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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사선에 선 삼권 분립…2026년 정치도 ‘시계 제로’인 이유 [박동원의 시시비비]

온카뱅크관리자

2025-12-26 17:07:55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지리멸렬’ 野, 세진 강성 지지층 입김에…계속되는 ‘거여의 폭주’ 새해 6월 지방선거가 ‘분수령’…“여야 반성 없다면, 누가 이겨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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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저널=박동원 폴리컴 대표)
 2025년은 한국 정치사뿐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한 해였다. 정치는 다양한 복합적 요소가 한꺼번에 겹쳐 극한 위기를 발생시키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었다. 계엄 직후 대치 정국부터 탄핵에 이르기까지 극한의 위기 상황은 이재명 정권이 탄생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았지만, 오히려 극단적 정치 상황은 더욱 심화되었다. 통일교 특검 수사도 있지만 당장 오는 2월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혐의 재판 선고와 6월 지방선거 결과가 향후 정치적 방향을 결정짓게 된다. 시한폭탄을 장착한 채 새해를 맞는 형국이다.
 2025년 대한민국 정치는 첫째, 사상 초유의 일방적 국정운영이 자행되었다. 1987년 이후 190석에 달하는 범여권이 단일대오로 뭉친 적이 없었다. 2008년 이명박 정권 2개월 차에 치러진 18대 총선. 한나라당 153석 단독 과반, 자유선진당·친박연대와 무소속까지 합쳐 범보수가 200석 이상을 석권했다. 하지만 자유선진당은 충청 기반 지역당인 데다 의원들 색채도 각양각색이라 한나라당과 다른 독자성을 유지했다. 또한 한나라당 내 친박근혜계와 친박연대가 합쳐진 40여 명의 친박 의원이 서로 거리두기를 하며 집권당 일방의 국정운영은 하지 못했다.
 18대 국회는 개원부터 파행이었고 예산안 합의 처리는커녕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이 터지는 등 '동물국회'란 멸칭도 등장했다. 하지만 여야 중진 의원들 간 물밑 접촉은 지속됐다. 소장파 의원들도 소통하며 임기 말엔 국회 내 폭력 방지를 위한 '국회선진법'을 합의로 만들기도 했다. 정치적 파행을 막기 위한 노력은 했었다. 18대 국회 소수 야당은 맞서 싸우기라도 했지만 현재 국민의힘은 아예 무기력 그 자체다. 소수 야당이 견제력을 상실한 가운데 일방적 국정운영이 자행되면서 정치는 실종되고 도를 넘는 삼권 분립 해체마저 시도되고 있다.
 둘째, 집권 초기 당내 갈등과 여야 갈등이 동시에 일어나는 이중적 정치 상황이 벌어졌다. 정권 초기는 강력한 집권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당정 일체를 이룬다. 또한 대통령실을 비롯해 수많은 기관에 당의 인력들이 배치되기 때문에 강한 당정 일치가 일어난다. 이재명 정권은 이례적으로 '명청전쟁'이라는 집권 초기 집권당 당정 갈등이 일어났다. 온라인 유튜브 권력의 힘이 커진 데다, 민주주의를 오독한 '당원 주권' 논리를 앞세우는 바람에 강성 지지층의 입김이 세졌기 때문이다.
 야당인 국민의힘 또한 장동혁 지도부와 한동훈 전 대표 간 첨예한 갈등으로 적전분열 양상이다. 장동혁 지도부가 당원 게시판 문제 재조사와 김종혁 전 최고위원 징계를 강행하자 한동훈계는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며 맞섰다. 통상 강한 대치 상황에선 내분을 잠시 접어두고 공동의 적을 상대하는 데 집중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올해는 여야 강 대 강 대치 상황에서도 여야 공히 당내 갈등이 복합적으로 벌어지는 이례적인 이중적 상황이 발생하며 정치 형세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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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12월9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가맹사업거래 공정화 법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하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의장석 앞으로 몰려나와 목소리를 높이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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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급 '여대야소'에 사라진 협치
 셋째, 온라인 유튜브 권력이 정당 권력을 좌우하기 시작했다. 2019년 조국 사태 때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격돌했던 양 진영이 유튜브로 옮겨왔다. 지난여름 민주당과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주도한 건 유튜브였다. 민주당은 구독자 229만 명으로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뉴스공장 김어준이 미는' 정청래가 '대통령이 밀고 국회의원이 지원한' 박찬대를 꺾었다. 국민의힘도 고성국, 성창경 같은 소위 '자유 우파' 유튜버들이 일방적으로 지지한 장동혁이 당선됐다. '윤 어게인'과 부정선거 음모, 내부 총질 세력을 몰아내라는 우파 유튜버들의 주장에 동의하는 강성 우파의 압도적 지지가 장동혁의 승리 요인이었다.
