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확보한 진성파 단체 모임 사진. 서울경찰청 제공
복싱·유도 선수와 이른바 지역 ‘짱’ 출신들을 끌어모아 서울에 합숙소를 차려놓고 각종 불법행위를 저지른 조직폭력단체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특수폭행, 갈취, 강도 등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폭처법)’에 규정된 범죄를 저질러온 조직폭력단체 ‘진성파’ 조직원 39명을 검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과 연관된 다른 조직 구성원 등 6명을 포함해 검거 인원은 총 45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행동대장 A 씨 등 진성파 핵심 조직원 9명은 구속됐다. 진성파 조직원 24명과 다른 조직원 4명, 기타 추종 세력 2명 등은 이달 중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애초 경찰은 진성파 조직원만 41명을 적발했으나, 2명은 ‘해외 영업’ 등으로 인해 출국 중이어서 수배했다.
경찰은 2023년 10월 갤러리 대표 상대 특수강도 사건을 수사하던 중 한 피의자의 도피를 도와주는 비호 세력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진성파 합숙소를 발견해 조직 실체와 맞닥뜨렸다. 1983년 같은 중고등학교 출신이 모여 처음 조직된 진성파는 최근에는 1980년대생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행동대장 A 씨는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복싱·유도 등 투기 종목 선수 출신과 다른 폭력조직 조직원, 지역 고등학교 싸움꾼인 이른바 ‘짱’ 출신 등 20명을 조직에 가입시켰다. 이들은 서울 서남권 일대 합숙소에 머물며 폭력단체 활동을 이어갔다.
2023년 8월에는 조직원들을 특수강도 등 집단폭력 현장에 동원했으며, 간부 1명과 조직원 3~5명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조직’ 운영을 통해 도박사이트, 마진거래소, 성매매 알선, 불법 유심 유통 등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텔레그램 등 SNS 자동 삭제 기능을 활용해 수사를 회피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다른 폭력조직과 분쟁이 벌어지자 흉기, 쇠 파이프, 야구방망이 등으로 무장한 ‘비상 타격대’도 뒀다. 진성파는 검거된 조직원의 영치금과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조직원으로부터 매달 20만~100만 원을 지원받아 총 1억1000만 원 상당의 자금을 모았으며, 수사 대상에 오른 조직원에게 은신처를 마련해주거나 도피자금을 제공해 감시망을 피하기도 했다.
배은철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2계장은 “젊은이들이 조폭 단체에 호기심이나 환상을 가질 수 있으나, 실제로는 반드시 검거되며 그 끝은 참혹하다”며 “조직은 젊은 세대가 유입되지 않으면 활성화되지 않으므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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