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은 동굴별로 각기 다른 음식 문화를 형성했을 것이란 분석 결과가 제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소규모 집단을 이루며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은 집단별로 각기 다른 육류 도축 방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별로 각자의 음식 문화 관행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아나엘레 잘론 이스라엘 예루살렘히브리대 연구원 연구팀은 유적지에서 수집한 동물뼈 유물 등을 분석해 네안데르탈인이 ‘가족 요리 비법’을 갖고 있었다는 점을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17일 국제학술지 ‘환경 고고학 프론티어’에 발표했다.
약 4만년 전 멸종한 고대 인류인 네안데르탈인은 동굴처럼 자연적으로 형성된 공간에서 가족 단위 또는 소규모 집단을 이루며 생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스라엘 북부에 위치한 아무드 동굴과 케바라 동굴 두 곳에서 네안데르탈인이 남긴 유물들을 살펴 네안데르탈인이 표준화된 음식 문화를 공유했는지 살폈다. 육류 도축 흔적을 기반으로 차이를 분석했다.
아무드와 케바라는 약 70km 떨어져 있다. 연구팀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두 동굴에 사는 네안데르탈인은 비슷한 식문화 패턴을 가졌을 것으로 보았다.
실질적으로 석기, 난로, 먹이, 매장지 등 두 동굴에서 발견된 유물들을 분석한 결과 비슷한 점들이 발견했다. 두 동굴에 사는 네안데르탈인은 비슷한 부싯돌 도구를 사용했고 가젤, 사슴 등 비슷한 먹이를 먹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두 동굴의 동시대 지층에서 수집한 동물뼈 샘플들을 기반으로 두 그룹 간 차이점도 확인됐다. 케바라 그룹은 아무드 그룹보다 몸집이 큰 동물을 사냥했고 사냥 현장보다는 동굴에서 도축하는 경향을 보였다.
뼈에 남은 자국의 윤곽, 각도, 폭 등을 봤을 때 두 동굴에서 도축 시 사용한 도구는 비슷했으나 도축 방식 및 육류를 이용한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아무드에서 발견된 동물 뼈의 40%는 불에 탄 흔적이 있었고 대부분 다져진 상태였다. 케바라에서 발견된 뼈는 9%가 탄 흔적을 보였고 조각화된 경향이 적었다.
연구팀은 아무드와 케바라에서 육류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취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오늘날 정육점처럼 고기를 건조시키거나 숙성시키는 등의 작업을 거쳤을 가능성도 있고 도축하는 인원은 동굴마다 달랐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두 동굴에 거주하는 네안데르탈인이 비슷한 자원과 도구를 활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동물 사체를 처리하는 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였다”며 “각자의 문화적 전통, 요리 선호도 등을 가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선행 연구들에 따르면 네안데르탈인은 현생 인류처럼 추상적인 사고를 했다는 흔적들이 남아있다. 망자를 매장할 때 꽃을 바친 흔적, 다양한 기법을 이용해 그린 벽화 등을 통해 봤을 때 그룹별로 각기 다른 음식 문화를 형성한 것 또한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 자료>
doi.org/10.3389/fearc.2025.1575572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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