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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편리가 소외를 낳는다…불편함을 욕망하라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9
2026-03-06 09:37:30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손현주의 AI 인류학]<br> (5) 인간 욕망의 재구성</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u3tbM2oMDM">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b51770cae44b7f817f7b589b195a0b235b26c0bc542ad31a599bf89806994540" dmcf-pid="7yvtK0PKwx"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욕망은 더 이상 부정해야 할 저주가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고 삶의 방향을 만들어가는 가치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픽사베이"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3/06/hani/20260306093629599dumw.jpg" data-org-width="800" dmcf-mid="1ZH32Ux2sL"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6/hani/20260306093629599dumw.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욕망은 더 이상 부정해야 할 저주가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고 삶의 방향을 만들어가는 가치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픽사베이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5e9b36a9c06032e5695429133669dd192363cc2c64b386d26f7149463ca60aa1" dmcf-pid="zWTF9pQ9wQ" dmcf-ptype="general"> 인류의 지성사는 욕망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둘러싼 긴 투쟁의 역사였다.</p> <p contents-hash="0e3a0d5d70e62fd1230304a9f429b6f1e7e63f912429d628933aa8b60d14e42d" dmcf-pid="qYy32Ux2sP" dmcf-ptype="general">서구 사회는 오랫동안 세상을 세 가지 존재 방식으로 나누어 이해해 왔다. 순수한 이성만을 지닌 신(神), 이성과 동물성이 뒤섞인 인간, 그리고 본능과 욕구에 충실한 동물이다. 이 구도에서 욕망은 언제나 가장 낮은 위치에 놓였다. 욕망은 본능의 문제였고, 통제되어야 할 것이었으며, 이성은 그것을 억누르는 고귀한 능력으로 여겨졌다. 인간은 신처럼 이성적인 존재가 되기를 꿈꾸는 동시에, 자기 내면에서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욕망을 경계해야 하는 모순적인 존재였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76964d7548a642abe8d419c49925adea07ec592266be2133b221d3f411b3b5a0" dmcf-pid="BGW0VuMVw6"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3/06/hani/20260306093630911ekwf.jpg" data-org-width="300" dmcf-mid="tLOT3YB3En"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6/hani/20260306093630911ekwf.jpg" width="658"></p> </figure> <p contents-hash="75768e6c5a351e924576fad109b12fbc93a2620f387bde5e21080d068302ee0a" dmcf-pid="bHYpf7Rfw8" dmcf-ptype="general"> 플라톤은 그의 책 ‘파이돈’에서 철학이란 몸의 본능이나 욕심에 휘둘리지 않고 마음(영혼)을 가꾸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기독교 전통 역시 욕망을 죄의 근원으로 보았고, 금욕을 구원의 조건으로 삼았다. 이러한 욕망에 대한 부정적 태도는 단순히 도덕적으로 엄격해서 생긴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당시 사회가 처한 현실적인 조건에서 비롯된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모두가 나눌 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사회에서 욕망이 통제되지 않으면 공동체 자체가 유지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p> <p contents-hash="708c590aa386e0d04f0330ec5833241023e9613298b16da7ab5cc707ba0f3596" dmcf-pid="KXGU4ze4D4" dmcf-ptype="general">산업혁명 이후 생산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욕망을 억누르던 오래된 규범은 뿌리째 흔들리기 시작했다. 