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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욕설 퍼부어도 "팬이니까"?…K리그는 지금 '사이버 불링' 중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11
2026-01-31 04:00:00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6/01/31/0000055475_001_20260131040010018.gif" alt="" /><em class="img_desc">지난해 12월 6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전북현대의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전북 송민규(왼쪽)가 광주 문전을 향해 돌파하고 있다. 송민규는 이번 이적 시장에서 FC서울로 이적했다. photo 뉴스1</em></span></div><br><br>소셜미디어(SNS) 다이렉트 메시지(DM)가 흔히 쓰인다. 축구계에선 팬이 선수에게 DM을 보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SNS에 능통한 선수는 팬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면서 깊은 유대관계를 형성한다. 선수와 팬의 직접적 소통은 충성심 높은 팬층을 만들어내고, 더 많은 팬을 경기장으로 불러들이는 효과를 낸다. <br><br>축구계에서 활동 중인 에이전트 A씨는 "선수와 팬의 유대관계를 더욱 깊게 만들어가는 건 긍정적 요인이 많다"며 "팬이 많을수록 선수는 더 큰 동기부여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팬이 많은 선수는 가치가 높다. 구단과의 계약 시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물론 많은 팬을 보유한 만큼 그라운드 안팎에서 모범이 되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른다"고 했다.<br><br><strong>직접적인 소통의 이면</strong><br><br>하지만 DM이 축구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K리그1에서 활약 중인 선수 B는 큰 고민을 호소했다. 경기에서 조금만 부진하면 DM으로 입에 담기 힘든 욕이 쏟아진 까닭이다. '다쳐서 안 나왔으면 좋겠다'는 저주에 가까운 말이 귀엽게 보이는 수준에 다다랐다. 그만큼 심각하다. B는 "가장 참기 힘든 건 가족을 향해 입에 담기 힘든 말을 쏟아내는 것"이라며 "나를 욕하는 건 참을 수 있지만 가족을 욕하는 건 참기가 매우 힘들다"고 고백했다. 이어 "DM을 최대한 읽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면 내 가족에게 DM으로 욕을 한다. 커뮤니티 등을 통해서 나와 가족을 향한 비난도 쏟아낸다. 가족이 커뮤니티를 통해 이를 접하고 힘들어하는 모습도 본다"고 했다.<br><br>소통 창구의 활성화는 피해자를 경기인에만 가두지 않는다. K리그 현장에서 일하는 프런트도 도를 넘어선 악담에 고통을 호소한다. 구단 관계자 C씨는 "우리가 무언가를 결정할 때마다 '이건 왜 이렇게 결정했느냐' '다른 건 왜 신경 쓰지 않느냐'라며 끊임없이 묻는 분들이 계신다. 구단은 결정 사안을 보도자료로 충분히 설명한다. 그런 상황에서 직원이 구단의 결정 사항을 마음대로 추가 설명해선 안 되는 일이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갈등이 쌓이면 폭언이 쏟아지기도 한다. DM으로 답하지 않으면, 커뮤니티 등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올라온다. 거짓된 내용이 사실처럼 받아들여지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했다.<br><br>지난 1월 21일 축구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곽민선 아나운서는 자신의 SNS에 익명이 보낸 다수 DM을 공개했다. 악담, 저주에 가까운 말들이었다. 곽 아나운서의 남편인 송민규가 전북 현대를 떠나 FC서울로 이적하면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 송민규는 전북과의 계약 기간을 온전히 마무리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해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송민규는 전북과의 계약을 마치고 유럽 진출을 타진했지만 뜻을 이루진 못했다. 일부 팬은 여기서 큰 분노를 느껴 송민규의 아내인 곽민선 아나운서에게 악담을 쏟아냈다.<br><br><strong>갈수록 늘어나는 피해자</strong><br><br>축구계에서 팬은 성역으로 여겨진다. '악담을 퍼붓는 팬도 팬'이란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일부 팬의 악담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선수 D는 "축구에만 더 신경 쓰려고 하는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뚜렷한 방법이 없다. 그런 팬을 고소한다면, 나는 '팬을 고소한 선수'로 낙인찍힐 거다. 솔직히 그게 두렵다. 내가 축구를 잘해야 악플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D의 말처럼 팬을 고소한다는 건 생각처럼 쉽지 않다. 