 유튜브 세력은 당내 선거뿐 아니라 후보 공천, 당 정책과 법률 개정에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검찰청 해체는 물론 강력한 위헌 논란을 뚫고 '내란전담특별재판부'를 통과시켰다. 사법부를 위축시키는 법왜곡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허위조작정보근절법, 사법부 독립을 훼손할 대법관 증원, 재판 장기화를 가져올 4심제 재판소원 도입 등 위헌성 법률안 뒤엔 강성층의 압박이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도 지방선거를 위한 지지층 결집, 출마자들의 노이즈 효과, 그리고 민생 실책 가리기 효과까지 있어 위헌 소지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밀어붙이고 있다.
 넷째, 정치가 삼권 분립을 허물고 있다. 집권여당이 국민주권과 내란을 앞세워 건국 이래 쌓아온 사법체계를 허물고 있다. 앞에서 열거한 위헌성 법률과 민주주의 파괴가 이런 식으로 시도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윤석열의 계엄이 빌미를 주긴 했지만 민주주의 파괴는 민주주의 강화를 통해 회복해야 함에도, '국민주권'이라는 왜곡된 대중 동원 선동 슬로건을 앞세워 오랜 기간 축성해온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문제는 새해에도 이런 상황들이 개선될 여지 없이 우리 정치는 더욱 강 대 강 대결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與野 '혁신 경쟁' 실종…"국민에 비전 보여줘야"
 여전히 지속되는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집권여당의 사법 해체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집권여당의 당정 갈등은 소강 상태지만 위헌성 법률 강행과 지방선거 공천을 계기로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난 당대표 경선처럼 유튜브 세력과 친명 간 대결 구도가 공천 싸움에서 다시 재현될 것이다. 국민의힘 또한 강온 대립이 이어질 것이다. 이미 장동혁 당선에 힘을 실었던 유튜버 고성국이 자유통일당 등 소위 '자유우파 정당'에 30석을 양보하라며 '지방선거 청구서'를 내밀었다.
 2026년은 두 번의 큰 분기점이 있을 것이다. 당장 오는 2월 예정된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이다. 유죄면 민주당과 진보진영의 국민의힘 정당해산심판 청구가 본격화될 것이다. 비상계엄의 불가피성을 역설해 오고 있는 장동혁 대표에게 큰 타격이 예상되며 국민의힘은 내부 분열과 분란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 무죄가 선고되면 민주당의 '내란 몰이'에 일정한 제동이 걸리겠지만, 오히려 조희대 사법부를 공격하며 지지자들을 규합하는 좋은 여건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유죄보다 상황은 낫겠지만 계엄 책임에서 여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내란 무죄를 '잘못 없음'으로 오인하면 지방선거에서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또 하나는 오는 6월 지방선거다. 결과에 따라 정청래와 장동혁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서울은 여야 승패의 바로미터다. 특히 국민의힘은 부산을 뺏기면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다만 어느 쪽이 승리해도 정치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별로 없다. 혁신 없는 국민의힘 승리는 우경화 가속으로 이어질 것이고, 국정 기조 변화 없는 민주당의 승리도 폭주 가속페달을 밟게 할 것이다. 제일 좋은 모양새는 양당이 혁신 경쟁으로 지방선거를 치르는 것인데 그럴 가능성은 낮다. 정치가 여전히 국민에게 비전과 희망을 주지 못하고 또 한 해가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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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원 폴리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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