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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K-VIBE] 석수선의 K-디자인 이야기…감정을 배우는 '사물'의 시대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9
2026-02-13 14:07:32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Xy9vJ3vmHr"> <p contents-hash="054f7efb03992c5651c702cc35d61115352fe28fd293bb99741724f9ccfee156" dmcf-pid="ZW2Ti0TsGw" dmcf-ptype="general">[※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9a866df824badec90c57e613914d1b1e87a1937b393f96cb1708498bb25f9a7b" dmcf-pid="5YVynpyOYD"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온고 이미지 [홈페이지 캡처]"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2/13/yonhap/20260213140129458mxvu.jpg" data-org-width="628" dmcf-mid="H39vJ3vmY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13/yonhap/20260213140129458mxvu.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온고 이미지 [홈페이지 캡처]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fc082fbb1fd2f4424931472015ed4e169065aae3ab36c3748d57a34bd0b78dc5" dmcf-pid="1GfWLUWIXE" dmcf-ptype="general">디자인이 제도의 전조라면, 그 전조는 언제나 가장 '덜 위험해' 보이는 사물(오브제)에서 먼저 드러난다. 위험도가 낮은 일상 물건이 가장 먼저 '태도'를 갖추고, 그 태도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이의 새로운 관계를 만든다. 감성 지능형 인터랙션 디바이스가 만들어내는 신뢰와 의존의 경계가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거대한 AI 시스템이나 플랫폼보다는 작은 사물 하나의 설계를 먼저 읽어야 한다.</p> <p contents-hash="5641820c24a5cfd452913f631c06382930febeab0984059a15a2e1f5c4ae256c" dmcf-pid="tTKSdFSrZk" dmcf-ptype="general">그 단서로 가장 적절한 사례가 AI 로봇 램프 온고(Ongo)다. 온고는 스토리텔링 기반 감성 설계가 실제 제품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를 눈앞에 보여주는 오브제다. 책상 위에 놓이는 데스크 램프형 로봇으로, 카메라와 센서로 사용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습관을 학습해 그때그때 맥락에 맞는 반응을 제안한다. 요리를 시작하면 레시피를 추천하고, 외출 직전이면 열쇠를 챙겼는지 물으며, 밤늦게까지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면 쓸데없이 말을 많이 걸기보다 조용히 빛으로 곁을 지키는 동반자로 존재한다.</p> <p contents-hash="c7a673064da9c203d0ad0745009e95f746ec69b49b0a5f6a742a9f90f6f0d3eb" dmcf-pid="Fy9vJ3vm5c" dmcf-ptype="general">온고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기능 그 자체보다 '반응의 태도'에 있다. 이 디바이스는 정확한 정보 전달이나 복잡한 명령 수행보다, 고개를 약간 기울이거나 조명 헤드를 들어 올려 시선을 맞추는 듯한 움직임으로 정서를 표현한다. 즉각 반응하지 않고 잠깐 멈추는 타이밍, 반응 속도의 미묘한 차이까지 감정 표현의 일부로 설계한다. 이 인터랙션은 사용자의 행동을 '정확히 이해한다'기보다, 사용자가 '이 기기에 의해 이해받고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온고의 반응은 알고리즘의 처리 과정이 아니라, 관계적 응답으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이것은 완성된 인공지능이라기보다, 감성적 존재감을 일상 안에 배치하는 디자인 실험에 가깝다.