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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메리카 수달(Lontra canadensis)'이 스미소니언 환경 연구 센터의 숲을 돌아다니고 있다. Calli Wise, Smithsonian Environmental Research Center 제공.
북아메리카 수달은 기생충에 감염된 먹이를 먹고 다른 수달과 배설장소도 공유한다. 청결과 거리가 먼 식습관 및 행동이 오히려 생태계와 인간에게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다.
카트리나 로한 미국 스미소니언 환경연구센터(SERC) 해안 질병 생태연구소장 연구팀이 주도한 공동연구팀은 체사피크만 북아메리카 수달이 기생충에 감염된 먹이까지 개의치 않고 섭취한다는 연구 결과를 14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프론티어(Frontiers)'에 발표했다.
북아메리카 수달은 뛰어난 사냥 기술과 민첩성을 토대로 어류, 갑각류, 양서류 등을 사냥한다. 성체가 되면 천적이 거의 없어 생태계 내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한다. 야행성으로 육지와 물에서 반반씩 생활하는 반수생(半水生) 동물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을 피하기 때문에 살아있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북아메리카 수달은 주기적으로 물에서 나와 육지의 특정 장소에 모여 배설한다. 배설 장소에서 먹이를 먹고 사회적 상호작용도 한다.
살아있는 북아메리카 수달을 관찰하기 어렵기 때문에 연구팀은 메릴랜드 엣지워터에 있는 수달의 배설 장소 18곳에서 나온 배설물을 조사했다. 현미경으로 샘플을 조사하고 DNA 분석도 실행했다.
연구 결과 북아메리카 수달의 주요 식사는 물고기와 게였다. 양서류, 벌레, 그리고 아주 가끔씩 새도 먹었다. 침입성 어류인 잉어(cyprinus carpio)와 남부 흰 강가재(procambarus zonangulus)를 먹은 흔적도 발견됐다.
6가지 분류군에 걸친 다양한 기생충도 가득했다. 대부분은 '흡충류(trematodes)'로 불리는 기생성 편형동물이었다. 그 외 '미세 와편모충류(dinoflagellates)'와 물고기의 아가미, 피부, 지느러미를 감염시키는 다른 편형동물도 있었다.
기생충은 대체로 북아메리카 수달이 먹었던 물고기와 게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의 수달은 기생충 감염이 거의 없었고 건강에 특별한 해를 입지도 않았다.
연구팀은 "북아메리카 수달이 오염된 먹이를 섭취함으로써 병든 물고기와 게를 제거해 준다"며 "청소부 역할을 하며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아메리카 수달 배설물에서 인간을 감염시킬 수 있는 선충류, 단세포 아피복합체류 등 일부 기생충도 발견됐다. DNA 분석 결과 선충류 등의 기생충은 물고기나 게가 아니라 북아메리카 수달이 직접 감염된 경우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됐다.
선충류나 단세포 아피복합체류 등의 기생충은 사람에게 위장 질환을 일으키는 기생충과 매우 가까운 관계여서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북아메리카 수달의 서식지가 교외 지역으로 확대되는 등 사람에게서 더 자주 목격되고 있다. 연구팀은 "북아메리카 수달이 더 많이 교외나 도시 인근으로 이동함에 따라 인간이 오염 물질과 기생충에 더 많이 노출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수달의 비위생적 식습관이 인류와 생태계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수달은 포유류로서 인간에게 닥칠 환경적 질병 위험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3389/fmamm.2025.1620318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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