 이 셋을 모두 갖춘 선수는 이회택 뿐이었다”고 술회했다. 그가 진행하는 훈련은 달랐다. 시간은 1시간30분 정도. 그룹을 나눠 공격과 수비, 미드필더 식으로 부분 훈련을 많이 했다. 강한 집중력을 거듭 요구했다. 그룹을 나누어 미팅도 했다. 이때 강한 인상을 받은 김호는 “은퇴한 뒤 지도자 수업을 받으러 독일로 간 이유도 크라우춘에게서 받은 자극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br> <br> 젊은 코치였으니 혈기도 넘쳤으리라. 문화 차이는 어쩔 수 없었고. 그런 그를 한국인 지도자들이 놔두지 않았다. 참견하고 비판했다. 특히 짧은 훈련시간. 크라우춘은 훈련시간은 길이가 문제가 아니며 활용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맞섰다. 크라우춘이 새벽 훈련을 없애자 대표팀 감독이 숙소에 들어가 선수들을 깨우기도 했다. 본질과 무관한 일로 시달리는 동안 그의 인내력도 바닥을 드러냈다. 계약기간을 채운 크라우춘은 1968년 10월 5일 낮12시5분 일본항공편으로 출국했다. 축구협회가 같은 해 11월 20일 다시 불렀으나 돌아오지 않았다. <br> <br> <b>“당시 훌륭한 코치 받아들일 준비 안돼”</b> <br> 크라우춘 이후 한국축구는 그레이엄 애덤스(잉글랜드), 데트마어 크라머(독일), 아브라함 브람(네덜란드), 아나톨리 비쇼베츠,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움베르토 코엘류(포르투갈), 요하네스 본프레레, 딕 아드보카트, 핌 베어벡(이상 네덜란드), 울리 슈틸리케(독일),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등 수많은 외국인 코치를 영입했다. 히딩크는 2002년 월드컵 4강, 벤투는 2022년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클린스만 같이 크게 실패한 사례도 있다. <br> <br> 이회택은 “당시 한국축구는 크라우춘과 같은 코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크라우춘이 응어리를 간직하고 있지는 않을까. 뒤셀도르프에서 만났을 때 그는 “젊은 나이에 한국 대표팀을 지도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2002년 월드컵에서 히딩크를 만났을 때는 “어이, 이거 봐. 당신보다 내가 먼저였어”라고 농담했다고 한다. 그는 한국축구를 어떻게 기억할까. 한국축구는 달라졌을까. ‘첫째 슈팅, 둘째 헤딩, 셋째 태클’은 얼마나 좋아졌을까. <br> <br> <div class="ab_photo photo_center"> <div class="image">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353/2026/03/14/0000054829_005_20260314003413996.jpg" alt="" /></span> <span class="mask"></span> </div> </div> 허진석 한국체육대 교수. 스포츠 기자로 30여 년간 경기장 안팎을 누볐으며 중앙일보 스포츠부장을 지냈다. 2023년 한국시문학상을 수상하고 여러 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하다. <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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