공장에서 물건이 쏟아져 나오는 대량생산 시대가 열리자, 경제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선 이를 모두 소화해 줄 대량소비가 필수적인 미덕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욕망은 더 이상 통제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경제를 돌리는 핵심 엔진으로 격상되었다. 결국 자본주의는 인간의 욕망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부풀리는 방식으로 자신의 생명력을 유지하게 된 것이다.</p> <p contents-hash="ee73919cdd9e0158b12a4ac87aa471c5663213d1e2126af57435ff44cbef1189" dmcf-pid="9ZHu8qd8sf" dmcf-ptype="general">이와 맞물려 등장한 포스트모더니즘은, 이성·규범·정답을 중심에 두던 기존 사고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며, 사람들의 감각과 취향,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자는 흐름이다. 하나의 기준에 모두를 맞추기보다, 각자가 느끼고 선택하는 방식 자체를 중요하게 보자는 생각이다. 그 결과 욕망은 더 이상 부정해야 할 저주가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고 삶의 방향을 만들어가는 가치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고, 인간은 욕망하는 존재로 새롭게 이해되기 시작했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b3eb566bb045892e04d620d6806d46d84881805ce2dfaf0abcc21934a16b878d" dmcf-pid="25X76BJ6DV"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머리로 하는 일이 기계에 맡겨질수록, 인간은 그동안 이성의 이름으로 억눌려 왔던 몸의 감각과 경험으로 다시 시선을 돌린다. 픽사베이"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3/06/hani/20260306093632130tvrl.jpg" data-org-width="800" dmcf-mid="FZNNIcWIwi"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6/hani/20260306093632130tvrl.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머리로 하는 일이 기계에 맡겨질수록, 인간은 그동안 이성의 이름으로 억눌려 왔던 몸의 감각과 경험으로 다시 시선을 돌린다. 픽사베이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33b58622855471d6f30ea60cb0bf92f686a8520893635af29b6e7fe4c9bf72a5" dmcf-pid="V1ZzPbiPI2" dmcf-ptype="general"><strong>이성 대신 몸 쓰는 일에서 느끼는 정체성</strong></p> <p contents-hash="53b7f6c28280b39a9c734252d7f06f21574023cf72f3c48f0b17111690fcd2a3" dmcf-pid="ft5qQKnQw9" dmcf-ptype="general">전통적으로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는 기본 능력으로 이성을 가장 고귀하게 여겨왔다. 이성은 신의 영역에 가까운 능력으로 간주했고, 인간은 그 이성을 닮아가야 할 존재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AI 시대에 이르러 계산, 분석, 논리적 판단과 같은 이성의 핵심 기능은 점차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이전되고 있다. 인간이 오랫동안 자신의 고유한 능력이라 믿어왔던, 생각하고 따지는 일은 이제 기계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한다. 그 결과 우리는 사고와 판단마저 외주화한 채 살아가는 국면에 들어섰다.</p> <p contents-hash="033ed8a9b6cb8400ad1e3c4d8a94c647edba679cb716fb6f60919c055378e751" dmcf-pid="4KBQaRwasK" dmcf-ptype="general">이 변화는 인간의 욕망을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밀어낸다. 머리로 하는 일이 기계에 맡겨질수록, 인간은 그동안 이성의 이름으로 억눌려 왔던 몸의 감각과 경험으로 다시 시선을 돌린다. 바디프로필 열풍, 동물처럼 움직이는 애니멀 플로우 운동, 극한 러닝처럼 눈에 띄는 사례뿐 아니라, 일상 속의 미세한 실천들 역시 같은 흐름 위에 놓인다. 추천과 자동 재생을 끄고 직접 선택하기, 일부러 돌아서 걷기, 필요한 정보를 즉시 검색하지 않고 긴 글이나 책을 통해 확인하기, 손으로 짧은 기록을 남기기, 즉시 구매 대신 하루를 유예하기 같은 행위들이 그렇다.