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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흥행엔 한몫하지만, 예능만 바라보는 선수들도…스포츠 예능의 빛과 그림자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3
2026-01-25 13:00:00
[김양희 한겨레신문 기자 sisa@sisajournal.com] <br><br><b>《신인감독 김연경》, V리그 관중 증가 효과<br>"은퇴 선수들이 방송국만 쳐다봐"…현장 지도자 유출 우려도</b><br><br>프로 스포츠 선수의 수명은 짧다. 예전보다는 길어졌다고 하지만, 40세가 가까워오면 은퇴가 현실로 닥친다. 그리고, 제2의 삶을 살아야만 한다. 예전에는 프로·아마추어 지도자, 방송해설가 혹은 개인사업 정도만 가능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다양한 길이 열렸다.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거나 스포츠 예능에 출연할 수 있다. 스포츠 예능에서는 은퇴 전에 잘하던 것을 계속 잘하기만 하면 된다.<br><br> 2019년 첫 방송된 《뭉쳐야 찬다》(JTBC)를 시작으로 조금씩 움튼 스포츠 예능은 《골 때리는 그녀들》(SBS)로 인기몰이를 했고, 《최강야구》(JTBC)에서 정점을 찍었다. 축구, 야구뿐만 아니라 농구, 배구, 테니스, 복싱 등 예능 종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김연경이 여러 사연을 가진 선수들을 데리고 여자배구 제8 구단 창설에 도전하는 《신인감독 김연경》(MBC)은 야구, 축구가 아니어도 스포츠 예능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586/2026/01/25/0000120918_001_20260125130019106.jpg" alt="" /><em class="img_desc">JTBC 예능 《최강야구》 포스터, 스튜디오C1 예능 《불꽃야구》 포스터 ⓒJTBC·스튜디오 C1</em></span><br><br><strong>《최강야구》의 인기, 규칙 어려운 야구 진입 장벽 낮춰 </strong><br><br>시청자들 마음속으로 스며든 스포츠 예능의 공통점은 간절함과 진정성이다. 박용택, 이대호 등 은퇴한 야구선수들이 유니폼을 입고 다시 그라운드에 서서 치고, 던지고, 달리는 《최강야구》는 단순한 향수를 넘어 또 다른 도전정신을 보여줬다. 특히 '야구 장인' 김성근 감독이 80대 고령의 몸을 이끌고 야구장에 나와 더그아웃을 지키고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는 모습은 감동마저 선사했다. 《최강야구》를 통해 염원하던 프로 선수의 꿈을 이룬 선수도 꽤 된다. 황영묵(한화 이글스), 정현수(롯데 자이언츠), 고영우(키움 히어로즈) 등이 그들이다. <br><br> 《최강야구》는 '야구'라는 진입 장벽을 한껏 낮춰주는 역할도 했다. 야구는 규칙이 꽤 복잡해서, 쉽게 입문하기 어려운 스포츠 종목 중 하나다. 하지만, 《최강야구》를 통해 야구의 첫맛을 느낀 시청자들이 진짜 야구를 찾기 시작했고, 이는 프로야구가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동원하는 데 촉매제가 됐다. <br><br> 《최강야구》 자체로도 새로운 예능 패러다임을 형성했다. 치열한 승부에 예능적 재미가 가미되면서 경기장마다 관중이 넘쳐났고, 자체 굿즈 판매 또한 소위 '대박'이 났다. 김성근 감독은 "프로야구 감독일 때는 나를 몰랐던 사람들이 《최강야구》를 하고 나니 알아보더라"면서 "《최강야구》 때문에 야구가 좋아졌다는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고 말했다. <br><br>《신인감독 김연경》은 여자배구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긴 김연경을 전면에 내세운 배구 예능이었다. 앞서 제작됐던 농구 예능 등이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던 터라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많았는데 《신인감독 김연경》은 그야말로 강서브를 날렸다. 실패의 쓴맛을 봤던 이들이 모인 '필승 원더독스'의 진정성 있는 서사와 '감독' 김연경의 강단 있는 지도 스타일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난해 9월28일 첫 방송 때 시청률 2.2%를 기록한 《신인감독 김연경》은 11월23일 마지막 방송(9회) 때는 5.8%까지 시청률이 껑충 치솟았다. 2020년 방송된 서장훈의 《진짜 농구, 핸섬타이거즈》의 최고 시청률이 3.6%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단한 성공이다. <br><br>《신인감독 김연경》의 인기는 그대로 프로배구까지 이어졌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1월초 발표한 2025~26 상반기(1~3라운드) 관중 및 시청률 통계에 따르면, 올 시즌 여자배구 총 관중은 지난 시즌 14만6797명에서 5.3% 증가한 15만4646명을 기록했다. 