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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K-VIBE] 석수선의 K-디자인 이야기…선택이 작동하지 않는 사용자 경험①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5
2026-02-20 14:17:3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BTVvoIae1T"> <p contents-hash="0904de925d2d8d04216c9ed9008b569eda0f35618cb46cdfc8bd1b39145425ab" dmcf-pid="byfTgCNdYv" dmcf-ptype="general">[※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136dad264c9e919e658c34b8a7f5a321c3770fc8a3d6e0b69b9f8636b7e0e3cf" dmcf-pid="KW4yahjJHS"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석수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 [본인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2/20/yonhap/20260220141652580viwy.jpg" data-org-width="504" dmcf-mid="zlTduQzt1W"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0/yonhap/20260220141652580viwy.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석수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 [본인 제공]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b939b9ba695e36f6d50f92eddd65a162fa9ee4332c3802862dc3fac37c4aae28" dmcf-pid="9Y8WNlAiXl" dmcf-ptype="general"><strong> 가시성의 붕괴와 설계의 윤리</strong></p> <p contents-hash="046c16510d797dcaa971c30cac5411bf2da75e0091d92436918eeb2a65395362" dmcf-pid="2TVvoIaeth" dmcf-ptype="general">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한국은 오랫동안 'IT 강국'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지냈다.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 빠른 서비스 도입 속도,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은 분명한 성과였다. 그러나 이제는 그 수식어를 스스로 되돌려 물어야 한다. 기술을 '빨리' 만드는 나라와 '누구나 쓰게' 만드는 나라는 같은가. 진정한 IT 강국이라면 속도와 기능을 넘어, 시스템을 마주한 사용자가 길을 잃지 않도록 설계할 책임을 함께 증명해야 한다.</p> <p contents-hash="cbb326b921e06e445196aa6b748df7671665e42fcbf8ba36819a5c013afedf23" dmcf-pid="VyfTgCNdXC" dmcf-ptype="general">이 지점에서 최근의 Q-CODE(검역정보 사전입력 시스템) 논란은 상징적이다. Q-CODE는 입국 전 건강 상태와 검역 관련 정보를 온라인으로 미리 입력하도록 만든 절차다. 목적은 공항에서 종이 서류를 줄이고 검역 흐름을 빠르게 하려는 것이었다. 제도 운영 과정에서는 전자 등록과 더불어 종이 작성 등 여러 방식이 함께 안내·운영돼 왔다. 그럼에도 실제 이용 경험(UX)은 달랐다. 특히 모바일 화면 개편 이후 일부 이용자는 특정 민간 계정·플랫폼 경로가 필수인 것처럼 인식하게 되었고, 혼란과 부담을 호소했다. 중요한 것은 여기서 "기능이 있었느냐"가 아니다. 기능이 있어도 사용자가 선택지를 '보지 못하면' 그 기능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a544e1402d65cc15a6d8952bd4fe6778fd943b6b5a44f957f8e78aee3dc9c970" dmcf-pid="fW4yahjJYI"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네이버 통한 Q-CODE 입력화면 [홈페이지 캡처]"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2/20/yonhap/20260220141652753bcis.jpg" data-org-width="614" dmcf-mid="qlXgKJ2uZy"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20/yonhap/20260220141652753bcis.