</p> <p contents-hash="48d38eb81e0934c87cf5aae5d2dd05bb3bf00c658beff6e37a7ae6562dfd2c92" dmcf-pid="89bxNerNOb" dmcf-ptype="general">이러한 실천들은 효율을 거스르는 선택처럼 보이지만, 실은 신체를 다시 판단의 출발점으로 되돌리려는 시도다. 생각이 기계에 의해 점점 더 빠르게 처리될수록, 인간은 오히려 느리고 불편한 감각의 과정에서 자신을 확인한다. 숨이 가빠지는 호흡, 근육의 피로, 손끝의 촉감, 기다림 속의 망설임은 계산될 수 없는 경험으로 남는다. 몸을 쓰는 이 시간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내가 여기서 살아 있다”라는 감각을 스스로 증명하는 방식이 된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49b967d581483f9e94e1a59261f469a8477c3be46eaa551837b8a230534e9d59" dmcf-pid="62KMjdmjrB"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알고리즘은 인간의 욕망을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유도함으로써, 주체가 스스로 욕망하고 선택한다고 느끼게 만드는 구조화된 욕망의 환경을 형성한다. 픽사베이"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3/06/hani/20260306093633395paxj.jpg" data-org-width="800" dmcf-mid="3ImmYIFYOJ"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6/hani/20260306093633395paxj.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알고리즘은 인간의 욕망을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유도함으로써, 주체가 스스로 욕망하고 선택한다고 느끼게 만드는 구조화된 욕망의 환경을 형성한다. 픽사베이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b3b8efbedf5e4eec62dca6f4f2540daa626bb661c94cdf45b2c5d761eea34e3f" dmcf-pid="PV9RAJsAwq" dmcf-ptype="general"><strong>인공지능에 의한 맞춤형 욕망의 탄생</strong></p> <p contents-hash="a6625b90f79b0663dfc6d2ae0c0ea3c352021cc6eab0c93dd8f4682d66f23c28" dmcf-pid="Qf2eciOcOz" dmcf-ptype="general">생산력이 저조했던 시대에는 금욕이 공동체 생존을 위한 최고의 미덕이었다. 그러나 AI 자동화는 일부 영역에서 결핍을 완화하고, 공급과 선택지를 과잉으로 만든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사람들이 취향을 통해 자신의 계급적 지위를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오늘날 욕망은 단순한 계급 과시와 단순한 상품 소유를 넘어, ‘나만의 고유한 라이프스타일’을 설계하려는 초개인화된 욕망으로 진화하고 있다.</p> <p contents-hash="99092d33caf1e14dc6e4df847ec16529965452058df44cac0e1b1ff6514c7002" dmcf-pid="x4VdknIkw7" dmcf-ptype="general">AI는 개인이 미처 자각하기도 전에 그의 무의식적 취향과 선택 패턴을 분석해 최적의 선택지를 제시한다. 인간은 무엇을 살 것인가를 고민하기보다, AI가 미리 골라 제안한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어떤 ‘나’를 선택하고 조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편집적 욕망의 주체가 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자본주의의 정교한 함정이 숨어 있다. 알고리즘은 인간의 욕망을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유도함으로써, 주체가 스스로 욕망하고 선택한다고 느끼게 만드는 구조화된 욕망의 환경을 형성하기 때문이다.</p> <p contents-hash="e554f2ae37e85fd54671e02fbe767a5aac5a0d5f040cef084a51e1f0e0fc0e1d" dmcf-pid="yhIH75V7Du" dmcf-ptype="general">실제로 넷플릭스나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은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게 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서는 사용자의 과거 선택을 반복적으로 강화하며 특정 데이터 경로, 이른바 필터 버블(filter bubble) 안에 머물게 만든다. 