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 부진 딛고 최근 절정의 컨디션
세계선수권 및 아시안게임 우승, 올림픽 메달 획득
50cm 클럽 가입하면 모두 가능'한 폭의 그림' 지난 7월 12일 모나코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서 우상혁이 올시즌 최고기록인 2m34의 바를 넘고 있다. / 우상혁 인스타그램
# ‘스마일 점퍼’ 우상혁(29 용인시청)의 행보가 인상적입니다. 지난 7월 12일 모나코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서 2m34를 넘으며 우승했습니다. 이 기록은 2025시즌 세계 1위(공동)이고, 우상혁 개인적으로는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국제대회 7연속 우승이었습니다.
개인 최고 기록이 2m36(한국기록 2022년)인 우상혁은 이런 가파른 상승세를 바탕으로 오는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사상 첫 한국의 금메달을 노릴 예정입니다(역대 최고는 2022년 자신의 은메달). 우상혁은 지난해 큰 기대를 모았던 파리 올림픽에서 7위(2m27)로 부진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1년 만에 절정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 우상혁의 단기 목표는 9월 도쿄 세계선수권 금메달입니다. 컨디션이 좋은 우상혁이 어느 정도의 높이를 넘으면 우승이 가능할까요? 최근 4번의 세계선수권을 보면 우승기록은 2m35~2m37이었습니다.<표 참조>
우상혁은 2022년 대회에서 2m35를 넘어 카타르의 바심에 이어 은메달을 딴 바 있습니다. 자신은 물론, 역대 한국의 최고성적이었죠. 또 최근 5년 간 시즌 최고기록도 2m37~2m38입니다. 확률적으로 우상혁이 도쿄에서 자신의 한국기록을 1cm만 경신해도 꿈에 그리던 세계선수권 우승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침 도쿄는 2020년 하계올림픽(팬데믹으로 2021년 실시)에서 2m35(4위)를 넘어 자신의 첫 한국기록을 세운 행운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 경쟁자들을 봐도 우상혁의 세계챔피언 등극은 청신호가 켜져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절대강자로 군림했던 34세 바심과 세계선수권 디펜딩챔피언인 33세 탐베리는 노쇠화가 두드러집니다. 둘 다 올시즌 공식기록이 없습니다.
바심은 지난 5월 17일 홈인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다이아몬드 대회에도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5번째 올림픽인 2028년 LA올림픽은 출전하지 않겠다. 대신 올해 세계선수권과 내년 아시안게임은 (출전을)고려하고 있다’는 게 바심의 공식입장이지만 은퇴수순을 밟고 있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부상 이슈가 끊이질 않았던 탐베리도 마찬가지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파리 올림픽의 우승자인 해미시 커(29세 뉴질랜드)와 러시아 강자의 다니엘 리센코(28세)는 나란히 올시즌 최고기록이 2m30에 그치고 있습니다. 올시즌 2m30을 넘긴 선수는 총 8명입니다. 이름이 알려진 전통의 강호보다는 오히려 우상혁과 시즌 최고기록을 공유하고 있는 24세의 올레 도로슈크(우크라이나), 같은 2001년생인 얀 스테펠라(체코, 2m33), 23세의 조나단 카피톨니크(이스라엘, 2m31) 등 젊은 선수들을 경계해야 합니다.지난 2022년 세계육상선수권 시상식 장면. 우상혁은 바심(가운데)에 이어 은메달을 땄다. 오른쪽은 3위 우크라이나의 프로트센코. 2025년은 바심, 탐베리 등 유력 경쟁자들이 부진해 우상혁의 우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우상혁 인스타그램
# 우상혁의 장기 목표는 무엇일까요? 일단 대회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과 2028 LA올림픽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인 2027년에는 세계육상선수권도 있고요. 아시안게임은 우상혁이 최근 2회 연속 은메달에 그쳤습니다. 그리고 올림픽은 4위(도쿄)와 7위(파리)를 기록했습니다.
도쿄는 한국신기록을 작성한 쾌거의 4위였지만 파리에서는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세계선수권 우승, 아시안게임 금메달, 올림픽 메달 획득! 우상혁의 토너먼트 목표는 뚜렷합니다.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는 2022년 베오그라드 대회에서 이미 금메달을 딴 바 있습니다.지난 5월 우상혁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가수 로제와의 사진. 우상혁은 이 사진을 공유하며 '높이뛰기 하기를 잘했다'라고 적었다. / 우상혁 인스타그램
# 육상은 기록스포츠입니다. 메달색깔 등 순위경쟁도 중요하지만, 기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남자 높이뛰기에는 ‘2.40m 클럽’이 있습니다. 표현 그대로 2m40의 바를 넘는 것이죠. 세계기록(2m45) 보유자인 소토마요르 등 역사상 16명(실외 11명 + 실내 8명, 3명 중복)만 이 클럽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마음이야 간절하지만 현 최고기록이 2m36인 우상혁에게 이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대신 우상혁은 자신의 기록목표를 ‘50cm 클럽’ 가입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 클럽은 자신의 키보다 50cm 이상 더 높이 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니어들은 키가 작은 선수들이 많아 정확한 집계가 어렵지만, 세계정상급 선수들의 경우 클럽 멤버는 30명이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상혁의 우상인 아테네올림픽 챔피언 스테판 홀름(스웨덴)이 181cm의 키에 2m40을 넘어 이 부분 59cm의 최고기록을 갖고 있습니다.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1위를 차지한 뒤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환호 중인 우상혁. 이제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올림픽에서 이런 장면이 다시 연출되기를 바라고 있다. 우상혁의 인생목표인 50cm 클럽에 가입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 신화 뉴시스
# 우상혁의 키는 1m88. 높이뛰기 선수로는 작은 편입니다. 50cm 클럽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2m38을 넘어야 합니다. 자신의 현 최고기록에서 2cm만 더 높이 날면 됩니다. 그리고 이 기록을 달성하면, 위에서 살펴봤듯이 세계선수권,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우상혁의 토너먼트 목표는 함께 달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상혁의 클럽 가입이 이르면 올 가을 세계선수권에서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늦어도 다음 올림픽이 열리는 3년 이내였으면 합니다. 우상혁의 인스타그램 아이디는 ‘woo-238’입니다. 11년 전인 2014년 가입할 때부터 이 아이디를 쓰고 있죠. 10대 후반 정한 인생목표를 위해 지금까지 조금씩 바의 높이를 올려왔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뭉클합니다. 우상혁의 인생목표 ‘238’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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