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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지구 온난화, 세계 주요 마라톤 대회 점점 기록 내기 어려워진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36
2025-11-04 09:12:00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144/2025/11/04/0001077637_001_20251104091215600.jpg" alt="" /><em class="img_desc">스위스 마티아스 카이부르츠(왼쪽)가 지난 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시 마라톤 남자 엘리트 부문 경기에서 케냐 엘리우드 킵초게(가운데) 등 선두 그룹과 나란히 달리며 물을 마시고 있다. AP</em></span><br><br>기후 변화가 전 세계 마라톤 대회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최근 공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인해 향후 수십 년간 주요 마라톤 대회에서 기록 경신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br><br>기후 전문 기관 ‘클라이밋 센트럴’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221개 마라톤을 분석한 결과 2045년까지 86%의 대회가 선수들에게 최적의 기온 조건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뉴욕, 런던, 베를린, 도쿄, 시카고, 보스턴, 시드니 등 ‘세계 7대 메이저 마라톤’이 모두 포함됐다.<br><br>마라톤 선수들은 이미 체력과 정신력을 한계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극한의 종목을 치르고 있다. 여기에 폭염이 더해지면 경기력 저하는 물론 탈수와 열사병, 장기 손상 위험까지 커진다. 스코틀랜드 장거리 러너 머이리 매클래넌은 4일 CNN에 “선수들이 탈수와 열탈진으로 쓰러지는 장면은 이제 낯설지 않다”며 “이런 레이스 후에는 혈액 점도, 회복 속도, 수분 균형이 모두 영향을 받아 훈련 일정이 몇 달씩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br><br>연구진은 남자 엘리트 마라토너의 최적 기온을 약 섭씨 4도, 여자 선수는 약 9도로 제시했다. 그러나 실제 대회는 점점 더 더운 환경에서 치러지고 있다. 올해 베를린 마라톤은 섭씨 24도, 도쿄와 런던 마라톤은 20도 이상까지 치솟았다.<br><br>클라이밋 센트럴의 분석에 따르면, 도쿄 마라톤은 남자 선수 기준으로 ‘최적 기온 조건’을 맞을 확률이 현재 69%에서 2045년에는 57%로 떨어지리라 전망됐다. 보스턴 마라톤은 같은 기간 61%에서 53%로, 런던 마라톤은 22%에서 17%로 각각 감소한다. 여자 선수 기준으로는 시드니와 베를린 마라톤에서 각각 10%, 11%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유럽연합 기후 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자료에 따르면, 2024년은 산업화 이전보다 평균 1.6도 더 높은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지난해(2023년) 세운 기록을 다시 깬 셈이다.<br><br>기온이 높아지면 인체는 체온 유지에 에너지를 더 소모하게 된다. 특히 습도가 높을 경우 체열 발산이 어려워지고, 수분 손실이 급격히 늘어난다. 이는 경기력 저하뿐 아니라 선수 생명에도 위험한 요소다. 매클래넌은 “스포츠는 산업이자 비즈니스다. 관중은 세계 기록을 보러 오지만, 더위 때문에 빠른 기록이 나오지 않으면 대회의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베를린 마라톤 조직위는 경기 전 “기온이 평소보다 높아 개인 최고기록 달성은 어렵다”며 ‘기록보다 경험을 즐기라’는 안내문까지 냈다. 대회 측은 냉각 장비와 수분 보급 전략, 복장 및 회복 가이드를 별도로 제공하기도 했다.<br><br>기후 변화가 가속화되면 마라톤 개최 시기 자체를 바꿔야 할 가능성도 커진다. 클라이밋 센트럴에서 근무하는 앤드루 퍼싱 연구원은 “현재 대부분 메이저 마라톤은 북반구 봄과 가을에 열린다”며 “이 시기가 ‘달리기 좋은 계절’이었지만, 기후가 변하면서 이 기간이 점점 따뜻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년 같은 주간에 열리던 대회라도 기후 조건은 이미 그 시기를 지나버렸다”며 “이제 좋은 기후는 점점 ‘희귀한 자원’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대회는 새벽 혹은 심야 출발로 대응 중이다. 2019년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폭염을 피하기 위해 남녀 마라톤을 자정에 시작하기도 했다.<br><br>더운 기후에서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은 적응 훈련을 위해 고온 환경 캠프, 열훈련실, 사우나나 온탕 요법을 병행한다. 매클래넌은 “환경이 다르면 훈련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며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도 선수들이 상당한 열적응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br><br>마라톤 세계기록은 최근 몇 년간 남녀 모두 갱신됐지만, 이는 신발 기술 혁신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남자 세계기록은 고(故) 켈빈 킵텀이 2023년 시카고에서 세운 2시간 00분 35초, 여자 기록은 루스 체프엔게티치가 2024년 시카고에서 작성한 2시간 9분 56초다. 기후 전문가들과 선수들은 “앞으로 이런 기록 경신은 갈수록 드물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br><br>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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