그 결과 욕망은 확장되기보다 점차 고착되고, 가능성의 지평은 넓어지는 대신 정교하게 관리된 범위 안으로 수렴하는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4204a3bf60894bb49d099f1ca63da8300b37e7687796c77d9e8e3919ae61dc7d" dmcf-pid="WlCXz1fzsU"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부캐’ 문화는 더 이상 예외적 놀이가 아니라, 하나의 자아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감각이 보편화된 시대적 징후다. ‘부캐’로 분장해 텔레비전 방송에 나온 출연자들. 방송 화면 갈무리."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3/06/hani/20260306093634694aslc.jpg" data-org-width="800" dmcf-mid="04ggsjTssd"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6/hani/20260306093634694aslc.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부캐’ 문화는 더 이상 예외적 놀이가 아니라, 하나의 자아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감각이 보편화된 시대적 징후다. ‘부캐’로 분장해 텔레비전 방송에 나온 출연자들. 방송 화면 갈무리.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ae1d64a03406d24e9e3021450615a3fe5928ba9fb9bb99b23a519dba53507bf7" dmcf-pid="YShZqt4qEp" dmcf-ptype="general"><strong>고정된 공동체 관계에서 느슨한 연대 관계로</strong></p> <p contents-hash="9f66ae0d570ae82af047c21ed86d73f3391e27ba3a8fdedf3934b7a0114b2a5a" dmcf-pid="Gvl5BF8BE0" dmcf-ptype="general">20세기 후반부터 대두된 동일성보다 차이를, 정착보다 유목을 강조하는 지적 흐름은 AI와 디지털 기술을 통해 강력한 사회적 실체로 구현되었다. 물리적 공간의 제약이 약화한 환경에서 인간은 하나의 고정된 자아에 머물기를 거부하며, 상황과 맥락에 따라 자신을 끊임없이 변형하는 변이적 욕망을 본격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p> <p contents-hash="5cd8d30f26fa3430ffc1a2655f8015c70919b0f024bfa06749ab99e14a54bec7" dmcf-pid="HTS1b36bw3" dmcf-ptype="general">이러한 경향은 두 가지 변화를 낳는다. 첫째, 디지털 노마드적 삶의 보편화. 둘째, 정체성을 고정된 본질이 아닌 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도구로 다루는 방식의 확산이다. 현대인은 이제 공동체의 전통적 규범이나 일관된 자기 서사에 자신을 맞추기보다, 플랫폼과 관계의 맥락에 따라 서로 다른 자아를 선택적으로 호출하는 존재가 된다. 소셜미디어의 복수 계정 운영, 온라인 게임과 커뮤니티에서의 아바타적 정체성, 디스코드·스트리밍 플랫폼에서의 역할 기반 참여, 심지어 AI 기반 캐릭터나 가상 페르소나를 통한 소통은 이러한 변화의 일상적 사례다. 이른바 ‘부캐’ 문화는 더 이상 예외적 놀이가 아니라, 하나의 자아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감각이 보편화된 시대적 징후가 된다.</p> <p contents-hash="5b57f29b900d3b2ff0389481bff1c8e5ae0f42591be55f6331655f10f6b002fe" dmcf-pid="XyvtK0PKmF" dmcf-ptype="general">이 과정에서 관계 역시 재편된다. 관계의 중심축은 혈연이나 지연, 직장과 같은 고착된 공동체에서 벗어나, 취향·관심사·정서적 공명에 기반한 일시적이고 느슨한 연대로 이동한다. 이러한 관계는 개인에게 전례 없는 선택의 자유와 해방감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지속성과 책임이 약화한 관계망 속에서 고립의 심화와 인정욕구의 과잉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낳는다. 유목민적 주체는 언제든 다른 관계로 이동할 수 있는 자유를 얻는 대신, 언제든 대체될 수 있다는 불안 속에 놓이게 된다. 관계는 안정의 토대라기보다, 끊임없이 관리하고 갱신해야 할 프로젝트로 변모하고 있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a2cdb1e08bcf1d73e59402b7f7a5d924d9f890f374b2547fd10b4cc1939f2ef6" dmcf-pid="ZWTF9pQ9Et"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AI로 인해 확보된 여유 시간은 우리를 자유롭게 하기보다, 더 빠른 자극을 소비하는 시간으로 채워지고 있다. 픽사베이"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3/06/hani/20260306093635974eujx.jpg" data-org-width="800" dmcf-mid="pgdclDHlEe"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6/hani/20260306093635974eujx.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AI로 인해 확보된 여유 시간은 우리를 자유롭게 하기보다, 더 빠른 자극을 소비하는 시간으로 채워지고 있다. 