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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감기약도 되고 항생제도 되는 영화 '파반느'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15
2026-03-13 10:17:44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리뷰] 영화 <파반느></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UWYTaX9UpP"> <p contents-hash="c88b177d46bb53bf811d1f2b55ed9355215b7c632cd403fa6714b7bdc923fe3a" dmcf-pid="uLoiqNvmu6" dmcf-ptype="general">[조은경 기자]</p> <p contents-hash="4b8efe4e5ea7197226a5f5e0e5deaff16df27e14cf7a4eaa6a4a498fca03fae8" dmcf-pid="7ognBjTsu8" dmcf-ptype="general">독한 코감기로 나흘째 집콕. 한 동네 사는 친구가 맛있는 스프를 한 그릇 가져다준다. 먹어보니<br>헝가리 음식 굴라쉬다. '외국 음식 중에서 가장 우리 입맛에 맞는 음식'이라고 생각했던 굴.라.쉬.<br>헝가리는 유럽 한복판에 위치하지만, 유럽에서 흔치 않은 아시아계 유목 민족의 언어(우랄어족)와 문화를 뿌리에 두고 있어 흔히 '유럽 속의 아시아'로 불리는 나라라고 한다. 굴라쉬라는 작은 음식 속에 '수천년'이 녹아있는 듯하다. 세상은 자주 신비하다. 친구는 소분해서 먹으라고 했는데, 나는 원샷했다.</p> <p contents-hash="d02fede57ef48f6500c58b79b1e5414eb425be34ec16cb4270880cd58697c033" dmcf-pid="zgaLbAyOz4" dmcf-ptype="general">덕분에 차린 기운으로 방구석에서 이종필 감독 영화 <파반느>를 봤다. 웃다가 울다가. 두 시간 가량 이짓을 하고나니, 코감기가 나은 듯 하다. 영화는 감기약도 되고 항생제도 되나보다. 시를 읽지 않으면서 좋아하는, 몇 안되는 위인 중 하나가 나일거다. 영화를 보고나니 마술적 사실주의의 변주인양, 절로 이 영화를 '시적 사실주의' 영화라 명명하고 싶어진다. 워낙 명명하기를 좋아하는 어릴 적부터의 습이 또 있는지라.</p> <p contents-hash="8c9b89807e71b7621e346b0a92370f58d031f47390b8823e0ec5693a4d1931dc" dmcf-pid="qaNoKcWIUf" dmcf-ptype="general">펑크 록 밴드 '크라잉넛' 베이시스트 한경록씨는 한 칼럼에서 이렇게 이 영화를 명명했다.</p> <blockquote class="talkquote_frm" contents-hash="0fdf6d2592bdbb045da12f8bc91c653f98b85ca686b7646a5ef6e37a7a2877f5" dmcf-pid="BNjg9kYCpV" dmcf-ptype="blockquote2"> <span>방황하는 청춘들이 서로에게 건네는 한줄기 빛이자 마법 같은 영화였다. 3명의 주인공이 서로의 어두운 과거를 위로하며 빛이 되어주는, 말 그대로 따뜻한 청춘 영화이다. 얼마나 그리웠을까? 이 초록 청춘의 빛이. 반가웠다.</span> </blockquote> <div contents-hash="8569a425c0674e11d27f3115e96eb7c763c845730877d7db0b2527af73233521" dmcf-pid="bjAa2EGhu2" dmcf-ptype="general"> <br>배우 고아성이 맡은 극중 미정이, 마주 앉은 경록이에게 말한다. </div> <blockquote class="talkquote_frm" contents-hash="c2f25ad9997340e046a6163c085b07cc97a24385f7b127b04456a52ef42116b9" dmcf-pid="KAcNVDHlF9" dmcf-ptype="blockquote2">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달리다가 잠시 내려서 자신이 달려온 쪽을 바라본대요. 그건 자기가 쉬려는 것도 아니고, 말을 쉬게 하려는 것도 아니고, 혹시라도 걸음이 느린 영혼이 따라오지 못할까봐 기다려주는 배려였대요. 그리고 영혼이 곁에 왔다 싶으면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어요. 미련이 남으면 하고 싶은 거 하시고 하기 싫은 건 하지 마세요. 그리고 세상의 속도에 맞추지 말고 나의 속도로 살아가면 좋을 것 같아요. </blockquote> <div contents-hash="b013c88477bf31f80ac58a5a5309501cdffa57b8289399280af5477bc9f46f1e" dmcf-pid="9ckjfwXS7K" dmcf-ptype="general"> <br>이 글을 쓰기 직전, 영화에서 언급되는, 그리고 영화 제목과도 관련되는 음악,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다시 들어보고자 검색해보다가, 깜짝 놀랐다. 박민규 작가가 쓴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란 소설이 있었군, 그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었군. 그래도 영화가 준 시적 여운이 반감되거나 차감되진 않았다. 전혀. 