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 나흘간 '607㎜ 극한호우'…농경지 침수·가축 대량 폐사
광주·전남 농경지 침수·가축 폐사 심각…수도권·부산도 피해

19일 경남 진주 남강댐이 연일 이어지는 집중호우에 따른 수위조절을 위해 방류를 실시하고 있다. 2025.7.19/뉴스1 ⓒ News1 한송학 기자

(전국=뉴스1) 최대호 강미영 강정태 김동수 기자 = 나흘간 이어진 장맛비와 국지성 호우로 남부와 수도권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경남 산청에서는 19일 폭우에 따른 산사태로 4명이 숨졌다. 심정지 상태 2명, 실종자 2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합천과 창녕에는 전면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광주·전남, 대구·경북 등지에서도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경남 산청서 산사태·주택 매몰에 8명 사상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35분쯤 산청읍 부리마을에서는 산사태로 인해 주택이 매몰되면서 70대 남성과 20대 여성이 숨지고 70대 여성 1명이 실종됐다.

비슷한 시각 단성면 방목리에서는 집 일부가 떠내려가면서 주민 1명이 심정지, 1명이 실종 상태다.

오전 10시 46분쯤 산청읍 내리마을에서는 주택 매몰로 인해 40대 남성과 70대 여성이 숨졌다.

오전 9시 25분쯤 산청읍 병정리에서는 6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에 이송됐다.

이로써 지난 나흘간 이어진 이번 비로 인해 전국에서 모두 8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 심정지 상태로 구조된 이는 3명이다.

경남 산청군은 산사태와 하천 범람이 잇따르자 전 군민 대피령을 발령하고, 소방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내렸다.

19일 내린 폭우로 울산시 남구 태화강 국가정원 둔치 일대가 물에 잠겨 있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19/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대구·경북·울산도 피해 속출…반구대 암각화 침수

대구와 경북 경주·구미·고령 등에도 호우특보가 발효돼 주요 도로 40여 곳이 침수 우려로 통제됐다.

팔거천 수위가 급격히 상승했고, 군위에서는 도로 토사 유출 피해가 접수됐다. 울산 태화강 상류 사연교에는 홍수경보, 중류 태화교·병영교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울주군 사연댐 수위가 57m를 넘어서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반구대 암각화가 침수됐다.

광주·전남, 실종 2명·가축 21만 마리 폐사…전북도 누적 411.9㎜

광주와 전남엔 사흘간 최대 600㎜에 가까운 '괴물폭우'가 쏟아졌다.

거센 빗줄기에 도로와 건물, 농작물 등이 침수·유실되거나 가축폐사 피해도 속출했다.

지난 17일 밤 12시부터 이날 오후 8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광양 599.5㎜ △담양 523㎜ △광주 517.6㎜ △나주 508㎜ △구례 495㎜ △화순 485.5㎜ △신안 477.5㎜다.

이날 하루 강수량은 △구례 242㎜ △광양 215㎜ △영광 211㎜ △보성 191㎜ △순천 175㎜ △광주 106㎜로 나타났다.

사흘간 역대급 폭우로 광주와 전남에서 3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광주 2명과 순천 1명으로, 3명 모두 급류에 휩쓸렸다.

전북은 진안·장수·임실에 호우경보, 나머지 11개 시군에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나흘간 누적 강수량은 순창 411.9㎜, 남원 272.7㎜, 임실 268.9㎜ 등이다.

이번 폭우로 전북에서는 △농작물 침수 44.4㏊ △가축 6만2천 마리 폐사 △주택 침수 3건, 반파 1건 △정전 8건 △대피 179세대 중 47명 미귀가 상태다. 하상도로 4곳, 하천 산책로 43개 구간, 탐방로 140개소, 세월교 15개소 등이 통제되고 있다.

19일 오전 전남 보성군 복내면의 한 도로에서 소방대원들이 집중호우로 인해 쓰러진 나무를 수습하고 있다.(전남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19/뉴스1 ⓒ News1 최성국 기자

수도권도 피해…안산 옹벽 붕괴 사망, 인천 도로 균열

경기 안산에는 지난 16일부터 나흘간 295.5㎜의 폭우가 내렸다. 이번 비로 고가도로 옹벽이 붕괴돼 1명이 숨졌다.

오산에서는 주택 침수 297건이 발생했고, 인천에서는 도로 수직 균열, 지하철 구간 토사 유실, 주택 침수 등으로 3명이 대피했다.

기상청은 수도권에 저녁부터 다시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하며 침수와 산사태 위험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부산, 건물 외벽·비탈면 피해…26세대 대피

부산에서는 17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비로 인해 22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강서구 대저동 한 빌라 외벽이 일부 떨어졌고, 송정동 도로 비탈면에서는 암석이 탈락했다. 펜스 낙하 우려 신고도 이어져 소방이 현장 안전 조치를 실시했다.

이밖에도 나무 쓰러짐, 주택 침수, 도로 침수 등이 보고됐으며,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누적 강수량은 강서구 130.9㎜, 북구 110.5㎜ 등이며, 현재 26세대 39명이 대피 중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라며, 추가 산사태나 붕괴 위험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sun07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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