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U 새 회장 두고 김상진 對 양진방 치열한 '박빙'
•태권도계 "행정가 vs 글로벌 사업가 '양강' 경쟁 체제"
•현 집행부 지지세 등에 업은 김상진 후보 경합 속 '우세론'지난주 세계 50개국에서 35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강원·춘천 2025 세계태권도문화축제'와 '2025 춘천코리아오픈국제태권도대회' 관계자 해단식 전경/사진= 춘천시 제공.
[STN뉴스] 유정우 선임기자┃아시아태권도연맹(ATU)회장 선거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상진(전 아시아태권도연맹 부회장)과 양진방(대한태권도협회 회장) 등 양자 구도 '박빙'의 승부가 국내·외 태권도계 전반에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이번 ATU의 새 수장을 뽀는 회장 선거가 그 어느때보다 주목 받는 이유는 국내 태권도계 거물 인사 간의'양자 대결'이란 흔하지 않은 상황인데다 ATU가 갖는 글로벌 위상과 역할론 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세계 50개국이 출전한 가운데 한국에서 열린 '2025 춘천코리아오픈국제태권도대회'는 유세장을 방불케했다. 각 국 회장과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두 후보 간의 '물 밑' 유치 활동은 선수들의 경쟁 못지 않았다.
◇ 커지는 아시아연맹 '역할론'… 수장의 조건은
'미흡한 존재감'은 기존 글로벌 태권도계에서 ATU를 상징하는 대표적 표현중 하나였다. 현 지도부의 장기 집권과 각국 협회에 대한 지원 부족 등으로 각 국 협회가 세계태권도연맹(WTF)과 직접 거래에 나서는 일은 일반적 상황이었다.
상황이 뒤바뀐 경제적 위상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 등 전통의 경제 강국뿐만 아니라 수 년새 국제 경제계의 중심으로 부상한 중국과 인도, 거기에 중동 '오일 머니'의 위력까지 더해지면서 아시아는 세계 GDP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태권도 수련자 수와 비례하는 대륙 별 인구 수의 변화 추이도 눈 길을 끄는 대목이다. 아시아 대륙의 전체 인구 수는 2025년 기준 약 44억 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세계 인구의 약 60% 수준으로 태권도 수련 인구 비중의 가늠자다.
이런 배경에서 이번 선거는 국내 태권도계의 두 거물 인사 간의 대결이자 글로벌 태권도계 잠룡들의 주도권 경쟁으로 요약된다. 복수 이상의 전문가는 "태권도 행정관리자와 태권도에 기반을 둔 글로벌 기업가의 격돌"이라고 요약했다.
새 회장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뭘까. 태권도계 전문가들은 '김상진-양진방' 등 양자 간의 장단점은 차치하더라도, 각 국을 아우를 수 있는 재정적 안정감과 지원 이행 등이 담긴 비전 제시, 실행력 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판세는 김상진 후보쪽이 다소 우세한 분위기다. 지난주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에서 만난 익명의 관계자들을 "한국의 KTA 현직 수장의 ATU 회장 도전을 두고 다수의 아시아권 협회장들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ATU(Asian Taekwondo Union) 새 수장을 선출하는 회장 선거가 오는 24일 말레이시아 쿠칭에서 치러진다/이미지= STN뉴스 DB.
양진방 후보의 약진을 내다보는 의견도 있다. 익명의 아시아태권도계의 인사는 "전반적 선거 판세는 김 후보가 20-25표차 이상 우세한 상황"이라며 "일각에선 양 후보가 막판 뒷 심을 발휘해 약진중이란 전망도 나온다"고 전했다.
◇ 선거 결과에 글로벌 태권도계 지각변동 '촉각'
이번 선거는 그 결과에 따라 태권도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WTF의 글로벌 운영 정책 방향과 향후 조직 구도는 물론 국내 KTA와 '세계 태권도 본부' 국기원에 이르기까지 영향권에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전문 태권도와 생활체육을 대표하는 KTA의 수장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KTA의 보궐선거가 치뤄질 수도 있다. 또 연쇄적 인적 쇄신은 국기원장 선거와 국기원이사장 선출 등에도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가 조정원 WTF 총재의 '포스트 WTF'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올 하반기 총회에서의 문제는 아니지만, 오는 2029년 선거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WTF의 정관 변경도 주목 할 대목이다. WTF는 오는 10월 중국 우시에서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총재 1명과 부총재 3명(직선), 집행위원 14명 등을 선출 할 예정이다. 정관 변경을 통한 부총재 선거의 부활은 이번 총회 최대 관전 포인트다.
WTF는 지난 2017년 전북특별자치도 무주군에서 열린 총회를 계기로 선출직 부총재 제도를 폐지했다. 이후 5개 대륙연맹 회장을 당연직 부총재로 임명하는 방식을 채택해왔지만, 올해 총회부터 회원국 투표로 부총재를 직접 선출한다.
이상기 세계어린이태권도연맹(WCTU) 총재는 "WTF 부총재에 대한 직선 투표 제도 등은 ATU를 비롯해 유럽태권도연맹(ETU) 등 각 대륙을 대표하는 연맹 수장들의 독자적인 정무적 행보가 가속화 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이번 ATU 회장 선거는 두 후보간의 단순한 '선거 격돌'이라기 보다는 그간 한국 태권도계의 큰 헤게모니 충돌이라는 시각이 많다"며 "각 국 선거인단의 현명한 선택이 ATU 도약의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ATU(Asian Taekwondo Union)는 아시아의 태권도 종목을 총괄하는 국제 스포츠 행정 기구다. 새 수장을 선출하는 회장 선거는 24일 말레이시아 쿠칭에서 치러진다. 선거인단은 각 국 대의원 40표와 집행위원 28표 등 총 68표다.
STN뉴스=유정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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