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90 디자인을 미리 보여주는 네오룬 콘셉트.
현대자동차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90'에 들어갈 배터리가 내년 2월부터 생산된다. 2분기 차량 출시를 앞두고 핵심 부품 양산이 먼저 시작되는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내년 2월 중국 시안공장에서 GV90용 각형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배터리를 한국으로 들여와 현대차 울산 신공장에서 생산하는 GV90에 탑재한다.
배터리 초도 물량은 삼성SDI 중국 시안 공장에서만 생산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현대차와 삼성SDI는 미국 수출 등 문제를 고려, GV90 배터리를 국내에서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를 위해 삼성SDI 천안 공장 또는 울산 공장 일부 라인을 개조해 GV90용 배터리 생산라인을 꾸릴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국내 유휴 라인 부재 등 상황을 고려해 일단 중국에서만 생산하기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초기 생산 규모도 최초 계획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GV90은 판매 시작 가격이 1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급 전기차로 판매량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돼서다. 향후 수요에 따라 추가 생산라인 구축 등 증설이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라인 구축을 마치고 샘플 생산을 시작한 이후 내년 초에 본격적으로 배터리 양산에 나설 것”이라며 “아직 국내·외에 GV90 전용 추가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은 없는 상태로 출시 후 판매 상황을 감안해 추가 생산라인 투자를 고려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에 삼성SDI 배터리가 사용되는 건 GV90이 처음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그간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 받았다. 양사는 2023년 10월 첫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으며 협력을 시작했다.
내년 2분기 출시가 전망되는 GV90은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최상위 모델이자 현대차그룹의 2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을 기반으로 생산되는 첫 모델로 관심을 모은다. 현대차그룹 전동화 신기술을 총망라한 차량으로 메르세데스-벤츠, 캐딜락 등 고급 전기차 모델과 경쟁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내년 가동을 시작하는 울산 전기차 전용 신공장의 첫 생산 차종으로 GV90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약 2조원을 들여 짓는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은 1996년 아산공장 이후 처음 건립되는 현대차의 국내 신공장이자 국내 최대 규모 전기차 전용 공장이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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