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4시 기준 지역 강수량 대구 달성 138㎜, 서구 110㎜ 등
시간당 30㎜ 폭우로 도심 곳곳 물에 잠겨…비 피해 신고 잇따라

17일 내린 비로 대구 북구 노곡동 마을입구가 물에 잠겼다. 대구 북구청 제공

대구에 시간당 30~50㎜에 달하는 집중호우로 인해 북구 노곡동이 10여 년 만에 다시 물에 잠겼다. 17일 오후들어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지역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강수량은 대구 달성 144㎜, 서구 111.5㎜, 북구 92㎜, 동구 81.9㎜ 등이다.

17일 내린 비로 대구 북구 노곡동 마을입구가 물에 잠겼다. 사진은 소방 등이 배수작업을 통해 물을 빼낸 후 모습. 대구 북구청 제공

특히 오후 2시부터 갑작스럽게 시간당 35㎜의 비가 퍼부으면서 북구 노곡동 일대가 침수됐다. 노곡동 마을입구에 허리까지 물이 차 소방대원들이 긴급 출동, 구조보트를 이용해 주민 22명을 긴급 대피시켰다. 또 소방 등은 펌프카 등을 이용해 오후 4시20분께 배수 작업을 완료했다. 북구청 등은 100여 명을 투입해 복구 작업에 나섰다. 과거 노곡동이 물에 잠긴 것은 2010년 8월이다.

17일 많은 비가 내리면서 대구 달서구 서남신시장 일대가 물에 잠겼다(왼쪽 사진 독자제공).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자체 및 소방당국의 대처로 물이 금방 빠졌다. 이날 비 피해를 본 노점상이 짐을 싸고 있다. 권종민 기자

달서구 달구벌대로에 있는 서남신시장 역시 도로와 인도가 한때 물에 잠겼다. 물은 순식간에 무릎 높이까지 차올랐고, 서남신시장 상인들이 피해를 봤다. 지대가 낮은 곳이라 배수가 비 내리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겼다. 노점에서 굴러 나온 과일이 둥둥 떠다녔다. 노점 과일 상인 박모(56)씨는 "재난문자를 받고 급히 노점을 접으려 했지만 손쓸 틈 없었다. 다행히 과일이 떠내려갈 때 주위 시민들이 도와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 곳곳에서 비 피해 관련 신고도 이어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 신고는 없었다. 오후 2시46분 수성구 매호동에서 가로수가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오후 2시47분에는 수성구 황금동의 한 도로에서 물이 역류해 소방당국이 조치에 나섰다. 또 오후 3시 수성구 범어동에 있는 건물 지하 노래방 천장 누수 현상으로 바닥에 15㎝가량 물이 고였다. 달성군 곳곳에서도 나무가 쓰러져 달성군 및 소방당국이 출동했다.

대구경찰청은 서구 및 남구, 북구, 수성구 등의 산책로 및 도로 통제에 나섰다. 오후 2시6분부터 침수에 대비해 팔거천·동화천 산책로를 막았고, 오후 2시7분에는 달서천 진입로를 차단했다. 오후 2시20분에는 노곡동 마을입구, 오후 2시42분에는 신천동로 수성교 상류 진출입로를, 오후 3시에는 상동교 하단 진입로가 침수됨에 따라 통제했다. 또 오후 5시부터는 금호강 가천잠수교 차도 및 산책로 출입을 차단했다.

17일 대구 북구 노곡동 마을 일대가 물에 잠기면서 대구소방이 구조보트를 이용해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상황이 이렇자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호우경보 관련 긴급 지시를 내렸다.

주요 내용은 △피해현장에서 대구시청, 소방, 경찰 등 유관기관이 총력 대응할 것 △침수지역에는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현장에 투입할 것 △피해 우려지역 인근 주민에 대한 대피명령, 재산피해 최소화를 위한 조치를 철저히 할 것 등이다.

대구시는 지역 내 11곳의 공공야영장 운영을 중단했고, 신천 산책로 진출입로 57곳을 차단했다. 또 수성구 하류 지역 37곳 출입을 차단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호우 피해가 발생한 지역에 대해 가용장비와 인력을 총 투입해 응급복구를 신속히 실시하고 주민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하수관로, 빗물받이, 맨홀 추락방지 시설 및 과거 인명피해 시설·지역의 상황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와 경북은 모레(19일)까지 곳에 따라 매우 강하고 많은 비와 함께 돌풍과 천둥·번개가 예보되어 있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19일까지 대구·경북의 예상 강수량은 30~100mm로, 지역에 따라 120mm 이상 많은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김정원 기자 kj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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