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실 입장문 통해 "남과 북 모두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것"
김여정 부부장 담화문 통해 "한국은 외교 상대 될 수 없다" 비난하기도
李대통령 을지국무회의 발언에 "망상이고 개꿈"…호응 않겠단 입장 재차 밝혀
대통령실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한국은 우리 국가의 외교 상대가 될 수 없다"는 내용의 담화문에 대해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뒤로하고 한반도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반드시 열어나가겠다"고 했다. 다만 "북 당국자가 우리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왜곡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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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대통령실은 20일 입장문을 내고 "이재명 정부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들은 일방의 이익이나 누구를 의식한 행보가 아니라 남과 북 모두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김 부부장이 전날(19일) 외무성 주요 국장들과 협의회를 열고 "한국 정부의 기만적인 '유화공세'의 본질과 이중적 성격을 신랄히 비판"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외 정책 구상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김 부부장의 대남 메시지는 7월 28일, 8월 14일에 이어 세 번째다.
김 부부장은 "리재명 정권이 들어앉은 이후 조한 관계의 '개선'을 위해 무엇인가 달라진다는 것을 생색내려고 안깐힘을 스는 '진지한 노력'을 대뜸 알 수 있다"면서 "아무리 악취 풍기는 대결 본심을 평화의 꽃보자기로 감싼다고 해도 자루 속 송곳은 감출 수 없다"고 했다.
김 부부장은 이 대통령이 을지국무회의에서 "작은 실천이 조약돌처럼 쌓이면 상호 간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고 했던 모두발언을 거론하며 "마디마디, 조항조항이 망상이고 개꿈"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기존 남북 합의 중에서 가능한 부분부터 단계적인 이행을 준비해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김 부부장은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고 그런 결의를 저 혼자 아무리 다져야 무슨 수로 실천하겠는가"라고 했다. 이재명 정부의 구상에 호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김 부부장은 "우리는 문재인으로부터 윤석열에로의 정권 교체 과정은 물론 수십 년간 한국의 더러운 정치 체제를 신물이 나도록 목격하고 체험한 사람들"이라며 "보수의 간판을 달든, 민주의 감투를 쓰든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한국의 대결 야망은 추호도 변함이 없이 대물림하여 왔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도 "리재명은 력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을 위인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정동영·안규백·조현 장관도 비난…'작계 5022'도 언급
김 부부장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포함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이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도 문제를 삼았다.
김 부부장은 "뻔히 알면서도 평화 시늉과 관계 개선에 대해 횡설수설을 계속하고 있는 데는 궁극적으로 조한관계가 되돌려지지 않는 책임을 우리에게 넘겨씌우자는 고약한 속심이 깔려 있다"면서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에 대해서도 '침략전쟁연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동군사연습에서 우리의 핵 및 미싸일 능력을 조기에 제거하고 공화국 령내로 공격을 확대하는 새 련합작전계획('작계 5022')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여야 한다"고 했다.
또 한국과 국제무대에서 외교전을 하는 데 주력하겠다고도 했다. 김 부부장은 "한국에는 우리 국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지역외교 무대에서 잡역조차 차례지지 않을 것"이라며 "외무성은 한국의 실체성을 지적한 우리 국가수반의 결론에 립각하여 가장 적대적인 국가와 그의 선동에 귀를 기울이는 국가들과의 관계에 대한 적중한 대응 방안을 잘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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