시청률도 상승했다. <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586/2026/01/25/0000120918_002_20260125130019325.jpg" alt="" /><em class="img_desc">MBC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 포스터, JTBC 예능 《뭉쳐야 찬다 4》 포스터, SBS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 포스터 ⓒMBC·JTBC·SBS</em></span><br><br><strong>경기 자체의 예능화에 따른 전문성 훼손 지적도</strong><br><br>상반기 경기당 평균 시청률은 1.37%로, 지난 시즌(1.18%)에 기록한 역대 상반기 평균 시청률 1위 기록을 깼다. 김연경 은퇴 뒤 떨어질 인기를 걱정해 대책 회의까지 했던 KOVO인데 관중 수도, 시청률도 김연경이 선수로 뛸 때보다 올랐다. <br><br>여자배구 흥행 한가운데에는 정관장의 아시아쿼터 선수 인쿠시(몽골)가 있다. 《신인감독 김연경》을 통해 화제를 모은 인쿠시는 지난해 12월 정관장에 입단했다. 인쿠시가 처음 코트를 밟은 지난해 12월19일 정관장과 GS칼텍스 경기 시청률은 무려 2.06%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V리그 상반기 시청률 2위에 해당한다. 정관장은 인쿠시 영입 뒤 홈 평균 관중이 580명 늘어났다. 《신인감독 김연경》은 《골 때리는 그녀들》이 그랬듯이 남자 스포츠와 비교해 주변부에 머물러 있는 여자 스포츠를 재조명하는 계기도 됐다. <br><br>스포츠 예능이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역기능도 간과할 수 없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현장 지도자 유출이다. 야구계 일각에서는 "은퇴 선수들이 방송국만 쳐다본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후배 선수들에게 기술과 경기 노하우를 전수해야 할 베테랑 선수들이 지도자가 되는 것보다는 몇 배, 수십 배 높은 방송 출연료의 유혹에 이끌려 현장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br><br>실제로 《최강야구》 제작 갈등으로 스튜디오C1이 독자적으로 《불꽃야구》를 만들자, JTBC는 《최강야구》를 재정비하면서 프로야구단에 소속돼 있던 일부 코치를 시즌 중에 빼가면서 물의를 빚었다. 결과적으로 《최강야구》는 0%대 시청률을 면치 못했고, 오는 2월 종영하면 프로그램 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불꽃야구》 또한 JTBC가 제기한 저작권침해·부정경쟁행위 금지 가처분이 인용되면서 새로운 시즌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br><br>《최강야구》 《불꽃야구》 모두 사면초가에 몰리면서 예능만 바라보던 은퇴 야구선수들의 미래도 불투명해졌다. 특A급 은퇴 선수들은 방송해설이나 개인 유튜브 운영이라는 차선책이 있으나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현장 지도자 복귀마저 애매한 상황이 됐다. 방송사나 제작사 모두가 '돈'만을 바라보면서 최악의 결과로 수렴됐다. <br><br>스포츠 예능의 또 다른 문제점은 경기 자체의 예능화에 따른 전문성 훼손이다. 예능 프로그램 특성상 매 경기는 압축·축약돼 극적으로 포장된다. 특정 장면을 반복해 보여주기 때문에 긴장이 더 극대화되는 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실제 경기는 그렇지 않다. PD와 작가의 손을 거쳐 재탄생한 경기와 날것 그대로의 실제 경기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재미의 강도 또한 다르다. MSG가 가미된 음식으로 단련됐는데 막상 싱거운 음식을 먹으면 어찌 될까. 예능과 현실은 구분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br><br>은퇴 선수들의 예능 출연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됐다. 더불어 스포츠 예능 제작 또한 활발해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흐름을 어떻게 스포츠 산업의 자양분으로 전환시키느냐에 있다. 출연자들은 자신이 그 종목의 '얼굴'임을 잊으면 안 된다. 예능인으로서 웃음을 주더라도 스포츠인으로서의 품격과 전문성은 지켜야 한다. 방송국 또한 스포츠 현장을 존중해 줘야만 한다. 그래야 예능도, 스포츠도 산다.   <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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