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네이버 통한 Q-CODE 입력화면 [홈페이지 캡처]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14889713b3094aa84288d65113c609c4939318a97452e76fccc18eedf2618d43" dmcf-pid="4Y8WNlAiXO" dmcf-ptype="general">이때 드러난 문제가 '가시성(Visibility)의 붕괴'다. 선택지는 존재하지만 사용자가 알아차리기 어렵게 설계된 상태를 말한다. 화면에서 특정 경로만 눈에 띄게 강조되고, 다른 경로는 설명문 속 링크나 하단 메뉴처럼 '찾아야만 보이는 위치'에 놓이면 이용자는 자연스럽게 한 방향으로 몰린다. 제공자는 "선택지를 제공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이용자는 "선택할 수 없었다"고 느낀다.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사실과 선택할 수 있다고 느끼는 경험 사이의 간극, 그 간극이 만들어내는 것이 '선택 가능의 착시'다. 제도와 시스템은 여러 경로를 열어두었는데, 사용자 경험은 "이 방법밖에 없다"로 굳어진다. 안내가 강제로 체감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p> <p contents-hash="2284bc012fe0c47521119b95fc27d3844fa55cc38cd195423d0d5572bc64b2b0" dmcf-pid="8G6YjScnGs" dmcf-ptype="general">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공공 영역에서 이런 설계가 반복되면 '행정 편의주의'가 된다. 절차의 효율을 앞세우며, 사용자 이해와 선택을 뒷전으로 미루는 방식이다. 반면 민간 영역에서 같은 구조는 더 노골적이다. 사용자의 결정을 특정 방향으로 끌어당겨 이익을 지키는 다크 패턴(dark patterns)으로 진화한다. 최근 쿠팡을 둘러싼 멤버십 해지 경험에 대한 문제 제기와 논란은 그 단면을 보여준다. 가입은 몇 번의 클릭으로 끝난다. 그러나 탈퇴는 사용자가 '찾아야 하는 과정'으로 만든다. 메뉴 깊숙한 곳에 숨겨진 해지 경로를 따라 여러 화면을 이동해야 하고, 중간중간 혜택을 강조하는 메시지와 확인 단계가 반복되면서 사용자의 결심을 소모시킨다. "정말 혜택을 포기하겠느냐"는 식의 감성적 호소, 버튼의 배치와 문구가 만들어내는 미세한 압박은 사용자의 결정을 '재고'시키는 수준을 넘어, 결국 포기하게 만드는 피로로 작동한다.</p> <p contents-hash="135a2052c0534a06f6c0d577b89b8c6b736cf608f55f7700ed6b10ae96971a0c" dmcf-pid="6HPGAvkL5m" dmcf-ptype="general">이것은 실수에 의한 UX 저하가 아니다. 사용자의 심리적 취약점을 계산해 이탈을 막는 넛지(nudge)의 오용이며, 설계의 칼날을 사용자 보호가 아니라 기업의 이윤으로 향하게 한 디자인 윤리의 실종이다. 사람은 확신이 서지 않을수록 불안해지고, 불안해질수록 더 쉽게 시스템에 의존한다. Q-CODE의 모호한 인터페이스 앞에서 당황하는 외국인 관광객과 고령층, 복잡한 해지 동선에 지쳐 결정을 접는 사용자는 서로 다른 상황에 놓여 있지만, 본질적으로 같은 경험을 한다. 선택지가 있는데 선택할 수 없는 경험, 그리고 그 공백을 사용자의 불안과 의존이 메우는 경험이다.</p> <p contents-hash="77f968b79de0572600bd81934a46ffa37986ca7aaa08c54a849b95128fd91283" dmcf-pid="PXQHcTEoGr" dmcf-ptype="general"><strong> 가시성 붕괴는 '어디에 무엇을 두었는가'에서 시작한다</strong></p> <p contents-hash="61d0f6315757f7dab23bb62def0123349b42f24956b8fcf60fcd437c17a336ca" dmcf-pid="QZxXkyDg5w" dmcf-ptype="general">가시성 붕괴는 거창한 기술 문제가 아니다. '어디에 무엇을 두었는가'라는 화면의 위계가 만든 결과다. 예컨대 첫 화면에서 특정 경로의 버튼만 크고 선명하게 고정돼 있고, 다른 방법은 '다른 옵션' 같은 작은 링크로 화면 아래쪽에 배치돼 있다면 사용자는 자연스럽게 큰 버튼을 누른다. 