픽사베이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4b71b89b4831052577ccc3aa6a98fe4dbd053d2236ab45a22592788a16bf98f8" dmcf-pid="5Yy32Ux2O1" dmcf-ptype="general"><strong>끊임없는 자극…기다림이 사라졌다</strong></p> <p contents-hash="c372c600b7ddfa5519c57b463119d66a044ec906ce03792f1d5c87c15428e0c9" dmcf-pid="1vl5BF8Bm5" dmcf-ptype="general">생산력이 극대화되고 생각하는 일마저 기계에 맡기게 된 AI 시대에, 인간의 시간 사용 방식은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효율성이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된 사회에서, 과정 중에 발생하는 기다림과 우회, 불편함은 이제 반드시 제거해야 할 장애물처럼 취급된다.</p> <p contents-hash="d3e6f5237ecc058e3a20e683dd4546469b664de721cfcbeec4429e15fb00924d" dmcf-pid="tTS1b36bDZ" dmcf-ptype="general">과거의 욕망은 대상을 손에 넣기까지의 시간적 거리, 곧 기다림 속에서 자라났다. 무언가를 오래 바라보고, 쉽게 얻을 수 없었기에 그 대상은 특별해졌고, 그 시간을 견디는 과정에서 인간의 내면도 함께 깊어졌다. 기다림은 단순한 지연이 아니라, 욕망이 스스로를 다듬는 숙성의 시간이었다.</p> <p contents-hash="7de52a494a35aa83e54cd3168c58f703066f337dfea5eccfa349c400534e6a78" dmcf-pid="FyvtK0PKDX" dmcf-ptype="general">하지만 AI는 이 기다림을 거의 완벽하게 제거한다. 정보는 즉시 도착하고, 물건은 다음 날 문 앞에 놓이며, 외로움이나 무료함마저 콘텐츠와 자극으로 곧바로 해소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마찰 없는 시간은 분명 편리하지만, 그만큼 성취감과 의미의 깊이를 빠르게 소진시킨다. 인간은 더 이상 무언가를 간절히 기다리지 않게 되고, 대신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권태와 공허함을 자주 경험하게 된다.</p> <p contents-hash="b5a291cf2af0d59a90369986bfe81725f0037033986fea2c0bb938956b084557" dmcf-pid="3WTF9pQ9wH" dmcf-ptype="general">생각하는 노동에서 해방된 인간에게 주어진 여유 시간은 처음에는 자유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시간은 곧바로 스스로 선택하고 성찰하는 시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많은 경우, 이 시간은 끊임없이 자극을 제공하는 화면 속으로 흡수된다. 사람들은 무엇을 할지 고민하기보다, 무엇을 보고, 듣고, 넘길지를 선택하며 시간을 소비한다.</p> <p contents-hash="d4ec984ee4384d87267eedad4f7a50b6c3c3707d7f7b3ddf57f1c67154604e86" dmcf-pid="0Yy32Ux2OG" dmcf-ptype="general">이러한 변화에 대해 사회학자 하르트무트 로자(Hartmut Rosa)는 현대 사회를 사회적 가속(social acceleration)의 시대로 정의한다. 기술이 시간을 아껴주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변화의 속도가 그보다 더 빨라지면서 우리는 역설적으로 더 심한 시간 압박에 시달린다는 것이다.</p> <p contents-hash="3c85b08ee2ed7b6e8f3a62ed4db5ce388e07942a748de51a1f6e2d7d9c9b1035" dmcf-pid="pGW0VuMVDY" dmcf-ptype="general">AI로 인해 확보된 여유 시간은 우리를 자유롭게 하기보다, 더 빠른 자극을 소비하는 시간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제 시간은 ‘무엇을 생산하고 창조할 것인가’라는 가치의 문제에서 벗어나, 로자가 우려했듯 세계와 깊이 연결하지 못한 채 ‘어떤 감각적 자극에 얼마나 더 빨리, 오래 노출될 것인가’라는 쾌락의 문제로 변질되고 있다. 결국 우리는 더 빨라진 세상 속에서 정작 삶의 의미와는 더 멀어지는 소외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p> <p contents-hash="a7ed137acedbe2bcb4e28b8152639d7405f8037b31a101a3ec230330aa323d1d" dmcf-pid="UHYpf7RfDW" dmcf-ptype="general">결국 AI 시대의 문제는 시간이 부족해진 것이 아니라, 시간이 너무 매끄러워졌다는 데 있다. 마찰이 사라진 시간은 효율적이지만, 기억에 남지 않는다. 