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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이슈&트렌드] ‘스테이블코인’에 몰리는 IT 강자들…제도화는 ‘혁신’과 ‘보호’ 속 제자리 걸음

온카뱅크관리자

2025-12-08 14: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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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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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인공지능(AI)에 버금갈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17년과 2021년 두 차례 비트코인 투자 광풍을 겪으면서 한국의 제도권은 ‘코인’이란 단어에 여전히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분위기가 짙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통화당국, 관계부처 간 주도권 갈등이 지속되는 것도 도입이 늦어지는 이유다.
 8일 정보기술(IT) 업계와 핀테크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를 필두로 한 국내 IT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스테이블코인 혁신의 주역이 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현실화의 바탕인 법제화는 계속 늦어지고 있다. 이러한 지지부진은 진행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혁신 과제로 꼽았던 이번 정부의 입장과 대비된다.
 현재 금융과 IT 현장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최대 화두다. 은행, 대형 플랫폼, 신용카드사, 가상자산 거래소, 블록체인 기술 보유 벤처기업 모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코인들과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가상화폐가 실물 경제와 연계될 수 있으며 활용성을 보장한다고 강조한 사람들이 많았다.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받고 자동차를 팔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유일하게 달러화 기반 스테이블코인만이 실물 소비 수단으로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 달러화 자산과 코인의 1대1 페깅(고정)으로 화폐 대비 가치변동성을 제거했기 때문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도 마찬가지다. 원화에 가치를 고정해 실제 소비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목표다. 신용카드나 연결 은행계좌 기반인 현재의 간편결제를 뛰어넘어 스테이블코인 그 자체로 재화와 서비스를 살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에 IT 대기업과 금융사들은 저마다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출원하며 빠르게 대비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6개월 넘도록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유통할 기업이 갖춰야 할 각종 요건들을 검토했지만 구체적인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국이 지난 6월 ‘지니어스 액트’를 통과시키며 혁신에 불을 지핀 것과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현재 가장 큰 쟁점은 발행 주체다. 실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안전성과 신뢰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은행 중심의 발행을 주장하는 반면, 여당과 IT·핀테크 기업들은 혁신 차원에서 기업의 참여 허들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당은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준비금, 자기자본금 등 안전 장치를 명시한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절충안은 시중은행이 기업의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상당한 지분을 갖는 구조다. 이는 한국은행이 주장해 온 은행 중심 발행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윤종욱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할 경우 통화 및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준비자산의 안정적 보유 및 운영 등이 시스템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금융안정을 위협하고 이용자 피해도 발생할 가능성이 클 수 있다”며 “은행권 중심의 컨소시엄을 발행주체로 정하면 여러 우려를 현행 규제체계 내에서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은행 중심 모델 외에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발맞춰 기업에게 발행을 허용하는 핀테크 중심의 모델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연 미국, 유럽연합(EU)와 일본에서는 은행이 아닌 기업들이 코인을 발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오는 10일까지 정부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만약 기간 내에 정부안이 마련되지 않을 시 국회가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더 이상 지연되게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국내 IT기업들은 이 분야가 아직 회색지대지만, 곧 신흥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지난 6월 다수의 상표권을 출원한 이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와의 지분 교환 방식 통합을 통해 시장 선점 채비를 마쳤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결제 생태계(네이버페이)와 두나무의 블록체인 인프라를 결합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 국내 결제시장을 장악하고 이후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구상이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는 최근 하나금융그룹과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에 네이버·두나무·하나은행은 향후 법 제도에 발 빠르게 대응할 구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이 은행 중심 구조를 요구하더라도 하나은행이 준비금·예치·청산을 담당하고 네이버페이가 프런트 결제·지갑을, 두나무가 온체인 발행·거래를 맡는 3자 구조를 형성할 수 있어서다.
 이 외에도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달 중 해시드, 부산디지털거래소와 합작한 지갑 서비스인 ‘비단주머니’를 공개할 것으로 점쳐진다. 비단주머니는 지역 화폐인 동백전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향후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거래할 수 있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 핵심 계열사와 함께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 소비처 등을 연결한 ‘하나의 플랫폼’을 선보일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NHN은 자회사인 NHN KCP와 NHN페이코가 스테이블코인 사업 추진을 위한 공동 TF를 구성하고 금융기관, 주요 기술 파트너들과 사업협력 구조 및 기술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그동안 블록체인 사업을 영위해 온 위메이드는 내재된 기술적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9월 원화 스테이블코인 분야에서 ‘기술 기여자’가 되겠다고 선언하고 스테이블코인 전용 블록체인 메인넷 ‘스테이블넷’을 공개했다.
 위메이드는 스테이블넷의 기술적 성숙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체이널리시스, 써틱, 센트비 등과 손잡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연합체 ‘GAKS’를 출범했다. 이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인프라인 보안과 컴플라이언스부터 주요 사용처로 예상되는 해외 송금 분야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선두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게 됐다.
 윤 변호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등을 규율하는 입법이 지연된다면 기업들은 규제 불명확성에 따른 사업기회 상실, 불명확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비용증가 등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변호사는 또 “입법이 늦어지면 법정통화와의 1대1 가치유지 장치, 준비자산의 안정적 보유와 운영 보장 장치, 이용자에 대한 1대1 교환 보장 장치 등을 마련하고 점검하는 일도 지연돼 금융안정과 이용자 보호 등에 문제가 발생할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빠른 입법으로 명확한 규제체계를 마련해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이용자 보호장치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욱 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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