구단이 선수를 대신해 팬을 고소하게 되면, 그 구단은 '팬을 고소한 구단'으로 낙인찍힐 위험이 있다.<br><br>강윤경 법무법인 정산 대표변호사는 곽민선 아나운서가 공개한 익명의 DM을 확인한 뒤 "일기장에 써야 하는 배설을 어찌하면 상대방에게 쏟아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법률가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서 이해가 잘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법률가의 입장만 생각하면 참을 필요가 없다. 고소해야 한다. 문제는 고소한 뒤다. 고소하게 되면 더 큰 피해와 스트레스에 시달릴 위험이 있다. 쉽게 말해 총알받이가 된다. 축구계는 이런 일을 참고 또 참아오지 않았나. 지금껏 외면한 일을 누군가 나서서 '잘못된 걸 바로잡겠다'고 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가해자들이 하나로 뭉쳐서 고소인을 집중적으로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이런 문제를 직접 나서서 해결하려고 한다면, '부당한 일을 부당하다'고 외칠 용기를 넘어서 이후 벌어질 일을 감내하고 이겨낼 힘이 필요하다"고 했다.<br><br>악플러를 고소한다고 한들 처벌 수위가 높지 않은 것도 문제다. 강 변호사는 "이런 건은 보통 벌금형으로 끝난다. 온라인상에서 악담을 쏟아냈던 이는 벌금만 내면 아무런 제약 없이 사회생활을 이어간다. 대부분의 사례를 보면 그런 사람이 잘못을 뉘우치고 다르게 살아갈 가능성은 낮다. 가해자가 활동하는 커뮤니티, SNS 등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더 큰 사이버 테러를 도모할 가능성이 있다. 그게 현실"이라고 했다.<br><br>문제 해결 방안으로는 연대가 꼽힌다. 대한축구협회(KFA), 한국프로축구연맹, 구단 등이 연대해서 선수를 비롯한 축구 산업 관계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br><br>강 변호사는 "KFA, 연맹, 구단 등이 연대해야 한다. 선수, 프런트 등은 축구계의 소중한 자산이다. 홀로 사이버 테러의 고통을 감내하게 놔둬선 안 된다. 보호는 어지럽혀진 질서를 바로잡을 강력한 수단이다. 시급한 건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인 일이 반복해 발생하는 것을 막는 거다. 한 사람에게 문제의 해결을 맡기면 더 큰 상처를 입고 더 큰 어려움과 스트레스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br><br>강 변호사는 덧붙여 "우리 사회엔 언제부터인가 이상한 인식이 자리 잡았다. 프로축구 선수는 우리 사회에서 고액 연봉자다. 일부 사람들은 '큰돈을 벌고 많은 인기를 누리면 이 정도 공격을 감내하는 건 당연하다'고 믿는다. 그 확신이 우리 사회에서 보편화되고 있다. 축구계가 나서서 '잘못된 인식'임을 알려야 한다. 사이버 테러는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엄연한 범죄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축구계는 연대해서 맞선다'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일종의 경고 메시지"라고 했다.<br><br><strong>축구장 바깥에서도 자주 들을 수 있는 폭언</strong><br><br>축구계에선 사이버상에서만 악담이 쏟아지는 게 아니다. 자기가 응원하는 팀의 성적이 좋지 않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의 뜻하지 않은 이적 등이 발생하면 구단 버스를 막고 폭언을 일삼는 행위가 심심찮게 발생한다. 현재 K리그엔 이와 같은 위험을 방지할 만한 어떠한 대응책도 존재하지 않는다. 구단이 팬들에게 잘 설명하고 설득하는 작업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br><br>국가대표 출신으로 선수 시절 유럽 무대를 경험했던 선수 E는 "유럽엔 버스 막기와 같은 문화는 없다"며 "경기가 끝나면 자신들의 입장을 경기장 안에서 확실하게 전달하고 하루를 마무리한다"고 전했다. 이어 "버스 막기와 같은 문화는 잘못된 것"이라고 짚었다.<br><br>지도자 생활 중인 F 감독은 "버스 막기를 보면 아찔한 생각이 들곤 한다"며 "극심한 스트레스로 큰 사건이라도 발생하면 그때 이 문화가 사라질까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팬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구단과 계약된 감독이 아무런 상의 없이 팬들이 분노한다고 해서 사퇴를 언급할 순 없다. 감독이 분노한 팬 앞에서 할 수 있는 말은 '죄송하다. 더 잘하겠다'는 말뿐이다. 감독은 성적이 나쁘면 알아서 나가거나 잘리는 운명이다. 서로 더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했다.<br><br>축구계는 무법지대가 아니다. 그런데 프로축구 산업의 수많은 종사자가 고통에 시달린다.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라도 시작되어야 할 시점이다. <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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