제공자는 대안을 열어뒀다고 생각하지만, 이용자는 대안을 보지 못한 채 진행을 끝낸다. 선택지는 존재하지만 작동하지 않는 순간이다.</p> <p contents-hash="bfb15bbed0133b0528725bf80563409202cea31b68d3094452e090965aa47262" dmcf-pid="x9kKW7GhGD" dmcf-ptype="general">'접기/펼치기(아코디언)' 안에 선택지를 숨기는 방식도 같은 결과를 만든다. 안내문에는 "다른 방법도 가능"이라고 적혀 있어도, 사용자가 일부러 펼치지 않으면 그 선택지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입국 직후처럼 시간 압박이 큰 상황에서 사용자는 화면을 '탐색'하지 않는다. 화면이 탐색을 요구하는 순간, 그것은 곧 장벽이 된다.</p> <p contents-hash="fbfcfdbbc802507b79538f340174aa172aa1cc1a9fa8037960fb637f3f1bdda3" dmcf-pid="ys7mMke45E" dmcf-ptype="general">앞에서 말한 '선택 가능의 착시'는 이런 순간에 가장 자주 발생한다.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는 선택지를 제공했다는 사실이 중요하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봤는지'가 중요하다. 대표적인 장치가 기본값(default)이다. '권장' 경로가 기본으로 체크돼 있고, 다른 방식은 "변경"을 눌러야만 나타난다면 사용자는 변경을 시도하기 전에 이미 결정을 끝낸다. 선택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선택할 기회를 경험하지 못한 것이다.</p> <p contents-hash="1a01b442010f91299f6e3f1092f78bff809715ac941314205529e6850279726b" dmcf-pid="WOzsREd8Zk" dmcf-ptype="general">버튼 라벨 역시 같은 방향으로 작동한다. "빠른 진행", "간편 인증" 같은 문구가 붙은 경로는 자연스럽게 정답처럼 느껴지고, 대안 경로가 "기타", "수동", "예외"처럼 이름 붙으면 그것은 예외처럼 보인다. 같은 기능이라도 배치와 문구는 사용자의 행동을 특정 방향으로 몰아간다.</p> <p contents-hash="b1a62337bfa2d1cc3510741b07a077eafcdd91f21c7886683be39dfd37cc4a8a" dmcf-pid="YIqOeDJ61c" dmcf-ptype="general">이때 사용자는 '선택했다'가 아니라 '몰렸다'를 경험한다. 그래서 불안해지고, 확인하려 하고, 결국 시스템 밖으로 의존한다. 고객센터, 현장 안내, 커뮤니티, 지인에게 묻는 행동이 늘어난다. 가시성 붕괴는 화면 안의 작은 설계로 시작되지만, 결과는 신뢰와 비용으로 돌아온다. '선택이 보이게' 만드는 설계가 경험을 지키는 최소 조건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시성 붕괴가 설계의 실수로도 발생한다면, 민간 영역에서는 이 구조가 더 노골적인 형태로 강화된다</p> <p contents-hash="752251f295768e3d07c03ae0ece5409f2b572bcf64bebe21a2a5aacab547985c" dmcf-pid="GCBIdwiPXA" dmcf-ptype="general">석수선 디자인전문가</p> <p contents-hash="f4aada46cb5ea7d29838c14f1d251b1880e95891a82190ee52b09a8825a4b48f" dmcf-pid="HhbCJrnQGj" dmcf-ptype="general">▲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박사(영상예술학 박사) ▲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기업 ㈜카우치포테이토 대표 ▲ 연세대학교 디자인센터 아트디렉터 역임 ▲ 현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 ▲ 한예종·경희대·한양대 겸임교수 역임</p> <p contents-hash="d8adbd697d87a03d92eb8f61493e42e0cab6fd1b1e1ce3c82b8ca5b767489085" dmcf-pid="ZS9lnsoMYa" dmcf-ptype="general">▶제보는 카톡 okjebo</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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