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이달 말 2조원 개발 사업 입찰 공고
대한항공-LIG넥스원 vs KAI·한화시스템
캐나다 최신 여객기 'G6500' 플랫폼 개조
글로벌 전자전기 시장 규모, 매년 4% 성장
[한국경제TV 배창학 기자]
<앵커> 그동안 주한 미군에만 의존했던 전자전기를 국산화하는 사업의 첫 입찰이 이번달 공고됩니다.
2조 원 규모에 달하는 대규모 수주를 따내기 위한 국내 방산업체들 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됩니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방위사업청이 이달 공고할 국내 첫 전자전기 사업 입찰에 어떤 회사가 뛰어들 것으로 보이나요?
<기자>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이번 사업의 경쟁 구도는 대한항공과 LIG넥스원 대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한화시스템 간 2파전 양상으로 굳어진 분위기입니다.
일단 전자전기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할 텐데요.
어떤 무기길래 방산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전자전기는 전자전을 펼치는 기체의 줄임말로 전자 장치들로 적의 네트워크와 통신 체계를 무너뜨려 드론과 방공망 등을 고장 내는 무기입니다.
우리 공군은 그간 전자전기가 없어 유사시나 연합 연습 때마다 주한 미군 전력에 전적으로 의지했습니다.
기체에 붙일 수 있는 전자전용 무기 꾸러미인 포드라는 건 있었지만 출력이 떨어져 활용도가 낮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방위사업청이 전자전기 국산화를 위해 이달 말 약 2조 원 규모의 한국형 전자전기 사업 입찰 공고를 냅니다.
방사청은 최종 사업자를 통해 2025년부터 2034년까지 10년간 4대의 전자전기를 제작해 군에 인도할 방침입니다.
사업 1단계에서 기본형 2대를, 2단계에서 성능 개량형 2대를 각각 만든다는 구상입니다.
이르면 연내 최종 사업자를 선정하고 개발 착수를 위한 계약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전자전기라는 새로운 시장에 첫발을 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른 사업일 텐데요.
플랫폼사들 먼저 살펴보죠.
대한항공과 KAI의 경쟁력은 각각 어떻습니까?
<기자> 글로벌 전자전기 시장 규모는 올해 200억 달러, 우리 돈 약 28조 원에서 약 10년 뒤 285억 달러, 40조 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해마다 4% 가까이 성장할 방산계 신성장 동력인데, K방산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입니다.
시장이 개화하자 우위를 점하기 너도나도 전사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는데, 이해관계에 따라 손도 맞잡고 있습니다.
실제로 업계에서 대한항공과 KAI는 기체 제조와 수리 분야에서,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은 체계 분야에서 서로 경쟁하고 있는데요.
대한항공은 LIG넥스원과, KAI는 한화시스템과 협력해 전자전기 사업을 수주하겠다고 공식화했습니다.
대한항공과 KAI 모두 캐나다 항공사 봄바르디어의 G6500 기체를 플랫폼으로 하고 우리 군 요구 조건에 맞춰 개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투기 기반의 미 전자전기와 달리 여객기를 택한 건데, 더 긴 시간 동안 작전과 임무 수행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낀 겁니다.
G6500의 항속 거리는 1만㎞ 이상으로 최대 체공 시간은 11시간에 육박합니다.
같은 비행기로 맞붙게 된 만큼 어떤 업체들이 플랫폼을 얼마나 잘 개조하고 체계를 잘 통합했는지 여부가 수주의 성패를 가르게 됩니다.
대한항공은 "미국의 항공 방산업체인 L3해리스와 또 다른 공군의 특수기인 항공통제기 도입 사업을 추진 중이고 노후화된 정찰기도 개조하고 있다"라며 경험을 강조했습니다.
KAI는 “자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고정익과 회전익 등 모든 종류의 기체를 독자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라며 기술력을 내세웠습니다.
두 회사는 지난 상반기에도 UH-60 헬기의 성능을 개량하는 1조 원짜리 사업을 놓고 대결했는데, 당시에는 대한항공이 KAI를 꺾고 수주고를 올렸습니다.
<앵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도 참전을 했다는 건데요.
체계사들은 각각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기자> 전자전기에서 기체만큼이나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 구축될 시스템과 장착될 장비들인데요.
특히 이번에는 같은 비행기로 맞붙게 된 만큼 체계가 수주전의 승패를 좌우할 키가 될 수 있습니다.
바로 여기서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붙게 될 텐데요.
LIG넥스원은 적의 드론이나 기체에 손상을 주는 하드웨어 전자전에 특화된 기업입니다.
이미 대한항공과 신형 정찰기도 개발 중으로 미사일 발사 여부를 판단하는 화염 탐지 기능이라는 신기술도 적용할 예정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자전기 체계 기술력만큼은 전 세계 5위권이라고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한화시스템은 인공지능 기반의 정보 수집, 탐지와 식별 그리고 지휘 등 ICT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전자전에 전문화된 업체입니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동시에 여러 곳에서 전파 방해를 할 수 있는 재밍 신호 생성 기술도 상용화하며 하드웨어 역량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단순히 누가 더 싸고 빠르게 전자전기를 만드는지를 넘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라는 전자전 철학 간 맞대결로 번질 수도 있습니다.
전자전 생태계가 앞으로 비행기를 넘어 위성으로 확장 조성될 수 있는 만큼 누가 이번 수주전에서 승리할지에 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배창학 기자 baechanghak@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