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지역 순회투표서 62.77% 득표…‘당심’ 장악력 과시
대의원·여론조사 합산 남아…최종 승부는 안갯속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왼쪽), 박찬대 후보가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함께 주먹을 쥐며 인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 선출을 위한 첫 번째 지역 순회 경선에서 정청래 후보가 박찬대 후보를 큰 격차로 제압하며 기선을 잡았다.
민주당은 19일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정청래 후보는 62.77%의 득표율을 기록해 37.23%를 얻은 박찬대 후보를 25.54%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이번 결과는 당내 주류 세력으로 분류되는 정 후보가 이른바 '당심'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민주당 당대표 선거는 대의원 투표 15%, 권리당원 투표 55%,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당초 민주당은 이날 대전에서 현장 경선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전국적인 폭우 피해 상황을 고려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온라인 합동 연설회로 대체했다.
정청래 후보는 투표 결과 발표 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결과에 대해서 저도 좀 놀랐다"며 "오직 당원만 믿고 당심만 믿고 끝까지 더 겸손하게, 더 낮게, 더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후보는 이날 정견 발표에서 강력한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법사위원장 때처럼 통쾌하게 효능감 있게 당대표를 하겠다"며 "검찰 개혁, 언론 개혁, 사법 개혁은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해치우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후보는 "싸움은 제가 할 테니 이재명 대통령은 일만 하라"고 말하며 자신만의 역할론을 제시했다. 그는 "윤석열은 파면됐고 감옥에 갔지만 내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전쟁 중에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또 "당의 중요 정책은 당원들에게 묻겠다. 전당원 투표를 상설화하겠다"며 당내 민주주의 확대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연말에 상암 월드컵경기장 같은 곳을 빌려 당원 콘서트를 열고 부문별 우수 당원 시상식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박찬대 후보는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재기 의지를 보였다. 박 후보는 "첫 번째 경선은 졌지만, 더 열심히 하라고 당원 동지 여러분이 명령을 내려주신 것으로 생각한다"며 "오늘 부족함을 겸허히 안고 내란종식, 개혁완수, 유능하고 일하는 민주당이라는 정치적 소명을 더 분명하게 당원과 국민께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정견 발표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지키는 데 있어서 저 박찬대만큼 오래, 가까이, 헌신해 온 사람은 없다"며 자신의 충성도를 강조했다. 그는 "'내가 싸울 테니, 대통령은 일만 하라'는 정 후보의 말에 반대한다"며 "대통령이 일하게 하려면 대표도 같이 일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또 "지금의 3특검은 제가 원내대표 때 추진했다"며 "내란종식 특별법을 의원 115명 서명으로 발의했고, 조희대 대법원장, 지귀연 판사,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는 120명 넘는 서명을 모아냈다"고 자신의 실적을 어필했다.
민주당은 앞으로 20일 영남권, 26일 호남권, 27일 경기·인천, 다음 달 2일 서울·강원·제주 경선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당대표를 최종 선출한다. 영남권 경선 역시 폭우 피해를 고려해 온라인 연설 중계와 투표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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