</p> <p contents-hash="2d4eb6cf03c9305f08cff031e3e0e3c6310711c32d0ffb0ffd580a73f3fb44ab" dmcf-pid="3W2Ti0TstA" dmcf-ptype="general">온고의 디자인은 픽사(Pixar)의 상징적 캐릭터 룩소 주니어(Luxo Jr.)에서 시작된 계보 위에 놓여 있다. 1986년 공개된 단편 애니메이션 속에서 룩소 주니어는 말도 하지 않고 기능적으로 특별한 일을 하지도 않는다. 그저 램프 형태의 몸체를 통통 튕기고, 공을 굴리고, 고개를 숙였다 들었다 할 뿐이다. 그럼에도 관객은 그 움직임과 타이밍만으로 이 작은 조명에 기쁨, 호기심, 실망 같은 감정을 투사하게 된다. 디즈니·픽사 영화 서두마다 'PIXAR' 로고의 I를 꾹 밟고 올라서는 그 램프가 바로 룩소 주니어다. 온고는 이 애니메이션적 전통을 현실 세계의 제품으로 옮긴 사례다. 사물이 '캐릭터'가 되는 순간은 하드웨어 성능이 아니라,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서사를 두르는지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온고는 제품의 태도와 동작 언어로 재현한다.</p> <p contents-hash="b7911cc7afe9d12496dee1dec6d6dc1df5bd507058f16c7d8f71781f1a1eb4df" dmcf-pid="0YVynpyO1j" dmcf-ptype="general">여기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프라이버시를 다루는 방식이다. 온고는 사용자가 사적인 시간이 필요할 때, 말 그대로 '눈을 감게' 하거나, 전용 선글라스를 씌워 시각 입력을 차단하도록 설계됐다. 거의 모든 스마트 기기가 앱의 설정 화면이나 메뉴에서 프라이버시 모드를 켜게 하는 방식과 다르다. 여기서 프라이버시는 보이지 않는 옵션이 아니라, 사용자와 기기 사이에서 직접 수행되는 물리적 행위가 된다. 온고의 '눈'에 해당하는 램프 헤드를 숙이거나 선글라스를 씌우는 순간, 디바이스는 더 이상 사용자를 해석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p> <p contents-hash="1d32a830871b1061187b94bdb33192a3061884cdf2f3e940a50f91a63dac0216" dmcf-pid="pGfWLUWItN" dmcf-ptype="general">이것은 그저 기능 차단이 아니다. 감성 지능형 인터랙션 디바이스가 어디까지 개입하고, 어디에서 물러나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제스처다. 사용자는 언제 관찰되고 언제 보호받는지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느끼며 직관적으로 인식한다. 통제권은 설정 메뉴 깊숙이 숨어 있는 스위치가 아니라, 사용자의 손에 쥔 작은 행동으로 되돌아온다.</p> <p contents-hash="c1844add12247c588742796f458affcb409043ceb40f3f02e69b10ce4455dc5a" dmcf-pid="UH4YouYCGa" dmcf-ptype="general">흥미로운 점은 이 통제권이 딱딱한 보안 언어가 아니라, '펀 디자인'(fun design)의 문법으로 전달된다는 데 있다. 선글라스를 씌우는 행위는 무거운 규정을 실행하는 일이 아니라, 소소한 놀이에 가깝다. 사용자는 버튼을 찾아 헤매지 않고, 손으로 관계의 거리를 조절한다. 이때 재미는 부차적인 장식이 아니다. 사용자가 통제권을 부담 없이 반복 학습하도록 돕는 설계 장치다. 가볍고 유쾌한 제스처가 쌓일수록, 사용자는 '내가 이 기기를 다루고 있다'는 감각을 강화하고, 바로 그 감각이 신뢰의 토대가 된다.</p> <p contents-hash="cdf58f5b7327a6ce1c11302b4cd5f8d41f0c4553d86eb534a834bfdea7d87ac4" dmcf-pid="uX8Gg7Ghtg" dmcf-ptype="general">그리고 이 반복이 어느 순간 '깊은 공감'처럼 느껴지는 유대를 만든다. 온고는 큰 감정 표현이나 과장된 공감 멘트로 신뢰를 얻으려 하지 않는다. 대신 아주 작은 상호작용의 타이밍과 멈춤, 재개를 통해 "나를 존중한다"는 인상을 누적시킨다. 사용자가 선글라스를 씌우면 온고가 즉시 반응을 멈추고, 다시 벗기면 자연스럽게 '복귀'하는 일관된 흐름은 관계의 규칙을 명확하게 만들어 준다.