의미는 언제나 약간의 불편함과 기다림, 그리고 스스로 선택했다는 감각 속에서 자라난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은 지금 가장 효율적인 시대에 살면서도, 가장 의미를 붙이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ec3bbfcffa0a2cc0e88cd0f4ba1c9a172facbde50e40d2294d268fb0b342f8bb" dmcf-pid="uXGU4ze4Ey"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직접 손으로 글을 쓰는 행위는 속도와 효율을 최적화하는 기술 환경에서 자신의 시간을 다시 붙잡으려는 몸짓이다. 픽사베이"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3/06/hani/20260306093637228jcys.jpg" data-org-width="800" dmcf-mid="U8VdknIkw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06/hani/20260306093637228jcys.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직접 손으로 글을 쓰는 행위는 속도와 효율을 최적화하는 기술 환경에서 자신의 시간을 다시 붙잡으려는 몸짓이다. 픽사베이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71c2cbcc22b486b3a6ade831fd64488bbeff3d65e05b8ecee60d5d30709dde52" dmcf-pid="7ZHu8qd8mT" dmcf-ptype="general"><strong>의도적 불편함을 욕망해야 하는 이유</strong></p> <p contents-hash="2251dbb002877253f79d153a6939f33b0a6e9a23280d90ba2f966c5d6be8dd42" dmcf-pid="z5X76BJ6Iv" dmcf-ptype="general">AI 시대에 우리가 직면한 가장 근원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기술이 제거하려 했던 고통, 기다림, 그리고 마찰의 가치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모든 결핍이 효율적으로 채워지는 시대에 역설적으로 인간은 결핍 그 자체와 의도적 불편함을 욕망함으로써 자신의 실존을 증명하려 할 것이다. 알고리즘이라는 내재적 섭리는 우리에게서 결과를 얻기까지의 과정을 앗아갔으며, 그 속에서 인간은 기다림의 미학을 잃어버린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은 언제나 결핍의 공간에서 자라난다. 모든 것이 최적화된 마찰 제로의 시대에 우리가 굳이 수고로움을 자처하는 이유는 AI가 제공하는 소외로부터 자기 감각을 탈환하기 위함이다. </p> <p contents-hash="90027fff29826081dfdb38b3ec4a6c1776185c168f5dc28b559f8beedd033b29" dmcf-pid="q1ZzPbiPsS" dmcf-ptype="general">최근 유행하는 요가, 필름 카메라의 번거로움, LP판을 뒤집는 수고로움, 그리고 직접 손으로 글을 쓰는 행위는 단순한 복고적 취향인 레트로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속도와 효율을 최적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자신의 시간을 다시 붙잡으려는 몸의 선택에 가깝다.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최적의 경로를 따르기보다 의도적으로 우회하고 머뭇거리는 시간을 선택하는 것, AI가 그려낸 매끈한 결과물 대신 완성도가 낮더라도 손의 흔적이 남는 과정에 몰두하는 태도, 즉각적인 배달 대신 시간과 노동을 들여 식재료를 기르는 실천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p> <p contents-hash="eb541d06d7c54e0440b73d8e6ba5c5bad204c0fc13f177eb7439bdd1ae73f7ea" dmcf-pid="Bt5qQKnQrl" dmcf-ptype="general">AI라는 관리 장치가 완벽하게 작동하는 세상에서 인간의 존엄은 그 섭리를 거스르는 비합리적 행동과 유한한 생명성에서 비로소 빛을 발한다. 효율성 너머의 비합리적 욕망과 알고리즘이 포착할 수 없는 신체적 감각의 차이를 긍정할 때, 우리는 거대한 시스템에 함몰되지 않는 고유한 주체로 남을 수 있다. </p> <p contents-hash="d02bc0988104e227ea1b4c1ed065c907593be5773ec6904219bf6ea5e6349826" dmcf-pid="bF1Bx9LxEh" dmcf-ptype="general">편리함이 소외를 낳는다면, 의도적 불편함은 우리를 다시 현실의 삶과 직접 맞닿은 경험으로 연결해 준다. 결국 AI 시대의 인간다움이란 주어지는 편리함 속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불편함 속에서 자신의 한계를 확인하고 극복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우리는 이제 더 나은 기술이 아니라, 더 나은 불편함을 욕망해야 한다. </p> <p contents-hash="e291eb5063bab8a85c73cb5e0e1fc6479e20eacb189e4c82cabcc56a757f9cd0" dmcf-pid="KeMNIcWIrC" dmcf-ptype="general">손현주/전주대 창업경영금융학과 교수(미래학)</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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