그래서 이토록 미문의 대사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유는 배우 고아성 때문일까. </div> <p contents-hash="6428b78ff2f7b9a2ca52cb79b94ddcdd97f8e6fcf4135a83c1a98ee07d0e22e8" dmcf-pid="2ognBjTsub" dmcf-ptype="general">배우 고아성의 연기가 나는 늘 좋다. 연기를 다 채우지 않는 연기. 그이는 늘 98정도에서 멈춘다, 100을 다 채우지 않고, 그 빈 2의 여백이, 공간이, 나는 좋다. 어쩌다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라, 가다가 스스로 멈추어 '낸다'. 욕심과 욕망을 절제할 줄 아는 연기. 남은, 비어있는 그 공간은 순도 0의 공간은 아니다. 배우가 관객을 위해, 관객을 배려해 내어준 공간이므로, 아무런 의미가 없는 순도 0의 공간은 아닐 것이다. 배우 고아성은 아는 것이다. 배우만으로 연기가 다 채워질 수 없다는 것. 연기 아닌, 배우 아닌, 어쩌면 관객도 아닌, 그 '무엇'을 위한, 그 '무엇'에 의한, 그 '무엇'의 비어있는 공간, 이 있어야 함을.</p> <p contents-hash="f7289d42f2f2b2269d2cbbd4592ccc6bf0b0226bb556848746249b58c346e887" dmcf-pid="VgaLbAyO7B" dmcf-ptype="general">원작과 다르게 감독은 영화 제목에 '죽은 왕녀를 위한'을 넣지 않았다. 박수를 보내고 싶다. 죽음이 아닌 살아있음의 의미와 삶의 속도를, 질문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영화는 우리말로 '춤곡'이라 번역될 수 있는 여지까지 생겼다. 춤곡처럼 그리고 시처럼 영화 <파반느>는 고유의 리듬과 고유의 시적 운율을 지닌다. '소설'을 벗고 '영화'로, '시적인 영화'로 거듭 태어난다. </p> <p contents-hash="2257511394ace8516ac3e569ca60bcc687da02f7819e017922b9de8d0d3b4fb6" dmcf-pid="faNoKcWI0q" dmcf-ptype="general">그리고, 영화의 리듬이 바뀌는 길목마다 배우 변요한이 서 있다. 그는 아니 그의 '연기'는, 영화 <파반느>를 '춤곡'으로 연주해내는 '드러머'이고 '베이시스트'다. 그의 연기, 그의 존재가, 영화의 시적 운율이 되고 시적 영화 <파반느>의 또다른 '척추'가 된다. 극중 요한이 경록에게 말한다.</p> <blockquote class="talkquote_frm" contents-hash="dce3bc8e15ad6eb811f1fc373e4d681c0b7f9d09b350ae87bffe7ea501064558" dmcf-pid="4Njg9kYCpz" dmcf-ptype="blockquote2"> <span>이봐 아미고. 너 이별이 왜 슬픈 줄 알아? 헤어졌다는 고통 때문이 아니야. 잠시나마 네가 그 사람 때문에 살아있음을 느꼈기 때문이야. 그 느낌이 끝나버린 게 괴로운 거라고, 죽고 싶을 만큼.</span> </blockquote> <div contents-hash="747ab4cdc913b20280a9bcce417056a1cf1e462bfae68f0d243e15f171ce1b33" dmcf-pid="8jAa2EGh07" dmcf-ptype="general"> <br>극중 요한이 시도때도 없이 틈만 나면 부르짖는 대사, '이봐 아미고'가 좋았다. 영화 <완득이>에서 동주가 불러대는, '얌마 도완득'의 운율을 닮았다. </div> <p contents-hash="d5f95b89f93b0b0c1e64a32899b8e47dbcda8f2a2e0d96f12f4309b6055f4fdd" dmcf-pid="6AcNVDHluu" dmcf-ptype="general">경록이 요한의 얘기에 응답한다. 서로의 얘기가 서로의 마음에 닿는, '들리는' 대화를 나누는 세 주인공들의 우정이, 켄터키 호프집 사장님의 '끼어들지 않는' 응시와 함께, 영화<파반느>를 빛나게 하는 것은 아닐까. 영화 <파반느>는 청춘 로맨스물이지만, 청춘 로맨스물만은 아니다.</p> <blockquote class="talkquote_frm" contents-hash="c2669fecbe1235023426ba1edaeac160a10364d77412541ba3da3a29e38b9018" dmcf-pid="PckjfwXSpU" dmcf-ptype="blockquote2"> <span>형, 사랑이 뭔줄 알아? 서로의 영혼에 빛을 밝혀주는 거야. 그렇게 빛나는 거야. 빛나는 사람은 누구나 아름답고 그 중에서 울 미정이가 최고로 아름답지.</span> </blockquote> <div contents-hash="7a1e56df3e8cc0d1d63fdf95a3777e49adbe38cafd450a3373d1151cc34a423a" dmcf-pid="QkEA4rZvzp" dmcf-ptype="general"> <br>빛나는 사람 누구나 청춘이고 빛나는 시간 언제나 청춘이다. 누구나 빛날 수 있고 언제든 아름다울 수 있다. 인생의 어느 시기에 서 있든, 세상의 어느 곳에 숨어있든, 어디서나 언제나 그리고 누구에게나, 영화 <파반느>는 그 빛을 고르게 쏘아주고 있을 것이다. 혹시라도 걸음이 느린 영혼이 있다면 기다려주는 배려까지. </div> <p contents-hash="b876ba28ce4391729d503b83802f755b7bebd9cfc8f1dee068586c47385d5a95" dmcf-pid="xEDc8m5TU0" dmcf-ptype="general">내일 다시 도서관에 가야겠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빌려와야겠다. 박민규 작가는 이종필 감독에게 맥주 한 잔 사야겠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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