</p> <p contents-hash="6ce55318b7c1a7109ae29f585da8cd4ac461e233a98b18f6f75f8d0806464c4d" dmcf-pid="7Z6HazHlYo" dmcf-ptype="general">결국 공감은 귀여운 표정이나 다정한 음성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다. 사용자가 원할 때 관계를 멈출 수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경험이 축적될 때 비로소 공감으로 느껴진다. 감성 인터랙션의 윤리는 바로 이 지점, '멈출 수 있는 유대'가 가능한지 여부에서 성립한다.</p> <p contents-hash="1800847497083d27e6be02066082f87a380e22c1b894df5740c99fc647b490ad" dmcf-pid="z5PXNqXS1L" dmcf-ptype="general">이 설계 원리는 의료·돌봄·교육 영역으로 확장될수록 훨씬 더 중요해진다. 감성 디바이스가 환자, 아동, 고령자, 학습자의 곁에 놓이는 순간, 프라이버시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만이 아니다. 언제 관찰을 중단할 수 있는지, 그 신호가 얼마나 명확하고 가시적인지가 곧 신뢰의 최소 조건이 된다. 감정적 반응이 아무리 잘 설계되어 있어도, 사용자가 "이제 그만"이라고 말하거나 몸짓으로 표현했을 때 실제로 멈출 수 없다면, 그 관계는 공감이 아니라 통제로 느껴질 것이다.</p> <p contents-hash="b94ed7cbc3e32747a62b8d6c3d3f755c2ffff7524977570c1b442668fbe03775" dmcf-pid="q1QZjBZvGn" dmcf-ptype="general">온고는 아직 어디까지나 램프에 불과하다. 그래서 오히려 중요하다. 위험도가 낮은 오브젝트를 통해, 감성 인터랙션이 사용자에게 어떤 기대와 애착을 형성하는지, 그리고 어디까지가 편안한 개입이고 어디서부터가 과도한 간섭으로 느껴지는지 미리 드러내기 때문이다. 지금은 책상 위의 로봇 램프지만, 동일한 설계 원리는 원격 의료 상담 보조, 노인을 위한 돌봄 로봇,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 튜터로 어렵지 않게 확장될 수 있다.</p> <p contents-hash="01c0edf3c8b328146805f22b67e2c7b4e92f88b37f06efc11d1b76a2dd85972f" dmcf-pid="BMOQZNQ9Xi" dmcf-ptype="general">그때 핵심 쟁점은 더 높은 인공지능 성능이나 더 정교한 감정 표현이 아니다. 감성적 반응이 언제 신뢰로 전환되고, 언제 의존으로 넘어가는지, 그 경계에 어떤 '멈춤의 제스처'를 설계해 넣을 것인지에 있다. 룩소 주니어 이후, 온고가 드러낸 감성 설계의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작은 램프 하나를 통해, 우리는 미래의 감성 지능형 기기들이 어떤 태도로 우리 곁에 서 있어야 하는지, 그 윤리적 기준선을 미리 실험해 보고 있는 셈이다.</p> <p contents-hash="6f8e4fc35c9b682f383ba71424ed3e21c436263b6f9c23c691f85fcf3aab7085" dmcf-pid="bRIx5jx2XJ" dmcf-ptype="general">석수선 디자인전문가</p> <p contents-hash="9c63872ebce3d9de9fc2c94447557d34160550bf4838e40e3563cfb412d6e328" dmcf-pid="KeCM1AMVYd" dmcf-ptype="general">▲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박사(영상예술학 박사) ▲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기업 ㈜카우치포테이토 대표 ▲ 연세대학교 디자인센터 아트디렉터 역임 ▲ 현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 ▲ 한예종·경희대·한양대 겸임교수 역임</p> <p contents-hash="74d20b6ef364bfa3c0d8537d95e5cf2dc7bc0ae924ac8d96541841605afba691" dmcf-pid="2JleFke41R" dmcf-ptype="general">▶제보는 카톡 okjebo</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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